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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수평과 수직 /이 순간 (138)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오디세이의 길고 험난한 항해이야기이다. 트로이 전쟁을 끝낸 뒤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귀향하던 뱃길, 그는 수 많은 모험을 한다. 오디세이의 '항해'는 그냥 항해가 아닌 우리 인생 여정을 은유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외롭고 길고 고단한 귀향 뱃길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이가 있는데, 바닷귀신 사이렌이다. 이상한 것은, 닥친 현실이 괴로울수록 유혹의 목소리는 더 달콤해진다. 사이렌은 모습까지 아름다운 여인으로 둔갑을 하여 항해에 지친 뱃사람들을 유혹하는데, 현혹이 되어 일단 넘어오기만 하면 일순간 급변하여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다고....ㅠㅠ 오디세이는 자신이 유혹에 약하여 넘어갈 것을 계산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내가 아무리 통사정을 하더라도 절대로 내 몸을 풀어주지 말아 달라, 대신 더 ..
올해의 오페라 카르멘의 포스타. '공허'에 대해 써보자고 해 놓고선 곁눈으로 보덴제(Bodensee)의 수상 오페라무대 사진을 봐 버렸다. 카르멘과 공허는 도무지 연결점이 없는 듯하고, 설사 있다 하여도 마치 금광에서 다이아먼드를 캐듯 억지스레 찾아낼 생각도 없다, 칼멘은 칼멘이고 공허..
해질 무렵 텃밭에 그림같은 쌍무지개가 떠올랐습니다. 어제였고, 소나기가 무섭게 한 차례 내린 후였습니다. 행운의 상징이라고 해서, 혼자 보기 아까워서 때마침 카메라도 옆에 있고 해서 찍긴 했는데 해질녘이어선지 사진이 영~~~ ㅠㅠ 암튼 불만스런 사진이나마 올립니다. 제 블록엔 ..
드디어 우리의 국운이 열렸습니다! 당선되신 분, 마음으로 축하드리고 대한민국 잘 이끌어 주세요. 좀 전, 제 교수님이자 친구인 독일인으로부터 이런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오늘은 한국으로서는 운명의 날이야 : 선거에 문재인 후보가 승리를 했구나!, 아주 잘 될 것 같은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덧붙여서 프랑스 선거는 현재 진행되는 부정적인 기류때문에 기대했던 바를 조금은 거둬야 할 것 같아 ." heute ein Schicksalstag fuer Suedkorea: die Wahlen! wohl hat Moon Jae In gewonnen, das auch gut so, oder siehst du das anders? Auch die Frankreichwahlen haben ein bisschen Hoff..
"5월아 올테면 오너라, 나는 저 싱그러운 나무들과 푸릇푸릇 더 짙어질테다." 제목은 일단 길게 이렇게 적고서 몇 시간 전 산책길에 찍었던 풍경들 몇 점 올려 봅니다. 나무에 걸린 붉은 해먹(Hammock)에 사람이 누어있는 형체가 보입니다. 해먹은 남미 브라질과 페루의 원주민들이 전통적으..
어제 해질녘 만난던 튤립이지요, 저 꽃 한송이가 하고 싶은 간절한 말은 무엇일까요? 댓글 10 푸른하늘2017.04.18 23:57 신고 정말 그렇게 보이는군요 겉옷을 벗으면 더 아름다운 옷을 입은 튤립이겠지요. 겉옷을 벗으면 멋지고 찬란한 파티복이라도 입고 있을것 같네요. 꽃중에 겹으로 피는 꽃들이 있더라고요. 내일은 뉴져지로 돌아 갑니다. 어디를 가도 자기집 같은 곳은 없네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7.04.19 14:07 금방 푸른하늘님의 글을 읽고 왔습니다. 댁에 오신 줄 알았더니 여전히 따님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튤립은 색이 현란해서 그다지 와닿는 꽃은 아니지만, 우연히 딱 한포기 저녁햇살을 받고 있는 꽃이 있길래 찍었습니다. 네, 겹겹이 입은 저 꽃잎옷을 벗겨주고 싶..
여행 이틀째, 침실공기가 낯선 탓에 꼭두새벽에 잠이 깹니다. 습관적으로 창밖을 보니, 저렇게 새벽이 오고 있었지요. 저 광경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멀리서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 기차가 먼 곳으로 떠나가는 모습을 덜 깬 눈으로 그저 한참을 응시합니다. 어둠이 생각보다 빨리 걷히고 그러고도 또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무슨 커다란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아침을 기다리는 얌전한 수국한포기를 발견합니다. 어제 바우하우스(건축자재 가게)까지 갔다가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하여 수국 한포기만을 안고 돌아왔었지요. 손이 허전하여 그냥 껴안고 왔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용케 혼자가 아닙니다, 수국과 함께 한 아침식사입니다. 한자락의 음악은 커녕 검색할 인터넷 시스템도 없는 낯선..
프랑스 접경지역에 볼 일이 있어서 간만에 숲을 벗어나 라인강을 건너게 되었어요. 귀갓길에 오르면서 다시 라인강 다리를 건너는데, 익숙한 그 느낌 있잖아요, 고향과도 같은 그곳 강변에 잠시 발을 디딥니다. 차에 있던 것들 주선주섬 챙겨서 물가를 천천히 걷게 되었지요. 천천히 노래하듯(andante cantabile)~ 한 소절 느린 박자로 쉬어 갑니다. 한가로이 노니는 흰 물체는 공교롭게도 백조였네요 그것도 오직 한 마리 .... 작은배도 단 한 척, 배 안에는 노 한쌍이 가지런히 놓여 쉬고 있습니다. (쉬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것인지.......) 작고 소박한 나무배일망정, 배 그늘 아래 태양을 숨겼습니다. 저마다 제각각 연두색, 봄 가지들이 눈을 뜨느라 바빠요. 챙겨 왔던 와인병을 저는 굳이 열지 않았습..
목련은 아주 잠깐 핍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두 가지 다 여차하면 놓칠 수도 있고요. 혼자 보기에 아까워서, 줄거운 파파라치가 되어 봅니다. 원래는 이런 평범한 주말 성의 봄풍경입니다. 꽃보다 더 꽃 같은 연인들이지요. 하이고 미안해라, 이 모습을 찍고 말았네요 . 언젠가는 지고 말 목련꽃 사이에서 찍었습니다. 댓글 12 푸른하늘2017.04.01 14:19 신고 사랑은 영원하다는 말을 아시나요? 숲지기님. 목련꽃 피는 것보다 오래가는 사랑도 많아요.^^ 피는 꽃도 사랑도 짧은 것만 말씀하셔서 ...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은 빨리 식을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랑은 구들장같은 뜨거움으로 서서히 더워지는 사랑도 있답니다. 그리 많이 사랑을 해보았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닙니다만 주위에서보니 그러더라고요. 그러..
여인이 책을 읽습니다. 오후의 태양볕을 향해 비스듬히 누워서 책에 몰두한 그녀, 옆에 한 대의 자전거가 서 있습니다. 책 읽는 그녀를 위한 조형물이 되어, 마치 절친인 듯 어울려 줍니다. 한 남자가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거의 정지된 모습인 그는 개 목줄을 양손에 휘감고 몇 분째 손전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가 빠져 있는 세계와 목줄에 매인 개의 사정은 별개입니다. 개는 볕을 향해 앉았고요. 서로 다른 대상에 몰두한 두 사람은 불과 몇 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 이들은 오래도록 이러고 있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보았던 풍경입니다. 댓글 10 푸른하늘2017.03.12 20:08 신고 한사람은 책,또 한사람은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으로도 책을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