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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수평과 수직 /이 순간 (139)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잦은 비에 마당엔 물웅덩이가 생겼다. 나와 나의 일상을 거울처럼 비춰준 나 같은 너, 갈 곳으로 가지 않고 여러 날 내 집에 고여 있던 일로 훗날 아파하지 말거라. 댓글 10 파란편지2019.10.04 15:57 신고 사진부터 한참 보고 '그림 같구나.......' 했는데 글은 '시인가?' 싶기도 했고, 어떤 사람에게 하신 말씀 같기도 했고, 어쨌든 저 웅덩이를 보시고 하신 생각은 핍진한 데까지 이르렀던 건 분명하구나 싶었습니다.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10.04 16:26 '핍진하다'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어렴풋하게 본 적은 있고 활용한 적이 없던 단어를 교장선생님 덕분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어제 통일기념일에 이어 습기있는 긴 주말을 보내는 중입니다. 비가 이리도 잦은..
주운 낙과를 데려와서 식초에 씻어 달래고 물기를 닦아 주었다. 숲이 키워낸 이들 나의 거실에 앉아 얼마간 머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댓글 14 숲지기2019.10.03 07:57 주운 낙과를 데려와 식초에 씻어 달래고 물기를 닦아 주었다. 빤히 바라보는 이들을 하나씩 오늘부터 잡아먹을 거다. 숲이 키워낸 이들을. [비밀댓글]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10.04 00:59 .. [비밀댓글] 수정/삭제 열무김치2019.10.03 12:40 신고 나의 거실에 얼마 간 머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적어도 눈이 내리는 그날 까지는 . 제가 추수해 온 곡식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심전심입니다.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10.04 01:05 아 추수, 열무김치님께선 ..
간만에 길을 잃고 서너시간을 헤맸다. 초행인데 어두워졌고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까지 내렸으니........ 언젠가 라인강가를 내 좋아하는 말과 달리던 중, 말과 내가 동시에 돌아갈 길을 잃었던 적이 있고 또 한번은 프랑스 국경지대에서 차 운전 중에 길을 잃어 저녁 아홉시경부터 새벽 두세시까지 이쪽 저쪽 나라의 와인 언덕을 넘나들었었다. 맞아, 그땐 안개까지 꼈었지. 오늘의 길 잃기는 자전거와 함께 하였는데 흑림에서 라인강을 향해 흐르는 조그만 개울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시각에도 껌껌한 숲 속을 마냥 이리저리 오가고 있었을 것이다. '길이 모호할 땐 물의 흐름을 따르라, 처음엔 그리하여 작은 개울에 이를 것이고 그 다음은 강에 이어 큰 바다에도 다다를 수 있나니.....' 뻔한 말이지만 그럴 듯 하게 문장으..
오늘 39도를 예보하였고 이미 바깥엔 35도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이 더위를 상쾌하게 견딜 수 있는 것은 밤 기온이 20도 이하까지 내려가 주고 무엇보다 기온이 가장 상승할 때의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기후가 여전히 상쾌하다는 것은 인간의 경우이고 식물들은 좀 다..
독일땅이 언제부터 이렇게 더웠다냐. 섭씨 30도만 넘어도 참 장하다 했던 여름날씨인데 무려 40도에 육박하고 있으니. 올라가는 수은주는 그 기록을 연일 갱신 중이어서 이런 추세면 가까운 시일 내에 쌀농사도 지을 수 있을 것 같아. 37도까지 오른다는 오늘 일요일, 두더지처럼 집에서 지내는 중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우리의 문대통령과 트럼프가 판문점에 가서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고 있단다. 소리소문도 없이 말이야 하하 지난 번 하노이회담때 워낙 실망을 하였던 터라 이 폭염 속의 뉴스가 뜨겁고 또 "시~원하다!" 이열치열이란 이런 것.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을 독일 언론들도 앞을 다투어 보도 중인데 아래 사진은 시사전문지 '슈피겔(Spiegel)로부터 가져왔다. https://www.spiegel.de/polit..
숲에서만 지내다 보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보는 일도 대단한 일이다. (많은 사진들 가운데 고르자니)순서가 좀 바뀌긴 했지만 지난 일요일 물놀이 행사 마지막 부분이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단 하나, 바라 보는 방향도 단 한 곳이다. 기다리기만 하면 반드시 볼 수 있다..
뒷산 꼭대기엔 봄눈이 쌓였지만 산 너머 동네엔 봄이 속력을 내고 있다. 가지를 뻗은 나무들은 저마다 꽃 비슷한 것을 달았고, 땅 위로 내민 연약한 초록이들 머리에도 꼬꼬마 풀꽃들을 달았다. 이런 땐 수수한 꽃이 제일 예뻐! 있는 듯 없는 듯, 속으로 꽃 피우는 사람들처럼.
친구가 왔다, 한때 '죽'자고 붙어다녔던 '죽'마고우. 부산하게 케잌을 두어 개 굽고 맞았던 그녀와 정오 즈음에 산책길에 올랐다. 성과 마욜리카 등 화가인 그녀 취향따라 거의 접대용으로 뱅뱅 돌다 보니 배가 고팠다. 바로 이어 저녁초대가 있었던 나는 참았지만 친구는 성안에서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조그만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떼우는 중. 아이스크림 시식 장소가 하필이면 저 멋진 목련꽃 앞, 의외로 그럴싸하여 여러 장 찍었는데, 이제 보니 아이스크림 때깔까지 꽃잎을 닮았네. 사진들 공개한 걸 알면 친구가 뭐라 할테지.. 하하 흑림 숲마을의 들꽃 같은 친구, 볼수록 짠~~ 하네.... 먼 곳에서 왔는데 내 약속 있다고 아이스크림 하나로 허기를 달래라 했으니...... 미안.... 댓글 12 이쁜준서2019...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 : 박각시나방. 주락시 : 주락시나방. 돌우래 : 도루래. 땅강아지 팟중이 : 팥중이. 메뚜기의 한 가지. 골짜기의 숲 도랑, 보기완 다르게 꽤나 졸졸거려서 멀리서도 그 소리가 들린다. ............ 시 '박각시 오는 저녁' 박가지꽃을 2월 눈발로 대신한다. 는개가 숲 사방을 쏘다니니 돌우래 감히 울 생각이나 할 ..
달이 커지는 걸 보니 곧 추석이구나 싶습니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 화목하고 건강한 명절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내주 초에 저는 북독일 쪽으로 미뤘던 출장을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동화작가 그림형제의 자취를 밟아보는 일탈도 계획합니다. 어젯밤 마감일로 밤샘을 하며 이런 거 그리며 잠 쫒기 하였습니다. 이 외에 목소리 인사도 준비하였지만 올리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요 정도로만....... 아프지 마십시오. 숲지기 드림 댓글 14 William2018.09.22 13:55 신고 여기는 thanksgiving이 2달후에 있죠..ㅎㅎ 독일은 추수감사절이 있지요? 추석연휴 멋있게 지내시길..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8.09.22 14:47 네, 추석이 없는 건 이곳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