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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57)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흑림의 작은 온천도시 밧 빌트밧(Bad Wildbad)(*1) 에는 로시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로시니 생전에 맺었던 인연으로 매년 여름 한철 동안 로시니 팬들이 몰려 와서 수줍게 숨어 있는 숲도시를 깨운다고나 할까. 이 글은 지난 일요일, 밧 빌트밧 휴양공원 속의 제왕적인 극장(Koenigl.Kurtheater, 번역을 하려니 좀 웃긴 이름이다)에서 있었던 공연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연주장 2층 갤러리 왼쪽 줄 첫자리. 땡(!)잡은 자리이다. 골동품 같은 망원경도 미리 소지했는데, 어찌나 유용하게 썼는지. 음악 하나로 세상을 얻었던 로시니(*2), 음악사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음악을 빌미로 이 만한 영광을 누리며 산 이도 드물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수 유명 오페라들을 대부분 그의 일생 초년인 2..
한번 눈길을 주면 적어도 3초는 시각을 고정하고, 윗모서리 깨알글씨도 일부러 찾아 읽게 되는 참 우스꽝스러운 허풍 그림, 모름지기 광고란 이런 것이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때는 1914년, 도대체 어떤 제품을 알리려 했을까? 요소비료 광고였다. 뤼벤(무우 비슷한 뿌리채소)을 여인들로 묘사했다. 비료를 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현저하다. 풍년 수확의 꿈을 가진 농부가 저 그림을 본다면, 요소비료의 유혹을 과연 물리칠 수 있었을까? 오늘날의 유능한 성형외과에서나 가능한 어마어마한 능력 앞에서 말이다. 바덴바덴은 1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다. 적십자 구호 성금을 모집하는 그림 "현대적인 화려한 색상이 스포츠 의류의 매력을 향상시켰다"고. 이라는 패션잡지 1918년 10월 15일자에..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럼에도 참 맹랑한 아이가 있다. 이 글을 읽게 되실 분들 가운데 '이거다!'싶은 이름으로 아이에게 맞는 작명을 해주신다면 섭섭하지 않게 후사를 하리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숱한 일화를 만들어 온 녀석인데 우선, 그 심심한(?) 일상 하나를 그림으로 소개한다. 내가 마시려고 둔 생수 주변을 오후 내내 얼쩡거린다. 평소엔 물 근처도 안가는 녀석이 말이다. 컵 안의 물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이내 한 걸음 다가가더니 냄새도 맡아 보고 하이고, 엉겁결에 앞다리로 컵을 딛고 올라섰다. 낑낑 딴은 조마조마하게 바들바들 떨기까지 하며 다리 하나를 툭, 내리더니, 이번엔 머리째 컵 속으로 들이밀었다가 텨나온 주둥이가 걸려서 겨우 뺀다.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은 무언극처럼 보고 있자니, 이번에..
겨울에 살면서도 때론 겨울이 그립다. 썰매를 꺼낼까 고만하다가 훌쩍, 뒷산 꼭대기 뭄멜제 호숫길에나 오른다. 호수에는 늘 붐비던 관광객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오붓하게 호수와 나, 그리고 우리를 지켜보는 수많은 나무들, 그 뿐이다. 겨우내 내렸던 눈이 쌓이면서, 호숫가에 난 좁은 오솔길을 지웠다. 시야에는 온통 눈 내린 풍경이어서, 걷다가 혹여 호수에 첨벙 빠져들면 어쩌나. 저 속에는 금발을 길~게 땋은 호수요정이 산다는데...... (겁쟁이) 어디서부터 숲인지, 어디서부터 호수인지....... 외나무다리에는 짐승들의 발자취 뿐. 왼쪽 아래 호수로 떨어질까봐 다리를 건너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나무둥치 하나가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치듯 물었다, "너 괜찮니?" 라고. 대답 대신 고개 한번 끄덕여..
벌써 1월 하순, 흑림 산꼭대기 호수 뭄멜제가 꽁꽁 얼었다. 숲 가운데 움푹 들어가 있는 격인 호수는 주변에 수 많은 나무들을 거느렸는데 그중 한 그루 소나무는 잠긴 자물쇠들을 몸에 칭칭 둘렀다. 잠궈버린 자물쇠는 그에 딱 맞는 열쇠가 없으면 열 수가 없다. 그러니 이 자물쇠들은 누군가들의 육중한 언약이나 맹세로써 채워졌을 터, 모래나 목재도 아닌 금속재질이기에 그 상징성이 더 견고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사정, 나무로서는 장애물처럼 불편하고 마치 쇳덩이를 매단 듯 무겁다. 방문객의 취향에 호응하느라, 흑림 광관당국은 나무 하나를 골라서'사랑나무'라 내세우고 자물쇠 걸이를 자처토록 했을 것이다. 그 의향을 이해는 하겠다만......... ttps://youtu.be/HyIIxCLrMyU 이..
고대 바빌론, 페르가몬 유적지를 베를린까지 그대로 옮겨와서 전시하고 있는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나는 만 하루를 이 박물관에서만 머물며 이것저것 보고 생각했었다. 박물관의 전시 자료 중에는 희귀한 것들과 감탄할 것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껏, 전시물들의 전시에 대한 당위성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 페르가몬이 지금의 터어키 지방이었으니, 이 멀고 먼, 낮선 베를린까지 굳이 옮겨 왔어야 했을까? 푸른 도자기 벽돌 하나하나까지 고이 모셔와서 다시 쌓아 올렸다고 하니 노력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굳이 이렇게까지 ~~~~~ ?. 고대 헬레니즘 도시 바빌론의 이슈타르 문, 아래 푸른 도자기 벽돌 벽들은 모두 이 문을 향해서 나 있다. 혹자는 변명을 할 것이다. 이 빛나는 유물들이 현재까지 그곳에..
뒷산을 넘다가 흑림가도로 조금 더 달려서 아름다운 흑림호수 뭄멜제(Mummelsee)까지 가 보았습니다. 예로부터 이 호수에는 요정이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어떤 이는 신령이라고도 했고요. 흑림사람들도 무척 아끼는 이 호수는 해발 1천미터가 넘는 높이에 위치하여 거의 산 위에 있는 셈이지요. 지질학적으로 아주아주 오래 전에 형성된 지반(암반)으로 인해 물을 가두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수면이 맑고 둘레의 숲을 거울처럼 비추는 예쁜 호수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둘러 볼 수 있고 불과 몇 킬로미터만 가면 되는 것을, 어찌 그리 안 가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밀어서 치운 눈이 아직 산더미처럼 쌓였네요. 볕이 이렇게 좋아도 산꼭대기인 탓에 눈이 잘 녹지 않나 봅니다. 입구 주차장은 거의 늘 이렇게 붐빕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