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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57)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기생충을 보러 갔다. 영화관엔 그 직전 상영한 영화가 끝나고 잠시 자리 정돈을 하는 동안 아래 사진에서처럼 붉은 줄을 쳐 놓는다. 때가 되어 직원이 줄을 거두면 입장을 할 수 있다는 싸인인데 관람객들은 사진 속의 저 회청색 카펫 계단을 서둘러 뛰어 오른다. 이 영화관에서는 자리배정을 안 해주니, 먼저 앉는 이가 임자이기 때문이다. 관람권은 평소보다 두배 정도 비싸게 받았는데(10유로 하고 얼마 더) 나중에 알고 보니 상영시간이 길었다. 기다리는 사람들 가운데 혹여 또 다른 한국인이 있을까 해서 본능적으로 두리번거렸지만, 그 몇 백명 중 나 말고는 없었다. 우리말 상영이라 했으니 그래, 나 빼곤 다들 번역문장을 읽어야 겠네, 쪼까 ~ 미안네 하하, 이런 호사를 나 혼자만 누린다고 생각하니 헛웃음이 절로 나..
'지음 知音'을 또 불러왔다. 거문고와 무협지에 밝은 어느 지인이 1977년 어느 일간지에서 읽었다는 글귀이다. 어언 40년이나 된 터라 옛날 어투가 짙은 이 단어는 블로그를 하는 동안 자주 뇌리에 떠오른다. 아래는 그 원문이고, 다만 한자에 우리말을 써넣었다. 옛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때, 초楚나라의 태생의 유백아兪佰牙는 스승 성연자成連子성연자에게 음악을 배운다. 成連子는 佰牙에게 여러해 동안 기초를 다지게 한 다음 그를 이끌어 태산泰山에 올라 봉래蓬萊의해안으로 간다. 백아는 태산에서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장관을 보고 봉래의 해안에서는 비바람에 휘몰아치는 팽배한 파도소리를 듣는다. 백아는 대자연의 화성和聲과 교향交響에서 조화의 비경과 음악의 본령을 깨닫는다. 백아는 드디어 위대한 금곡琴曲 '천풍도天風操..
이번 크리스마스에 이런 선물을 받았다. 커피와 관련된 어떤 걸 주려 했지만, 내가 선뜻 이 오래된 물건으로 바꿔서 가졌다. 반세기도 넘은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지인 오누이가 손에 잡고 그렸을 크레용이다. 뚜껑을 열면 이런 모양이다. 크레용은 부러짐 방지를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막대를 끼웠다. 부러짐 뿐만 아니라, 몽당 크레용도 끝까지 사용할 수 있고 또 다른 장점 하나는, 손가락에 크레용 색상을 묻히지 않고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 유치원 같은 델 다니지 않았던 나는, 크레용으로 뭔가를 그릴 수 있는 시기가 짧았다. 국민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까진 뭐든 그려도 되었지만, 4학년 부턴 상급학년이었으니. 앞의 크레용통보다 오래된 이것은 필통이다. 나폴레옹을 연상시키는 말을 탄 군인? 이 그려져 있..
'지금 몇 시지? '라고 되물을 때가 있다. 해를 볼 수 없는 꿀꿀한 날들은 이런 물음이 더 잦다. 시간이 궁금해지는 계절이 왔고 서랍에 둔 적이 있는 주머니시계*들이 뇌리에 떠올랐다. 수집을 한 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어르신(에리카 할머님의 언니) 가실 때 유산처럼 받아 둔 아주 오래..
이 시대 대표적인 성장소설인 헤세의 싯다르타*는 등장인물들 이름을 인도 문화에서 따 왔다. 힌두교와 불교의 종교적 사상에 대한 암묵적인 부분이다. 주인공 싯타르타는 '싯타르타 고타마 (부처의 원래 이름, 문자 그대로 '자신의 목표에 도달 한 사람')'으로부터 얻어왔고 고타마 (Gotama..
어깨선이 고운 한국인 J씨의 남친 이름은 귀도(Guido)씨, 한국에서 독일로 잠시 방문차 오신 수녀님께서 그만 '귀두'라고 불러버리셨단다. 독일어에 깜깜이신 수녀님이 귀두라 하시는 거나 한국어에 깜깜인 귀도씨가 으례히 제 이름으로 여기는 데까지는 상상이 간다. 문제는 J씨, 마치 남친이 가진 일부를 호명하는 듯 들려서 고민고민 하다가 "귀도인데요 수녀님,-....."라고 몇 번 교정을 해 드렸다 하였다. 수녀님께는 생소할 수도 있는 단어라는 걸 이해한다면서. 용무를 보고 우리나라로 귀국을 한지 두어달 되신 수녀님은 가끔 묻는 한결 같은 안부에 "그래 귀두는 잘 지내니?" 라고 하신단다. 여차하면 한국의 사위가 될 지도 모를 귀하신 귀도씨와 나와는 동갑이시지만, 수도자의 고매한 인격을 두루 지니신 수녀님..
누구에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문태준 나는 스케치북에 새를 그리고 있네 나는 긴 나뭇가지를 그려넣어 새를 앚히고 싶네 수다스런 덤불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겨 심고 싶네 그러나 새는 훨씬 활동적이어서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 모르지 새의 의중을 물어보기로 했네 새의 답변을 기다려보기로 했네 나는 새의 언어로 새에게 자세히 물어 새의 뜻대로 배경을 만들어가기로 했네 새에게 미리 묻지 않는다면 새는 완성된 그림을 바꿔달라고 스케치북 속에서 첫울음을 울기 시작하겠지 .................... *새를 위한, 새가 필요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 활동적인 새가 어쩌면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에도 새의 언어로, 새의 의중대로 그림을 그리기를 시는 충고한다. 그러지 않으면 완성된 그림을 ..
70미터가 넘는 청동제 동상 헤어쿨레스. 벗은 거인의 뒷태는 산 위에 올라야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고, 저녁이 되면 신비한 푸른 빛으로 뒤덮힌 카셀의 헤어쿨레스. 그가 바라보는 산 아래서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물계단 놀이가 펼쳐진다. 고개를 힘껏 위로 젖히고 바라봐야 보이는 헤어쿨레스, 머무는 곳이 시내 복판이므로 걸어서도 올 수 있지만 셔틀버스 이용 등등의 편리를 위해 빌헬름스훼헤 공원* 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산 위까지 이동했다. (주차티켓 1장으로 셔틀버스 6명이 승차 가능하다) 그래서 산 꼭대기부터 하산을 하며 물계단을 보기로 하고. 찍은 각도와 거리마다 그가 다르게 보이는데, 아래 계속되는 사진들은 내가 하산하는 위치와 일치한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우측 계단으로 ..
지인들과 빡센(!) 등산을 했었다. 같은 남독일이지만 흑림에서 먼 팔츠까지 갔었던 원정 등산이었다. 길섶, 그러니까 사진의 나무 뒷편은 낭떠러지이다. 계곡이 어찌나 깊은지 밝은 대낮임에도 바로 아래가 껌껌한 회색이다. 침엽수가 많은 흑림에 비해 팔츠의 산엔 활엽수가 주종. 언니뻘 되는 분의 부부 팀에 끼였던 터라 일행들 가운데는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험난했던 산을 오르내림에도 '아-' 소리도 못하고...... 집에 와보니 발가락에 물집이 여럿 생겼다. (뿐만 아니라 며칠간 근육통으로 엉금엉금 기어다녔었다) 사진에 성 마틴(St.Martin)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독일 전국의 예쁜 마을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는 작고 예쁘장한 시골마을이다. 성 마틴 마을의 마을깃발 아주 옛날 중세시..
볼프하겐* 을 뒷짐지고 다녀왔다. 사전 정보의 오류로 인하여 딱히 원하던 것을 본 게 아니라 엉뚱하게 오래된 거리와 가옥들, 옛날 생각이나 하고 왔다. 중세때 갖춰진 도시 형태. 집이 모여있고 가장자리에 나직한 성벽이 둘려져 있다. 띄엄띄엄 성문이 있는데, 들고 나는 지킴이 엄했다 한다. 성 안엔 선택된 사람들만 살았고, 성문의 열고 닫는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마을의 중심지인 교회앞, 내가 찍은 사진이고 아래는 중세때 누가 그렸던 그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들렀던 곳 박물관이다. 방문자는 커녕 임시직으로 여고생이 사무실을 지켰는데 유일한 방문객이었던 나를 위해 일부러 불도 켜주고 이어폰도 이것저것 맞는 것으로 챙겨주곤 하였다. 선사시대, 즉 문자가 없어서 이렇다 할 기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