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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5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지금 몇 시지? '라고 되물을 때가 있다. 해를 볼 수 없는 꿀꿀한 날들은 이런 물음이 더 잦다. 시간이 궁금해지는 계절이 왔고 서랍에 둔 적이 있는 주머니시계*들이 뇌리에 떠올랐다. 수집을 한 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어르신(에리카 할머님의 언니) 가실 때 유산처럼 받아 둔 아주 오래..
이 시대 대표적인 성장소설인 헤세의 싯다르타*는 등장인물들 이름을 인도 문화에서 따 왔다. 힌두교와 불교의 종교적 사상에 대한 암묵적인 부분이다. 주인공 싯타르타는 '싯타르타 고타마 (부처의 원래 이름, 문자 그대로 '자신의 목표에 도달 한 사람')'으로부터 얻어왔고 고타마 (Gotama..
어깨선이 고운 한국인 J씨의 남친 이름은 귀도(Guido)씨, 한국에서 독일로 잠시 방문차 오신 수녀님께서 그만 '귀두'라고 불러버리셨단다. 독일어에 깜깜이신 수녀님이 귀두라 하시는 거나 한국어에 깜깜인 귀도씨가 으례히 제 이름으로 여기는 데까지는 상상이 간다. 문제는 J씨, 마치 남친이 가진 일부를 호명하는 듯 들려서 고민고민 하다가 "귀도인데요 수녀님,-....."라고 몇 번 교정을 해 드렸다 하였다. 수녀님께는 생소할 수도 있는 단어라는 걸 이해한다면서. 용무를 보고 우리나라로 귀국을 한지 두어달 되신 수녀님은 가끔 묻는 한결 같은 안부에 "그래 귀두는 잘 지내니?" 라고 하신단다. 여차하면 한국의 사위가 될 지도 모를 귀하신 귀도씨와 나와는 동갑이시지만, 수도자의 고매한 인격을 두루 지니신 수녀님..
누구에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문태준 나는 스케치북에 새를 그리고 있네 나는 긴 나뭇가지를 그려넣어 새를 앚히고 싶네 수다스런 덤불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겨 심고 싶네 그러나 새는 훨씬 활동적이어서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 모르지 새의 의중을 물어보기로 했네 새의 답변을 기다려보기로 했네 나는 새의 언어로 새에게 자세히 물어 새의 뜻대로 배경을 만들어가기로 했네 새에게 미리 묻지 않는다면 새는 완성된 그림을 바꿔달라고 스케치북 속에서 첫울음을 울기 시작하겠지 .................... *새를 위한, 새가 필요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 활동적인 새가 어쩌면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에도 새의 언어로, 새의 의중대로 그림을 그리기를 시는 충고한다. 그러지 않으면 완성된 그림을 ..
70미터가 넘는 청동제 동상 헤어쿨레스. 벗은 거인의 뒷태는 산 위에 올라야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고, 저녁이 되면 신비한 푸른 빛으로 뒤덮힌 카셀의 헤어쿨레스. 그가 바라보는 산 아래서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물계단 놀이가 펼쳐진다. 고개를 힘껏 위로 젖히고 바라봐야 보이는 헤어쿨레스, 머무는 곳이 시내 복판이므로 걸어서도 올 수 있지만 셔틀버스 이용 등등의 편리를 위해 빌헬름스훼헤 공원* 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산 위까지 이동했다. (주차티켓 1장으로 셔틀버스 6명이 승차 가능하다) 그래서 산 꼭대기부터 하산을 하며 물계단을 보기로 하고. 찍은 각도와 거리마다 그가 다르게 보이는데, 아래 계속되는 사진들은 내가 하산하는 위치와 일치한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우측 계단으로 ..
지인들과 빡센(!) 등산을 했었다. 같은 남독일이지만 흑림에서 먼 팔츠까지 갔었던 원정 등산이었다. 길섶, 그러니까 사진의 나무 뒷편은 낭떠러지이다. 계곡이 어찌나 깊은지 밝은 대낮임에도 바로 아래가 껌껌한 회색이다. 침엽수가 많은 흑림에 비해 팔츠의 산엔 활엽수가 주종. 언니뻘 되는 분의 부부 팀에 끼였던 터라 일행들 가운데는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험난했던 산을 오르내림에도 '아-' 소리도 못하고...... 집에 와보니 발가락에 물집이 여럿 생겼다. (뿐만 아니라 며칠간 근육통으로 엉금엉금 기어다녔었다) 사진에 성 마틴(St.Martin)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독일 전국의 예쁜 마을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는 작고 예쁘장한 시골마을이다. 성 마틴 마을의 마을깃발 아주 옛날 중세시..
볼프하겐* 을 뒷짐지고 다녀왔다. 사전 정보의 오류로 인하여 딱히 원하던 것을 본 게 아니라 엉뚱하게 오래된 거리와 가옥들, 옛날 생각이나 하고 왔다. 중세때 갖춰진 도시 형태. 집이 모여있고 가장자리에 나직한 성벽이 둘려져 있다. 띄엄띄엄 성문이 있는데, 들고 나는 지킴이 엄했다 한다. 성 안엔 선택된 사람들만 살았고, 성문의 열고 닫는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마을의 중심지인 교회앞, 내가 찍은 사진이고 아래는 중세때 누가 그렸던 그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들렀던 곳 박물관이다. 방문자는 커녕 임시직으로 여고생이 사무실을 지켰는데 유일한 방문객이었던 나를 위해 일부러 불도 켜주고 이어폰도 이것저것 맞는 것으로 챙겨주곤 하였다. 선사시대, 즉 문자가 없어서 이렇다 할 기록도..
흑림의 작은 온천도시 밧 빌트밧(Bad Wildbad)(*1) 에는 로시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로시니 생전에 맺었던 인연으로 매년 여름 한철 동안 로시니 팬들이 몰려 와서 수줍게 숨어 있는 숲도시를 깨운다고나 할까. 이 글은 지난 일요일, 밧 빌트밧 휴양공원 속의 제왕적인 극장(Koenigl.Kurtheater, 번역을 하려니 좀 웃긴 이름이다)에서 있었던 공연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연주장 2층 갤러리 왼쪽 줄 첫자리. 땡(!)잡은 자리이다. 골동품 같은 망원경도 미리 소지했는데, 어찌나 유용하게 썼는지. 음악 하나로 세상을 얻었던 로시니(*2), 음악사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음악을 빌미로 이 만한 영광을 누리며 산 이도 드물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수 유명 오페라들을 대부분 그의 일생 초년인 2..
한번 눈길을 주면 적어도 3초는 시각을 고정하고, 윗모서리 깨알글씨도 일부러 찾아 읽게 되는 참 우스꽝스러운 허풍 그림, 모름지기 광고란 이런 것이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때는 1914년, 도대체 어떤 제품을 알리려 했을까? 요소비료 광고였다. 뤼벤(무우 비슷한 뿌리채소)을 여인들로 묘사했다. 비료를 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현저하다. 풍년 수확의 꿈을 가진 농부가 저 그림을 본다면, 요소비료의 유혹을 과연 물리칠 수 있었을까? 오늘날의 유능한 성형외과에서나 가능한 어마어마한 능력 앞에서 말이다. 바덴바덴은 1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다. 적십자 구호 성금을 모집하는 그림 "현대적인 화려한 색상이 스포츠 의류의 매력을 향상시켰다"고. 이라는 패션잡지 1918년 10월 15일자에..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럼에도 참 맹랑한 아이가 있다. 이 글을 읽게 되실 분들 가운데 '이거다!'싶은 이름으로 아이에게 맞는 작명을 해주신다면 섭섭하지 않게 후사를 하리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숱한 일화를 만들어 온 녀석인데 우선, 그 심심한(?) 일상 하나를 그림으로 소개한다. 내가 마시려고 둔 생수 주변을 오후 내내 얼쩡거린다. 평소엔 물 근처도 안가는 녀석이 말이다. 컵 안의 물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이내 한 걸음 다가가더니 냄새도 맡아 보고 하이고, 엉겁결에 앞다리로 컵을 딛고 올라섰다. 낑낑 딴은 조마조마하게 바들바들 떨기까지 하며 다리 하나를 툭, 내리더니, 이번엔 머리째 컵 속으로 들이밀었다가 텨나온 주둥이가 걸려서 겨우 뺀다.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은 무언극처럼 보고 있자니, 이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