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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토마토밭에서 기어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이제는 감출 수도 없다. 소문대로다. 뿌리는 깊어질대로 깊어져 가고 목을 휘감으며 타올라 가는 손은 하루에도 한뼘씩 늘어 간다. 언제부터였냐고 물으려 하니 알토란 같은 새끼토마토들 주렁주렁 내보인다. 만나지 못하는 밤 동안은 알이 더 굵어진다니, 멈출 수 없는, 멈추기엔 너무 늦은 연애. (바라만 보기에도 아찔한 나날들이다) 씨앗부터 아니, 깨알 만한 씨앗을 늙은 토마토로부터 얻는 것부터 시작했었다. 떡토마토 즉 자이언트토마토들 내 밭의 식구들, 기쁘게 줄 지어 산다. 적상추들이 낯선 토마토 동네에 이사를 왔는데,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 보이는 토마토들은 옥슨헤르츠(Ochsenherz) 즉 황소심장이라는 종류. 토마토 옆에 상추, 그 옆에 고추 또 그 옆엔 상추..
상처에 대하여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
하지 /김나영 매캐한 밤꽃내가 나를 덮쳤다 능소화 진홍빛 입술이 담장을 넘었다 화단의 으아리 꽃들이 쩍쩍 벌어졌다 후텁지근한 흙내가 목덜미를 휘감고 올라왔다 벌과 나비의 날개짓에 허공이 빨갛게 부풀었다 여자의 치맛단 쓸리는 소리를 들으며 고추가 여물었다 이명처럼 끊겼다 ..
그녀가 나를 바라보아서 /문태준 그녀가 나를 바라보아서 백자(白磁)와도 같은 흰 빛이 내 마음에 가득 고이네 시야는 미루나무처럼 푸르게, 멀리 열리고 내게도 애초에 리듬이 있었네 내 마음은 봄의 과수원 천둥이 요란한 하늘 달빛 내리는 설원 내 마음에 최초로 생겨난 이 공간이여 그녀가 나를 바라보아서 나는 낙엽처럼 눈을 감고 말았네 ㅡ 2018, 여름호- ...................... 우리 사는 세상의 그윽한 대표 인칭대명사 '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늘 그러했겠지만 지금이 새삼스럽고, 바라만 볼 뿐 말이 없는 것 또한 새삼스럽다. 독일어에는 땅(Die Erde)이나 태양(Die Sonne)은 여성명사 '그녀'이다. 시인이 생각한 그녀 가운데 하나일 수 있는 대지가, 태양이, 지금 나를 바라보고..
볼 때마다 냄새 맡을 때마다 눈과 코를 수려하게 하는 작은 보라꽃, 그 예쁘고 그윽한 향의 라벤델*을 어제 수확하였다. 건조를 시키느라 펼쳐 놓으니, 방안에 기분 좋은 향이 가득하다. 이들을 작은 베주머니에 담아 울소재 옷들 속에 넣으면 좀약 대용으로 옷장 신발장 통로에 두면 방향을 얼마간 책임져 줄 것이다. 또한 라벤델은 식용유에 우려내면 라벤델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 라벤델차*가 된다. 차는 예로부터 숙면제, 정서불안(특히 두려울 때) 특히 머리를 맑게 해야 하는 공부하는 이들에게, 과식으로 속이 더부룩 할 때와 신경성 장염 증상에 널리 애용되어 왔다. 그런가 하면 라벤델유는 호흡기 질환과 로이마 근육통에 라벤델이 유용하다. 아주 드물게 몇가지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버릴 게 하나 없는 고마운 라..
명절에도 서로 모른 척하고 지내던 지인이 느닷없이 안부를 물으며 싸이트 주소를 전해 주었다. 포토숖을 통해 오늘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던 김정은과 트럼프가 서로 상대방 헤어스타일로 변화를 준 사진 * 이 싸이트의 코멘트들에는 트럼프 모습이 루이스 판 갈(Louis van Gaal)이 연상된다는 글이 많다. 루이스 판 갈은 네덜란드 태생의 유명 축구선수 경력을 가진 축구트레이너. .................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 6월 12일 오늘은 뭐니뭐니 해도 이들 둘의 날이었다. 지역 라디오 방송(SWR)에서 코멘트를 딴다고 하여 오후 쯤에 나도 벌벌 떨며 마이크 앞에 섰다. "먼저 나는 하루 종일 자축하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다. 무엇인가 우리 한반도를 위한 크고 바람직한 움직임이 일고 있고,..
뒷산에 올랐는데 문득 해 질녘이다. 해 질 녘에 산에 오른 것인지, 뒷산에 올랐으므로 해가 지려는지....... 먼숲은 먹먹한 청회색으로 변함이 없고, 들풀들은 저녁 햇살에 다소 과장된 초록색을 입고 있다. 자세히 보면 먼 앞집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서 내려오고 있다. 마치 개미 만하게. 저들도 나를 보고 있을 게 뻔하다. 이곳 분들은 내가 언제 산을 오르는지, 집을 비우는지, 정원을 오가는지 만나 인사할 때 보면 신기하게도 다 알고들 계시더라니. (알고는 있되 나쁜 말들은 안 하심, 도움이 필요할 때 그냥 얼른 달려들 오심) 1년 전 저 벤취에 앉아보고, 나는 더 이상 저 곳에 앉지 않는다. 저 벤취엔 나 말고 누가 더 앉아보기나 했을까. 한가롭고 심심한 의자. 골짜기에 벌써 그늘이 짙어진다.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