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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풍경은 놀라우리만치 작년과 흡사하다. 그럼에도 신선할 뿐이다, 마치 처음 겪는 봄처럼. 누가 취미가 무엇인지 물으면 이제는 할 말이 있다 "밭매기요". 진짜 농부님들이 들으면 혀를 찰 일이지만 나에게 밭매기는 온몸운동을 겸한 명상이다. 이 명상은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요긴하고 또..
나의 테오 형제들. 지독한 전염병이 창궐하였다. 인간을 숙주로 하여 기생하는 전대미문 새로운 종의 미생물이 나타나 한 사람을, 아니 한 마을을 한 나라를 아니 전 세계를 송두리째 점령해 갔다. 감염이 되면 가장 먼저 인지 능력에 신호를 보내는데 미친 듯 날뛰고 흥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염자는 자신의 생각이 가장 옳다는 신뢰를 가지고 자신만의 도덕성, 학문적인 다달음, 외골적인 신앙을 철저히 신봉한다. 이로써 내 것이 아닌, 내 생각이 아닌 것을 배격하고 불신하니 사회는 험악해지고 그에 따른 불안이 날로 커져만 갔다. 전염병은 마치 회오리바람 같았다. 병이 퍼져갈수록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 졌다. 슬픈 가운데 분노하였다. 판단력의 혼란에 빠진 나머지 이..
기차도 버스도 없었다. 기껏해야 마차가 최고의 교통수단일 때였던 1786년 9월 3일 새볏 3시 여정에 올랐다. 소위 야반도주였던 것. 어머니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은 물론, 처음엔 이름도 가명을 썼다, 이유는 뻔하다, 누구에게도 알려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는 , 그러니까 37세의 괴테는 성실한 바이마르의 행정장관으로서 창작적인 욕구는 눌릴 대로 눌려 있었고, 7세 연상의 유부녀와 플라토닉한 연애를 자그마치 12년째나 지리지리하게 끌던 중이었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그리스 로마의 문화에 굶주릴대로 굶주려 있었다. 티쉬바인이 그린 괴테, 로마근처 "캄파냐에서 괴테"라는 제목의 수채화. "Goethe in der Campagna" - Gemälde des Goeth..
그 어떤 현학적인 미사여구보다 풀꽃 한포기가 눈부시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오월의 들판을 보여 주고, 누구냐고 물으면 풀꽃인 듯 미소지으리라. -숲지기 볕 좋은 오월의 주말, 집안 곳곳에 흩어 놓았던 들꽃병들을 모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의 큰개부랄꽃과 크기 모양이 같은 에렌프라이스(Ehrenpreis), 잔디꽃 즉 풀꽃이다. 사진 슈투디오,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만 나름 찍느라 애를 썼다 찍으면서 떨어진 꽃잎들 수채화를 그리기 위해 그림자까지 담았는데, 굳이 그릴 필요없이 이 사진으로 땜 할까봐.....(또 자화자찬 하하) 여기까지가 부엌 창가에 두었던 꽃병 욕실에 두었던 꽃병, 어두웠던지 꽃 피는 모양이 독특하다. 한 무더기씩 마치 햇볕을 더 달라는 듯. 꽃이 거느린 그늘도, 이 순간 만은..
바쁜 아침 시간에 어디선가 들었지 싶은데 종일 귓속에서 맴돌았다.. 근사한 귀벌레,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엔 타임~ ," '스카보로의 추억'(사이먼과 가펑클)이라는 명곡에 후렴처럼 등장하는 가사이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Remember me to one who lives there, For she once was a true love of mine. (노래의 앞 부분) 뜻도 좋고 쓰임도 좋고 하여서 내 소박한 들꽃꽂이에 로즈마리가 단골로 등장한다. 로즈마리(왼쪽)와 세이즈(오른쪽)가 내 정원에서 이웃하여 자란다. 세이즈는 독일에서는 살바이(Salbei).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엔 타임~ ," ..
마음을 먹으니 산을 넘어 한달음에 갈 수 있었다. 해가 지기 두어시간 남긴 시각이었고(다행히도 해가 많이 길어졌다), 불현듯 뽕나무가 보고 싶었고 조그맣게 돋기 시작했던 오디가 얼마나 컸는지 궁금했다. 먼저 푸성귀사진. 농장에서 앞다투어 기쁨으로 자라는 풀들이다. 한 바구니 풀..
책상에 볕을 맘껏 들였다. 고목의 녹음이 더 우거지면 볕 들 일이 드물어진다. 그러니까 지금은 금싸라기 햇살. 눈 닿는 곳마다 초록잎이 펼쳐지니 내 속까지 초록으로 채운 듯 하다. 뽕나무를 먹은 누에의 속처럼. 그러고 보니 지금쯤이 춘잠(봄누에)를 칠 시기구나. 누에 한마리가 1천 미터가 넘는 명주실을 입으로 자아낸다는데, 징그럽기만 하던 누에들을 공손하게 대하셨던 할머님과 백모님 어머님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내 밭의 뽕나무 2그루도 뽕잎을 내고 오디까지 열리고 있던데, 귀하고 드문 뽕나무를 심은 것은 내 유년의 시골 누에치기를 추억하기 위함이다. 뽕나무 사진을 찍어놔야 겠구나. ..... 책상 사용이 불가피해서 창가에서 키웠던 토마토 어린 모종 여나믄 포기를 서둘러 밭으로 냈었다. 갑자기 날이 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