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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씨앗을 심었더니, 저마다의 생명계획표대로 싹이 났다. 소록소록 돋는 싹들을 보는 일은 호머의 서사시를 읽을 때 만큼 드라마틱하다. 씨앗으로부터 나왔을 때, 흙속을 헤집으며 더듬더듬 뻗으면 뿌리가 되고, 태양을 향해 돌진을 하면 새싹이다. 고생했어, 마음으로 쓰다듬는다. 고로, 내가 싹들을 돌보기 보다는 싹들이 나를 돌본다는 게 옳다. 쑥쑥 솟아 오르는 싹들을 보며 얼마간 우울했던 머릿속을 깔끔하게 청소했으니 말이다. 내 집에서 태어나 준 초록식구들을 축하하며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래서 물방앗간 아가씨(빌헬름 밀러 시/슈베르트 곡)를 들려주었지. 수줍은 총각이 물방앗간 아가씨를 남몰래 연민하는 노래....... 그러게, 짝사랑 만큼 비인간적인 게 세상에 또 있을까. 씨앗들은 이렇게 먼저 한 곳에서 한웅큼씩..
4월엔 만만한 게 '꽃'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무심코 발 밑을 보면, 그 아래 풀꽃 여러 송이가 누웠다가 일어납니다. 특히 4월엔 그들을 보지 않고는 살 수가 없지요. 눈 돌리는 곳 어디에나 피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예요, 자세히 보면 웃고만 있던 그 꽃들도 일정 시기가 되면 그 만큼 집니다. 저는 이것을 '물리적인 이별'이라고 이름하였어요. 보기에는 헤어지는 듯 하지만 사실은 가짜로 떠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떨어진 꽃잎이 흙이 될 때면 그들은 다시 만나니까요. 꽃을 떠나 보내는 나무는 그래서 슬퍼하는 법이 없지 싶습니다, 고목일 경우는 더 무덤덤하지요. 지금은 이 곳의 주요 명절인 부활주간입니다. 종교와는 별개로 얼마간 수도자들의 일상을 모방하여 보았습니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미스 알비노 대회가 열렸다. 최고의 미인을 뽑는 미인대회의 형식을 빌렸지만 아름다움보다는 절규에 가까운 이 행사의 이면을 주목해 보자. 가운데 왕관을 쓴 여인이 대회 최고미인 무투쿠라 흔히들 백색증으로도 불리는 알비노들(*1)의 미인대회(*2)가 지난 주말 아프리카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있었다. 일반 미인대회와는 그 취지부터 달랐던 이 행사는 아프리카의 알비노들(*3)이 당면한 차별과 멸시, 심지어는 생명의 위협에 전면 대항하는 시위의 하나로 기획되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퇴근시간에 맞춰서 13명의 알비노인들이 참가 경합하였던 이 행사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무투쿠라(S.Mutukura)양이 대회 여왕으로 등극하였다. 상금은 달랑 85달러(이 또한 개인 주머니로부터 나왔다고), 정부의 지원도 없..
축구장의 골키퍼와 거미, 망을 가졌으며, 그 앞을 필사적으로 주시하는 것이 그들의 공통점이다. 이에 비해 다른 점은 망(골) 안에 공을 넣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골키퍼에 비해 거미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망 안으로 먹이를 유인해야만 한다. 이러한 속성을 거미는 4백만년 간이나 유지하며 그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그 오랜 기간동안 거미는 거미줄을 만들어 오고 있는 셈. 거미는 곤충이 아니다. 이유는 다리가 8개(곤충은 6개)이고, 몸의 구조가 머리,가슴배(곤충은 머리,가슴,배로 나뉨)로 나뉘기 때문이다. 참고로 스콜피온과 진드기도 거미류에 속한다. 이들은 거미줄 같은 것도 만들지 못하지만 무엇보다 다리가 8개라는 것! 그래서 거미류라고 불리는데 합격점을 받았다. 세상엔 5천에서 1만 종류의 거미가 있다. ..
한번 눈길을 주면 적어도 3초는 시각을 고정하고, 윗모서리 깨알글씨도 일부러 찾아 읽게 되는 참 우스꽝스러운 허풍 그림, 모름지기 광고란 이런 것이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때는 1914년, 도대체 어떤 제품을 알리려 했을까? 요소비료 광고였다. 뤼벤(무우 비슷한 뿌리채소)을 여인들로 묘사했다. 비료를 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현저하다. 풍년 수확의 꿈을 가진 농부가 저 그림을 본다면, 요소비료의 유혹을 과연 물리칠 수 있었을까? 오늘날의 유능한 성형외과에서나 가능한 어마어마한 능력 앞에서 말이다. 바덴바덴은 1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다. 적십자 구호 성금을 모집하는 그림 "현대적인 화려한 색상이 스포츠 의류의 매력을 향상시켰다"고. 이라는 패션잡지 1918년 10월 15일자에..
3월임에도 꽁꽁 언 대지에 쓸 데 없이 눈이 내리고 딱 금요일 오후를 맞춰서 잡아 두었던 약속을 기약없이 미뤘다 눈 때문에. 별 수 없이 책상에나 앉았다. 앉아서 펼쳐있던 책을 읽는 게 아니고(기분상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손에 잡히는대로 거의 즉흥적으로 도마뱀 한마리 뜨게질로 낳았다. 계획에도 없이, 후딱 낳게 되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그것도 도마뱀을! 도마뱀 책꽂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를 해두는 책 사이 꽂이용. 이어서 꽃모양도 후딱 만든다 마가렛을 좀 닮은 것도 같은. 마가렛 하나 더. 도마뱀이든 꽃이든 책꽂이로는 꼬리가 길~~어야 한다. 길죽하게 책 아래까지 내려와야 읽던 책을 덮은 후에도 어디까지 읽었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코바늘 잡은 김에, 평소 요긴했던 생필품으로 눈을 돌린다...
3월 초하루 시편지 몹시 춥습니다. 겨울이 막바지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영 후, 머리를 말린다고 말렸음에도 집에 오는 동안 어깨를 덮은 끝부분 머리카락에 고드름이 열렸었지요. . 거울을 보며 한바탕 웃었답니다. 가고 나면 이 별스러움도 그리워질지 모르겠네요. 시편지를 띄웁니다. 행운의 3월을 맞으세요. .사진은 겨울 요정(흑림 뒷산 뭄멜제(Mummelsee))이 겨울을 나는 모습입니다. 동네 웹캠을 옮겨왔고요.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강송숙그저 잘 지내냐는 안부 문자에 대뜸 전화를 걸어온 친구는 첫마디가 웃음이었고 두 번째는 침묵이었고 세 번째는 눈물이었습니다꽃이 피었다고 날씨가 좋다고 그래서 언제 한번 보자는 준비된 문자는 하나도 말하지 못하고 그녀의 침묵과 그녀의 울음소리만 오래 듣다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