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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카셀 시내 중심가 미니 공원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했던 며칠 간 '뻐근뻐근, 찌끈찌끈' 무릎과 여타 근육들로부터 신경을 좀 써 달라는 신호를 보내왔었기에 잠시나마 짬을 내어 공원을 걷는다. 계절이 바뀌면서 공원 길섶에는 바지런한 봄꽃들이 나직나직 나와 피었다. 느릿느릿 거닐던 중, 등나무 가지들에 시선이 갔다. 어디 자세히 보자. 성장할 나무를 철심으로 뼈대를 가둬서, 나무는 마치 절심과 한 몸인 듯 커 버렸다. 나무는 나무이고 철은 철이어서 둘 사이엔 절대로 교감이 없음에도 말이다. 견고한 철의 폭력을 연한 나무가 당할 재간이 없지! 등나무의 거의 모든 가지들이 무언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프겠다...... 끝내 나는 물었다. 나랑 숲으로 갈래? 나무는 대답대신 여기저기 철심에 휘둘린 속살만..
한때는 문예의 중심지로서 내노라 하는 당대의 지성들이 모여들었던 바이마르, 독일살이 20년이 지났건만 나는 여전히 그곳에 발 한번 내딛지 못하였었다. 바이마르가 독일고전문학*의 고향이기도 했지만, 춘사월 봄인 지금, 괴테*의 봄정원이 참 보고 싶었었다. 늘 그렇듯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김에, 마지막 하루를 고스란히 떼어서 내 몫으로만 썼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학자들에 의해 괴테의 작품들이 연구되는 것으로 안다. 전문성이 희박한 나는 그날의 감상을 피상적이고 짧게 쓰기로 한다. . 위에 나란히 보이는 두 사람은 절친한 문학친구, 쉴러*가 바이마르에서 문학잡지를 발행했던고로 당시에도 대작가로서 명성을 날리던 괴테와 가까워졌었다. 괴테가 50년 넘게 살았던 집이다. 소위 뼈대있는 명문가의 기대주로..
일을 하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사람들은 정보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대화를 하다가 핸드폰 문자 호출에 응하느라 필요한 지식을 구글에 문의 하느라 수고롭다. "모르는 게 보배예요, 그냥 갑시다"라고 외쳐도 막무가내이다. 예의 "미안합니다, 송구스럽습니다"등을 외치며 나에게 머리까지 조아리며 말이다. 혹자는 나를 천수답 대하듯 한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농사가 되는 그런 땅 같은 존재 ㅎㅎ 숲사람이어서 숲냄새를 풍기는데다가, 특히 없이 산다. 이동하는 인터넷이 없고, 티비도 없고 핸드폰도 거의 꺼둔다. 핸드폰은 처음 끌 때만 용기가 조금 필요할 뿐, 자주 꺼두다 보면 그 자체가 호화롭기만 하다. 손가락이 한가한 지금 여긴 헤라쿨레스의 영지 카셀, 예로부터 푸른 빛을 띤 그에게 밤인사를 하고서야 잠이 든다는 ..
지난 일요일 볕 좋은 날, 토분들을 꺼내 놓았었다. 모양도 각각 제 멋대로 들쑥날쑥한 이들은 봄싹이 돋아나는 마당켠에서 기분 좋게 일광욕을 하신다. 누구 먼저 말해봐, 올핸 무슨 꽃을 담아 줄까? 빈 토분들을 보며 꽃들과 짝을 맞춰보는 상상을 했었지. 흑림 숲엔 여전히 눈이 깊게 쌓..
요 며칠 낯선 마을을 운전하는 중, 길섶까지 가지를 늘어뜨린 목련꽃들을 자주 본다. 살짝 가슴이 데이는 순간이다. 어둠이 덜 가신 새벽녘임에도 잎 없이 피어난 목련꽃 가지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꽃잎이 막 벙그는 목련은 아사코를 연상케 한다. 수필가 피천득씨의 속의 그녀를 나는 여학교 국어책에서 만났었고 4월 이맘때면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산다. 목련꽃이 피어 있던 모교에서 교복입은 우리는 그림 같은 연못가 벤치에 앉아 무슨 이야긴지를 했었다. ...... 작가는 아사코를 3번 만났다. 만난 횟수만큼 등장하는 꽃도 3종류인데 스위트피, 목련꽃,백합이 그것이다. 첫 만남에서는 '아사코는 '스위트피이'를 따다가 꽃병에 담아 내가 쓰게 된 책상 위에 놓아 주었다. '스위트피이'는 아사코같이 어..
이번 부활절 명절은 참 많이 기다렸었다. 유난히 혹독했던 겨울 탓에 날이 따뜻해지기를 간절히 원했었다. 부활절은 따뜻한 날 즉, 봄의 막연한 상징이었던 셈. 부활휴가 동안 기쁨의 손님상차림은 딱 2번만 하기로 하였다. 시장도 그에 맞춰서 봐두었고. 다들 식탁 사진을 잘도 찍드만, 나는 늘 지나고 나서 그 생각을 한다. 그러나 계획은 늘 어긋나라고 세우는 것인가, 2번의 상차림이 3번이 되고, 또 5번이 되어 하루 건너씩 상을 차린 격이 되었다. 초대를 두 사람만 했어도 부부와 애인들 엮고 지인까지 주렁주렁 어울려 오니 식탁과 거실이 꽉꽉 차더라. 한 친구가 대놓고 물었다. 작년 말 구매했던 비트코인 1동전(정확히는 1동전도 안 됨)의 행방을. "그냥 있지 뭐... 그냥." 다른 날도 또 다른 친구가 웃으..
마당 담장의 웃자란 나뭇가지를 전지하여 리싸이클링에 부려 놓았다. 제목을 이렇게 썼으니, 친지들이 읽으시면 마음 꽤나 아프시리라. 그래서 고칠까 하다가도 그냥 둔다. 제목 그대로 사실이니까. 비교적 시내 외곽에 위치한 곳, 오른 쪽으로 들어가면 카셀 시의 리싸이클링 장소이다. 외곽이라고 해봤댔자 시내 중심지에서 20분 운전거리. 이곳은 카셀 시에서 생산하는 쓰레기들이 집합하는 곳, 가든 쓰레기는 물론이고, 플라스틱, 금속, 가구, 심지어 쓰다 남은 페인트 같은 해독물질도 수집한다. 이번처럼 단순히 나뭇가지를 버릴 때는 공짜이지만, 지난 번 아파트 하나를 통째로 수리했을 때는 그곳에서 나온 낡은 건축자재를 몇 차례 갖다 버리며 그에 상응하는 돈을 적잖게 지불하였다. 쓰레기를 버릴 때 지불하는 가격은 그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