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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흑림의 작은 온천도시 밧 빌트밧(Bad Wildbad)(*1) 에는 로시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로시니 생전에 맺었던 인연으로 매년 여름 한철 동안 로시니 팬들이 몰려 와서 수줍게 숨어 있는 숲도시를 깨운다고나 할까. 이 글은 지난 일요일, 밧 빌트밧 휴양공원 속의 제왕적인 극장(Koenigl.Kurtheater, 번역을 하려니 좀 웃긴 이름이다)에서 있었던 공연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연주장 2층 갤러리 왼쪽 줄 첫자리. 땡(!)잡은 자리이다. 골동품 같은 망원경도 미리 소지했는데, 어찌나 유용하게 썼는지. 음악 하나로 세상을 얻었던 로시니(*2), 음악사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음악을 빌미로 이 만한 영광을 누리며 산 이도 드물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수 유명 오페라들을 대부분 그의 일생 초년인 2..
좀 전에 먹었던 부추비빔 스파게티 모양은 평범하지만 맛은 근사했다. 여기서부터 부랴부랴 재료 모아서 아래 찍었는데 몇 개는 이미 먹은 뒤인지라 빠질 수 밖에...ㅠ (예를 들어 방울토마토 2개) *재료 (1인분) 스파게티면 50-60g 물 250ml 마늘 1쪽 바질소금 1/3ts * 부추 조금, 루콜라 조금, 방..
풋고추를 길러서 보리밥 쌈을 먹겠다는 갈망을 드디어 이뤘다 요렇게~~~ . 쌈장*과 야채들 풋고추와 토마토 상추 깻잎 미나리 부추....... 텃밭 작물들이 총출동하였다. 꽁보리밥은 사실 보리밥이 아닌 딩켈(Dinkel ,밀의 한 종류)로 지은 밥인데 씹을 때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이 그만이다. 동글동글 도토리 만하게 한쌈 크기로 뭉쳐 놓았다. 탄수화물 과잉섭취를 막으려는 자구책의 하나로. 양이 엄청 많다. 먹어도 먹어도 남아서 도시락으로 싸 두었다. 오후에 풀밭에서 또 먹지롱! 손바닥이 꽉 찰 만큼 쌈을 싸서 입을 아주 크게 벌리고 아~~~~~~ *쌈장 재료- 삶은 렌즈콩에,레드와인,대파,마늘,식초, 고춧가루,매실 비슷한 과일절임(없으면 과일잼 혹은 과일 으깬 것),소금, 볶은참깨,후추,올리브유(식물성..
혼자 보기 아까울만큼 아찔하게 핀 코스모스들. 피는 지도 모르게 장관을 이루는 숲과 산의 꽃들에 비하면야, 나라도 오후 한때씩 보고 있음이 덜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예쁜 코스모스들아. 사실은 이 사진을 잘 찍으려 했다. 콩넝쿨들, 삼베줄을 쳐 주었더니 말끼를 척척 알아 듣고 바로 줄을 타더라.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치며 배회했던 우리네처럼, 고개를 휘저으며 이리저리 둘러 보는 저 순은 가까운 날에 다시 돌아와 꿋꿋하게 줄을 타게 될 것이다. 식물과 나의 묵언의 대화, 내가 제안을 했을 때 "응 그래? 그럼 그러지 뭐" , 한마디 대꾸도 없이 바로 따른다. 이런 광경을 목격하는 일이 얼마나 황홀한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사실 몰라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보라색 줄기는 제비콩 줄기 다시 코스모스 사진 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토마토 때문에. 현대판 노예가 연상되는 나와 수십 포기 토마토들 사이 생겨난 철저한 종속관계.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에도 당최 믿기지 않는다. 시녀나 몸종인 나는 상전인 토마토들에게 날마다 물을 갖다 바치고 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말이다. 이제 막 붉기 시작한 토마토들, 이 엄청난 양을 내가 다 먹을 수도 또 팔아서 이익을 볼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한 번씩 물 주기를 빠뜨린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나의 뇌는 이미 토마토에게 일념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휴가도 갈 수 없고(말이야!) 심지어 출장도 미루거나 당일치기로만 간다. 작년까지는 옆집 리햐르트 할아버지가 나 대신 물도 주고 하셨지만, 올핸 그 마저도 어렵다. 할아버지가 '우리 서로 말을 놓고 지내자'고 제..
와인은 아무래도 숲집에서, 그것도 해질 녘 쯤의 맛이 제일이지 싶다. 아침 햇살이 커피맛을 돕듯이 금빛 취기가 도는 저녁 햇살은 와인맛을 깊게 한다. 노을을 보기 위해 어느 작은 혹성의 어린왕자는 하루에도 수번씩 의자를 옮기는 수고를 하였다. 지는 해를 바라보는 어린왕자를, 해질녘 즈음에 나는 자주 떠올린다. 그러면서, 노을을 마주한 어린왕자 앞에 한잔의 와인을 놔주면 어떨까. 보기만 하던 그림을 맛으로도 음미하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생각은 바로 접는다. 이유는 가 동화로 분류되어 읽히기 때문) 날개가 있는 새와 곤충들이 하늘길을 내며 저녁비행을 할 때, 날개도 없는 나뭇잎/꽃씨들도 한뼘씩 날아간다. 와인잔이 놓인 탁자가 그들 활주로의 관제탑. 함께 음미하면 좋은 문태준 시인의 마애불 찾는 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