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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가수 최백호씨가 부른 "연분홍 치마에 꽃바람이~"로 하루를 시작한 날은 연분홍 생각을 자주 하였다. 오후가 되자 뇌리엔 분홍색으로 찼고 거의 본능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무엇으로 뜨거운 분홍을 식히려 했을까. 흑림의 작은 중세도시 에트링엔(Ettlingen)*, 성의 외곽이다. 일부러 성 밖에 주차를 하고 좀 걸을 생각이었다. 성의 쪽문 입구 요즘 오픈에어 여름음악축제 중인 성 안으로 슬쩍 들어왔다. 공연이 있을 때를 제외하곤 성안은 개방하고 있다. 앞은 무대, 빈자리는 객석 이곳 에트링엔에서 개최되는 세계 청소년 음악회가 있는데,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대회 출신이고 몇년 전인가 한국인도 우승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의 옆문을 지나 좀 걸을 거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오ㅡ,..
유난히 올해 나는 텃밭에서 무능하다. 여름이 되면서부터 여기저기 설치던 코스모스가 이제는 대놓고 섭정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꽃들이 저토록 뻔질나게 길 섶에 나와 놀아도 교통정리를 할 엄두도 못낸다. 눈치껏 조심조심 비켜다니는 저 길도 여차하면 막아버린다 할까봐. 기세 등등하던 고추밭 상추밭은 기가 팍 죽었고, 토마토밭은 지들끼리 바빠서 참견도 안 한다. "연분홍 치마의 꽃바람이 휘날~ 리더~ 라~ " (더 이상은 모름 ㅎㅎ)~ , 이런 가사의 뽕짝이 연상되는 코스모스꽃들 꽃들의 춘추전국시대. 누구든 좋아, 맘대로 펴봐! 마치 누가 그러기라도 한 것처럼 ㅎㅎ 작은 별들처럼 꼬꼬마 흰꽃을 무리지어 핀 것은 부추, 코스모스 등살에 숨어숨어 피었다. 얼마간은 저들의 세상에서 꼼짝도 못하고 지낼 듯 하다. 여..
추수를 하고 있다. 농장의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조상에게로 받은 모습으로 열매를 맺었다. 어떤 것들은 정성껏 돌보았고 어떤 것들은 마치 남의 집 자식처럼 쳐다도 안 봤는데, 보란 듯이 아름드리 결실을 선물한다. 윗줄 오른쪽이 성직자의 모자고추 혹은 종모양고추, '2017년 그해의 고추'의 영예를 차지했던 종류. 맨 아래 오른 쪽은 검은 토마토. 가만 보니, 내 의도보다는 자기들 배짱대로 자란 것들이 대부분이네. 애호박은 안 자라고 안 열리기로 동맹이라도 맺은 듯 알뜰하게 제자리 멈춤을 하였고, '성직자의 모자'라는 이름의 고추(혹은 종모양고추)는 가지가 부러질지 모르니 게으름도 좀 부리며 자라라 했건만 듣는 둥 마는 둥 하루가 다르게 저 종모양의 고추를 새로 달고 나왔었다. 오른쪽 보라감자 사이에 하바네..
그리움이 국수처럼 길어진 날 국수는 국순데, 제목을 뭘로 해야 하나? 애초에 비트물을 들여서 알싸한 겨자잎과 살짝 볶은 호박이 거들고 미끈한 올리브유에 발사미코로 콧대도 높이고 바질소금으로는 싱거움을 면하게 한 국수. 만드는 법- 달궈진 팬에 마늘을 볶다가 해바라기 기름,비트와 호박도 함께 넣어 적당히 익으면 살짝 삶은 국수를 넣어 아주 잠깐 더 볶아냈다. 걸죽하나 담백하게 국물을 내며 끓이니 옛날에 먹던 엄마 손국수의 맛. 볶은 호박과 비트, 부추와 겨자나물은 생으로 잘게 썰어 넣었다. 볶은 호박을 깔고 발사미코 식초와 올리브유, 참깨와 통후추로 마무리. 여기서부터 재료와 만드는 과정.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 재료들이지만 비트가 있어서 건강과 색상에 엑센트가 되었다. 비트는 우리 신체의 적혈구 형성에 도..
무인도 /이영광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을 때면 어디 섬으로 가고 싶다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결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떻게 죄짓고 어떻게 벌받아야 하는지 힘없이 알 것 같을 때는 어디든 무인도로 가고 싶다 가서, 무인도의 밤 무인도의 감옥을, 그 망망대해를 수혈받고 싶다 어떻게 망가지고 어떻게 견디고 안녕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만 살아야 하는지 캄캄히 다 알아버린 것 같은 밤이면 반드시, 그 절해도에 가고 싶다 가서, 모든 기정사실들을 포기하고 한 백 년 징역 살고 싶다 돌이 되는 시간으로 절반을 살고 시간이 되는 돌로 절반을 살면, 다시는 여기 오지 말거라 머릿속 메모리 칩을 그 천국에 압수당하고 만기 출소해서 이 신기한 지옥으로, 처음 보는 곳으로 두리번두리번 또 건너오고..
친구들이 채식주의자가 많고, 그들 가운데 불교와 가까운 자들을 더러 본다. 로즈마리도 그 중 한 사람. 이 사진은 앞이야기에서 딸려온 것 같고..... 로즈마리네 집 뜰. "도나우 물결"이라고 하는데, 동글동글한 버찌가 물결인 셈. 채식 케잌으로 로즈마리가 구웠단다. 이날 특히 인도의 아유베다 음식으로 차렸던데, 아쉽게도 먹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다. 재료들이 옥수수 렌즈콩 코쿠마 생강 .... 그리고 각종 과일들..... 인도인들이라면 손으로 먹었을 법한 맛난 음식들이었는데, 아쉽다 이게 고구마맛탕이라고. 맛은 얼추 비슷했지만 모양은 완전 실패작, 흐물흐물 뭉개지는 맛탕을 나도 생전 처음 봤다. 다행히 처음 본다며 3분도 안 되어서 그릇 다 비워주었음. 의리의 친구들, 내 그대들을 잊지 않으마.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