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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지난 주말 잠시 햇살이 나왔길래 서둘러 나갔습니다. 봄맞이나 해볼까? 성의 뜰안에서 뱅글뱅글 돌아볼까? 바로크양식의 성이지요. 중앙에 우뚝 솟은 성의 지붕을 보시나요? 지붕 바로 아래에 사람들이 개미만한 크기로 서있습니다. 높은 곳에 오른 그들은 아주 먼 곳까지 볼 수 있을 겁니다. 잔디를 가르며 일직선으로 뻗은 길은 도자기벽돌을 구워서 깔아 놓은 것입니다. 독일의 근/현대 도자기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마욜리카까지 이어지지요. 물론 저 도자기벽돌들은 모두 마욜리카에서 구운 것들입니다. 세사람이 산책 중입니다. 잠시 상상해 봅니다 특히 센드위치처럼 끼어서 콩콩 뛰며 걷던 꼬마소녀의 표정을 말입니다. 아버님께서 나무에 대해 교육중이신 듯 합니다. 군기가 팍 든 쌍둥이 아들들은 꼼짝을 않고 듣고 있습니다. 제가..
챙 넓은 모자가 잘 어울리는 여인, 테시 폰 룩셈부르크(31)와 루이스왕자(30)의 이혼을 오늘 조간신문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알렸네요. 루이스 폰 룩셈부르크는 현재 룩셈브르크의 앙리 공작의 세번째 아들인데, 이혼 경력을 가짐으로써 공작 서열에서서 빠지게 됩니다. 그는 그야말로 스켄들왕자였습니다.청소년이었던 19세의 나이에 한살 많은 20세의 테시를 임신시켰으니까요. 당시 전쟁터였던 코소보에 파견되었던 룩셈부르크 군인들을 격려하고자 갔다가 때마침 룩셈부르크 진영 군인으로 복무 중이던 테시를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한 결과였습니다. 한창 성장을 해야할 나이의 두 연인은 첫 아들이 6개월이 되었을 때 결혼식을 올립니다. 테시가 지붕기술자의 딸이라는, 소위 일반인이라는 것도 성혼의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이..
올들어 처음으로 밭에 나갔습니다. 햇살이 좋으니 산책하는 셈치고 갔었는데, 발걸음을 뗄 때마다 얼었던 땅이 녹아서 생긴 흙덩이가 신발에 달라붙는 바람에 꽤나 성가셨습니다. 흙투성이 걸음으로 질척이는 밭고랑을 돌며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 남은 나물들을 찾아나섰습니다. 밭을 둘러 보면, 밭주인인 저도 모르는 사이 신들이 내려와서 마치 한바탕 야단법썩을 하고 간 광경같았지요. 그렇습니다, 생존한 나물들은 우스운 모양을 하고 있어요. 웃다가 그리스 신화 속 여인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아름다운 아프로디테가 연상되는 꽃만큼 예쁜 한포기 나물도 보이고 벌레와 추위에 대적했었던 듯 줄기는 꺾이고 이파지는 찢어졌네요. 누굴까요? 네, 격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승리의 여신은 아테나이지요. 굵다란 뱀들처럼 구불구..
백조는 백조입니다. 두발로 걷는다고는 하지만 백조의 걸음걸음을 서서 물끄러미 지켜보는 인간과는 다릅니다. 이리저리 걷다보니 그 곳이 건널목이었던 것 같네요. 길을 건널 때 앞을 가로막는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차들도 알아서 멈춰주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걸었던 무리가 있었..
해가 든 곳은 따사롭고, 해가 들지 않은 계곡은 여전히 겨울의 복판입니다. 흑림도 그 깊은 정도에 따라서 눈 녹는 속도가 다르고 봄이 오는 속도도 차이가 납니다. 요즘은 봄을 맞는 행사가 골짜기 여기저기 벌어지므로 널찍한 흑림의 이마을 저마을 기웃거려도 심심하지 않아요. 그런제 문제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볕이 침엽수 나뭇잎들에 내리 쬐는 것도 볼만하지만, 고개를 들고 시야를 멀리해서 보는, 푸르청청한 먼 숲의 풍경을 좋아합니다. 유독 흑림산에서는 먼산을 바라볼 때 푸른기운이 가득합니다. 간혹 잎도 없이 가지만 빽빽한 나무들도 보입니다. 자작나무들이지요. 앞에 왼쪽으로 희게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고, 어떤 풀에 솜처럼 매달렸던걸요. 딴은 꽃으로 피었다가 그대로 말라버린 것? 자세히는 모르겠습..
우리나라에선 흔하다지만 독일에서는 처음보는, 그러므로 너무너무 귀한 여주를 샀답니다. 단골로 가는 유기농 농산물 가게에 들렀다가 만난 횡재네요. 처음부터 아주 소량이었지 싶은데, 저는 남은 여주들을 보자마자 다 떨이를 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쓴오이(Bittere Gurken)이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모릅니다. 어릴 때 본 듯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야릇한 생김새입니다. 언듯 보면 마당의 도마뱀 같기도 라고요, 약간 징그럽긴 합니다 모양이 ㅎㅎ 그 중 하나는 가게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이렇게 입을 벌렸습니다. 좀 더 열어보니 이런 모양 씨앗을 그냥 얻게 되었습니다. 이걸 농장에 심어볼까나? 벌써부터 기뻐서 웃음이 납니다. '쓴오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쓴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