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독일 주말농장
- 흑림의 코스모스
- 독일 흑림
- 카셀
- 텃밭
- 익모초
- 잔설
- 흑림의 오래된 자동차
- 흑림의 샘
- 흑림
- 바질리쿰
- 힐데가드 폰 빙엔
- 싸락눈
- 뭄멜제
- 루에슈타인
- 코바늘뜨기
- 독일흑림
- 우중흑림
- 흑림의 봄
- 흑림의 여뀌
- 바질소금
- 흑림의 성탄
- Schwarzwald
- 흑림의 겨울
- 뽕나무
- 마늘풀
- 헤세
- 꿀풀
- 감농사
- 프로이덴슈타트
- Today
- Total
목록수평과 수직 /사람과 사람사이 (39)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겨울 편지를 쓰는 밤 / 박남준 무서리가 눈처럼 하얗게 내리던 날들이 지나갔다 툇마루에 떠다 놓은 물이 꽁꽁 얼음이 되는 날들도 있었다 그 겨울밤 문밖에 나서면 쩡쩡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한 푸른 별들 부끄러워서 고개를 묻던 날들이 있었다 반문처럼 그 별들에게 보이지 않는 길의 나침반을 묻기도 했었다 불쏘시개로 쓰던 잔 나뭇가지들이며 소나무 잎들 다 떨어진 지도 십여일에 가깝다 나무청의 나무들은 한 사흘은 버틸 수 있을까 새벽부터 구들장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새우처럼 웅크린 채 미적거린다 새들이 또 흉을 보고 있겠지 갈퀴와 큰 자루를 찾아 들고 앞산에 오른다 노란 소나무잎들 어느새 저렇게 수북하게도 떨어져 내렸구나 나 여기 숲에 살며 그간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채 나뭇잎들 긁어가거나 새파랗게 살..
말 /김성신 두부 같은 집이었지, 바위처럼 단단한 집이었지 당신의 젖은 귀와 부르튼 입술을 생각해요 오체투지, 바닥에 낮게 엎디는 참례의 시간 맹금처럼 날 선 발톱이 풍경을 수습하고 비로소 내려앉은 마음들은 먼 곳을 바라보네 어제와 오늘 사이의 음소가 분절될 때 울적의 리듬은 박장대소와 굿거리장단에도 후렴을 맞추지 어디에도 가닿지 못한 묵음이 벽을 뚫고 울려 퍼지지 허공을 가로질러 바라보면 이 세상은 때로 질문들의 증명 먼 곳에 있는 것이 가장 가까운 곳으로 숨 쉴 때 가로지르는 것이, 내 옆에 있었음으로 누군가 되물어도 입술을 깨물 뿐 말의 섬모는 부드럽지만 함부로 내뱉을수록 공허해져 끝은 뼈처럼 하얗구나 함부로 내뱉은 말들이 부유하는 소란의 세계 돌아나가던 命이 여기서 저기로 ..
몹쓸 팔자 백석의 팔자 /최서림 딱 한 번 여자 '란蘭'에 빠져버렸다. 조선식 여자 난의 고향까지 가서 퇴짜 맞았다. 동행한 친구한테 사모하는 여인을 뺏겨버리고 바람이 되어 조선 팔도를 떠돌아다닌 남자, 난을 못 잊어 일본, 만주, 내몽골까지 유랑했다. 난을 잊어보려고 이 여자 저 여자 품어보았다. 심장에서 창자에서 난을 몰아내려고 시로 토해낸 남자, 몰아내려 할수록 온몸 구석구석 뿌리 내린 난의 허상, 이 허상이 키운 시인 백석을 읽는 밤이다. 이 허상을 먹고서 살아 견뎌낸 시인이 사랑한 땅, 나라가 없었던 땅, 조선이란 땅의 팔자를 생각한다. /계간 시인시대 2022 가을호 ..................... 백석에 얽힌 이야기는 시대 물결에 소모된 전설이며 신화가 되었다. 백석은 소문으..
꽃 /기형도 내 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 않는 그대 정원에서 온밤 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 ...... 위의 시를 쓴 기형도를 만난 적이 있다. 비 많이 내린 우중충한 늦가을 저녁 대학로에서...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연세대 강사 한분의 주선으로 모르는 여럿이 모였고 바벨탑 주민(언어가 달라 서로 소통이 불가능한)처럼 젖은 집단인 듯 앉아 있다가 목 뻣뻣하게 귀가했다. 이 음습한 기억의 단편을 살아오면서 수 없이 되뇌이게 된다 여름의 끝에서 문득 긴소매 윗도리가 필요할 때면 비 내리는 어둠을 홀..
원래 이런 상품이 있었던 모양이다 고흐의 잘린 귀 모양의 지우개. 고흐의 생 자신의 을 마감하기 1년 전인 1889년엔 환각 상태에서 귀를 스스로 잘랐을 만큼 정신병이 심히 깊었다. (그가 귀를 자른 것은 1888년 12월 23일) 뿐만 아니라 주옥과 같은 그의 대표작들도 그 시기에 그려졌었다. 일전에 영국 런던의 유명 겔러리Courtauld Gallery에서 고흐가 자른 한쪽 귀 모양의 지우개를 귀를 감싼 자화상 전시와 함께 판매를 했던 모양이다. 이로써 겔러리 측은 즉각 맹비난을 받았다. 고흐의 아픔을 상품화 한 것을 엽기적인 발상이라고 보고, 세상의 어떤 아픔도 우스개의 소재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이 비난의 요지였다. 병이 깊었던 고흐를 연상하는 행위와 또한 그 상징을, 유명 겔러리에서 버젓이 가져오..
약 2주 전부터 작정을 하고, 독일 와서 단 한번도 챙긴 기억이 없던 10월의 마지막 밤을 불태워보자 했다. 그랬더니 어떤 친구는 연주 녹음 있다 하고, 어쩐 친구는 주말 여행 예약했다 하고.... 나만 한가했다. 아, 그나마 바덴바덴의 레나테가 시간이 널널하다 했다. 모임 장소로는, 마련해두고 단 한번도 제 구실을 하지 않은 자동차집(Wohnmobil). 앉을 자리가 4명이어서 레나테와 의논 끝에, 언젠가 우리의 저녁 산책 중에 만난 적이 있던 네팔출신 젊은 엄마 둘을 초대했다. 캠퍼스 커플로 있다가 덜컥 임신을 했던 모양인데, 육아의 어려움과 학업중단의 억울함을 가지고 사는 서른 초반의 진짜 젊은 여인들이었다. 시내 한복판 주차장의 이런 차에서 이렇게 테이블 세팅을 하는 사진을 보내며 기다리겠노라 했..
목동 둘이 외로움을 이기며 서로를 나눴던 이안 감독의 영화를 본 뒤 어느 특정 부류에 대한 시각을 대폭 수정한 적이 있다. 라거펠트의 연애이야기도 그래서, 여느 절절한 연애얘기와 다를 바 없이 가슴을 울린다. 이 이야긴 라거펠트 사망소식을 알리면서 마치 엠바고*에서 해제되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연애사는 언론사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었다. 익히 뒷얘기를 아는 독자도 있었겠지만, 우리 시대 패션 거장의 숨기고 싶었던 사생활을 알 턱이 없었던 나에게는 이 이야기가 꽤나 놀라웠었다. 칼 라거펠트는 우유제조업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 났다. 독일의 나치시대때 가업을 키우던 선친(할아버지라고 들었던 것도 같고)은 히틀러 독재정치 아래 기업을 하는 게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치들도 사람인데, 그들도 먹..
[단독] "상간자 책임 안묻는다" 한국서 독일법 외친 슈뢰더 이수정 입력 2021. 05. 27. 05:01 댓글 0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부인 김소연 씨가 2018년 1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결혼 축하연에서 활짝웃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게르하르트 슈뢰더(77) 전 독일 총리 측이 재혼한 김소연(51)씨의 전 남편이 제기한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이 없다”, “독일에서는 상간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일 김씨의 전 남편 A씨가 청구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슈뢰더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3년여 만의 1심 ..
코로나19 방역 정책 덕분에 독일 정계에 가장 부각된 정치인은 보건부 장관 옌스 슈판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정은경씨와 비교하면 되겠다. 알려진 바대로 그는 동성애자이며 언론인인 한 남자와 오랜 열애 끝에 정식 혼인을 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으로 록다운이 실시된 즈음인 두어달 전에 이 부부는 주택을 구입하였는데, 의외로 초호화판 빌라라는 것부터 이를 구입한 자금 융자 출처까지 한동안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특정 유명인의 사생활이 어떠한지 문제를 삼는 독일인은 별로 없다. 심지어 중등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치는 교사가 공공연하게 동성애자임을 내세워도 학부형들이 어찌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독일 집권당인 CDU의 당수 메르츠(Merz)가 메르켈 수상의 대를 이을 후보 정치인으로 '독일에 차기 수상..
아니 짐승만도 못하다 할 것이다. 오늘 뉴스에서 백발의 한 남자가 단상에서 울먹이며 증언을 하였다. "10살 적에, 당시 카톨릭성당 신부로부터 강제 성폭행을 당하였고, 그 이후에도 쭈욱 .... " 남자는 어렵게 말을 이었다. "그 일을 겪은 후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충동으로 다년간의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고, 나의 전생애를 통해 되돌릴 수 없고 이루 말 할 수 없는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독일 카톨릭의 한 교구인 림부르크 성당에서는 지난 74년간 46 건의 성폭행 사례가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 교단의 현직 신부가 전문가들에게 조사를 의뢰함으로써 이루어 졌는데 7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지난 1년간 이를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결과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 동안 소문으로만, 혹은 짐작으로만 떠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