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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텃밭이야기 (70)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다들 이미 떠난 땅에서 버티는 들깨꼬투리, 비장하기까지 하다 마치 아낌없이 사랑한 그 후처럼. '비숍의 모자'고추, 2살짜리이다. 작년에 집에 들여 겨울을 났던 것을 봄에 밭에 내다 심었으니까. 올해도 들이면 내년 봄까지 연명하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이미 고추나무(Baumchilli)를 들인 터라..... 오,,, 미안해 .....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마는, 이 못할 짓! 토마토가 있던 자리, 지지대를 뽑고 옆에 물받이 화분도 뽑아 모으고 전날 정리를 하다가 만(어두워져서) 그대로.... 오동통한 내 붉은 꿈이 있던 자리. 11월인데도 고추꽃이 만발하였다. 이들이 어리석다고 나는 생각지 않는다. 오늘 서리가 내리더라도(예년에 비해 아직 한참 늦었지만), 흰꽃망울을 세상에 내놓느니......
분에 넘칠만큼 열렸고, 그래서 열심히 나눴고 그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다. 대추 비슷하다고 대추토마토라 불리는데, 깨물면 톡톡 터지는 아삭함과 함께 맛도 그만이다. 마치 가지인양 진한 보라색을 띤 검은 토마토, 맛도 눈에 띌 정도를 기대하지만 아니다, 보기완 다르다. 의외로 밋밋하고, 수확시기까지 짧고 까다롭고...... 여튼 내년엔 딱 한 그루만 심을 거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의 동유럽 일대 사람들은 토마토를 '파라다이저'라 부른다. 그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도 블로그에 여러 차례 썼었다. 올핸 유독 별 요동이 없이 얌전히 자랐던 나의 토마토들. 대추토마토는 가장자리에 심었다 손에 닿는대로 즉석에서 따먹기 위해. 토마토는 즉석에서 따서 하나씩 톡톡 터지도록 깨무는 게 최고의 맛이다. 좀 전 ..
여름에 손님을 맞기는 텃밭이 제격이다. 날씨가 오락가락하여 하루 전에 연락하여 마련한 모임, 언니뻘 되는 슈밥씨네를 처음으로 텃밭에 초대한 이야기. 만나기로 예정한 훨씬 전의 시간에 숯을 피우고 어느 만큼 열기가 되었을 때 준비한 것들을 불판에 올리고 지글지글 굽는 중...... 고기가 익는 사이 이것저것 음식탁자를 차린다. 텃밭엔 부엌 따위는 없어서 집 살림을 손에 잡히는대로 몇 바구니 채워 옮겨온 게 더러 부족하고 빠뜨리고 하였다. 하긴 이 맛에 야외 모임을 하고, 와준 손님들도 그러마고 이해를 해준다. 뭐든 대충 차렸다. 특히 앞에 차게 보관한 맛난 와인과 맥주는 일전에 집으로 초대하여 정어리찌개를 함께 먹었던 J씨가 선물로 가져온 것. 그날 마시자며 냉장고에 넣었던 것인데 깜빡.....ㅋ 아침에 ..
원래는 감자밭이다, 꽃들의 기세가 여전하다. 밭 한가운데 불쑥 나와서 꽃까지 저토록 야단스레 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감자보다 꽃, 아니면 감자와 꽃 모두 다. 매년 같은 모양으로 잎을 내는 부추, 갈수록 입이 두꺼워지고 있다. 왼쪽 위는 고추, 오른쪽은 맨 위가 갓끈콩 그 아래가 결명..
오이이다, 그것도 우리나라 오이. 겨울의 끝에서부터 봄의 시작까지 마치 나와 한 몸인양 먼 거리 여행까지 함께 했던 바로 그 그 오이 모종들. 아삭한 맛의 아주 잘 생긴 오이들, 오른 쪽 아래 마치 X자처럼 자란 두개를 때마침 들른 한국인 J씨 커플에게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오이 귀한 걸 아는 분의 인삿말을 듣자니 나도 고마와서 씨앗 보내주신 사슴님과 이 고마움을 나누고 싶었다. 어찌 이토록 귀한 것들을 보내셨습니까요 ㅎㅎ 미끈한 애호박, 맛은 어떨지 기다려진다. 아욱은 자라서 우물쭈물 하던 사이 씨앗을 맺었다. 아랍인들의 모자가 연상되는 씨앗 모양이 자못 우스꽝스럽다. 나물로 먹었어야 하는가 본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맛도 용도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신기해서, 우선 귀한 저 씨앗들..
3년째가 된 이웃집 울리케의 채소밭은 그 모양부터 비범하다. 흔히 말하는 호흐벹(Hochbeet,높인밭)인데 허리께까지 흙을 높여 만든, 요즘 유행하는 밭 형태이다. 이 밭으로 말할 것 같으면, 1. 밭을 맬 때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어 일 하기에 편리하다. 2. 나체달팽이의 습격이나 각종 벌레와 ..
속이 환한 장미. 이웃 울리케가 한 2년간 열심히 가꾸더니 이토록 수려한 장미를 얻었다. 그녀는 장미 정원을 만들기 위해 장미가꾸기 학습(장미 자르기, 거름주기, 겨울나기 등등)을 따로 받았다. 울리케와 그녀의 남동생 게하르트는 약 3년전부터 주말농장 새 이웃이 되었다. 기존에 바..
제목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을 했었다. 볕이 드는 창가 조그만 화분으로부터 저 척박한 흙으로 이사를 했다. 걱정을 했지만 제 살길 찾아 뿌리내리는 것은 이들 식물들의 몫. 다행히 이사 후 3주 째가 되는 저 싹들은 저렇게 아무 때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 여행을 많이 하여서* 여독이 쌓였을 법도 하지만 마냥 기쁜 표정들이다. 참취와 곰취들. 사슴님께서 씨앗들을 보내주시면서 한국의 강원도 산이라셨다. 너무나 귀해서 따로 질그릇 화분에 심었지만, 좀 자라면 산과 들로 옮겨줄 것이다. 돌산갓, 난생 처음 본 식물들인데, 가느다란 꽃대를 올려 작고 노란 꽃을 피웠다. 잘만 하면 이들로부터도 씨앗을 받을 수 있겠다. 아욱, 마음씨 좋은 동네 아줌마처럼 넙적한 저 잎들 좀 봐. 옛날에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유난히 올해 나는 텃밭에서 무능하다. 여름이 되면서부터 여기저기 설치던 코스모스가 이제는 대놓고 섭정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꽃들이 저토록 뻔질나게 길 섶에 나와 놀아도 교통정리를 할 엄두도 못낸다. 눈치껏 조심조심 비켜다니는 저 길도 여차하면 막아버린다 할까봐. 기세 등등하던 고추밭 상추밭은 기가 팍 죽었고, 토마토밭은 지들끼리 바빠서 참견도 안 한다. "연분홍 치마의 꽃바람이 휘날~ 리더~ 라~ " (더 이상은 모름 ㅎㅎ)~ , 이런 가사의 뽕짝이 연상되는 코스모스꽃들 꽃들의 춘추전국시대. 누구든 좋아, 맘대로 펴봐! 마치 누가 그러기라도 한 것처럼 ㅎㅎ 작은 별들처럼 꼬꼬마 흰꽃을 무리지어 핀 것은 부추, 코스모스 등살에 숨어숨어 피었다. 얼마간은 저들의 세상에서 꼼짝도 못하고 지낼 듯 하다. 여..
추수를 하고 있다. 농장의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조상에게로 받은 모습으로 열매를 맺었다. 어떤 것들은 정성껏 돌보았고 어떤 것들은 마치 남의 집 자식처럼 쳐다도 안 봤는데, 보란 듯이 아름드리 결실을 선물한다. 윗줄 오른쪽이 성직자의 모자고추 혹은 종모양고추, '2017년 그해의 고추'의 영예를 차지했던 종류. 맨 아래 오른 쪽은 검은 토마토. 가만 보니, 내 의도보다는 자기들 배짱대로 자란 것들이 대부분이네. 애호박은 안 자라고 안 열리기로 동맹이라도 맺은 듯 알뜰하게 제자리 멈춤을 하였고, '성직자의 모자'라는 이름의 고추(혹은 종모양고추)는 가지가 부러질지 모르니 게으름도 좀 부리며 자라라 했건만 듣는 둥 마는 둥 하루가 다르게 저 종모양의 고추를 새로 달고 나왔었다. 오른쪽 보라감자 사이에 하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