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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텃밭이야기 (70)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고추를 말립니다. 앞 뒤 줄 서게 하고 이 접시 저 접시 옮기는데 이래도 되나 하는 아 그 느낌 있잖아요. 홀로 꼬부라지는가 하면 남몰래 붉어지는 고추도 있어요. 우리 다 어른이니까 딱, 깨놓고 옮겨 봅니다. 작년 가을쯤 중년신사의 한국분께 유독 아삭하고 또 큼직했던 풋고추절임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저도 반은 농사꾼인지라 그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그분 왈, 자기는 고추농사를 지으며 거름 같은 건 안 준다고요. 다만 아내에게 부탁하여 밤마다 고추밭에서 뛰어놀게 한답니다. 이해되셨습니까? 저 이 말 이해하는데 여러 날 걸렸습니다 하하 댓글 12 이쁜준서2018.08.28 23:34 신고 건고추 말리기가 진행형입니다. 조~오기 남몰래 붉어지고 있는 고추도 보입니다. 그 참 어감이! 그래서 고추포기, 풋고추, ..
매일같이 따고 따는데도 앞을 다투어 익어간다 아름다운 토마토가. 작년 러시안 가게에서 한톨 쟈이언트 토마토 사온 것을 씨 받아 싹 내고 키웠는데 올해도 같은 방법으로 이만큼 키웠다. 토마토들은 나를 믿고 성실하고 예쁘게 자라서 이토록 아름다운 토마토들을 매달고 있다. 수확한 많은 토마토들은 지인들과 나누고, 길 잃고 우연히 들른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그래도 남는 것은 이리저리 다양한 방법으로 나누고 있다. 내 농장의 토마토 가운데 가장 맛깔스런 칵테일토마토. 씹으면 톡톡 터지는데, 그 향이 또 일품이다. 내 것과 슈퍼에서 파는 토마토는 다르다. 모양부터 맛까지, 어떻게 다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고 ㅎㅎ 단편적이긴 하나 이번 생에서 농부가 되어보길 참 잘 했다. 깻잎도 올핸 어찌나 번성했는지, 수..
풋고추를 길러서 보리밥 쌈을 먹겠다는 갈망을 드디어 이뤘다 요렇게~~~ . 쌈장*과 야채들 풋고추와 토마토 상추 깻잎 미나리 부추....... 텃밭 작물들이 총출동하였다. 꽁보리밥은 사실 보리밥이 아닌 딩켈(Dinkel ,밀의 한 종류)로 지은 밥인데 씹을 때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이 그만이다. 동글동글 도토리 만하게 한쌈 크기로 뭉쳐 놓았다. 탄수화물 과잉섭취를 막으려는 자구책의 하나로. 양이 엄청 많다. 먹어도 먹어도 남아서 도시락으로 싸 두었다. 오후에 풀밭에서 또 먹지롱! 손바닥이 꽉 찰 만큼 쌈을 싸서 입을 아주 크게 벌리고 아~~~~~~ *쌈장 재료- 삶은 렌즈콩에,레드와인,대파,마늘,식초, 고춧가루,매실 비슷한 과일절임(없으면 과일잼 혹은 과일 으깬 것),소금, 볶은참깨,후추,올리브유(식물성..
혼자 보기 아까울만큼 아찔하게 핀 코스모스들. 피는 지도 모르게 장관을 이루는 숲과 산의 꽃들에 비하면야, 나라도 오후 한때씩 보고 있음이 덜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예쁜 코스모스들아. 사실은 이 사진을 잘 찍으려 했다. 콩넝쿨들, 삼베줄을 쳐 주었더니 말끼를 척척 알아 듣고 바로 줄을 타더라.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치며 배회했던 우리네처럼, 고개를 휘저으며 이리저리 둘러 보는 저 순은 가까운 날에 다시 돌아와 꿋꿋하게 줄을 타게 될 것이다. 식물과 나의 묵언의 대화, 내가 제안을 했을 때 "응 그래? 그럼 그러지 뭐" , 한마디 대꾸도 없이 바로 따른다. 이런 광경을 목격하는 일이 얼마나 황홀한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사실 몰라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보라색 줄기는 제비콩 줄기 다시 코스모스 사진 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토마토 때문에. 현대판 노예가 연상되는 나와 수십 포기 토마토들 사이 생겨난 철저한 종속관계.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에도 당최 믿기지 않는다. 시녀나 몸종인 나는 상전인 토마토들에게 날마다 물을 갖다 바치고 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말이다. 이제 막 붉기 시작한 토마토들, 이 엄청난 양을 내가 다 먹을 수도 또 팔아서 이익을 볼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한 번씩 물 주기를 빠뜨린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나의 뇌는 이미 토마토에게 일념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휴가도 갈 수 없고(말이야!) 심지어 출장도 미루거나 당일치기로만 간다. 작년까지는 옆집 리햐르트 할아버지가 나 대신 물도 주고 하셨지만, 올핸 그 마저도 어렵다. 할아버지가 '우리 서로 말을 놓고 지내자'고 제..
토마토밭에서 기어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이제는 감출 수도 없다. 소문대로다. 뿌리는 깊어질대로 깊어져 가고 목을 휘감으며 타올라 가는 손은 하루에도 한뼘씩 늘어 간다. 언제부터였냐고 물으려 하니 알토란 같은 새끼토마토들 주렁주렁 내보인다. 만나지 못하는 밤 동안은 알이 더 굵어진다니, 멈출 수 없는, 멈추기엔 너무 늦은 연애. (바라만 보기에도 아찔한 나날들이다) 씨앗부터 아니, 깨알 만한 씨앗을 늙은 토마토로부터 얻는 것부터 시작했었다. 떡토마토 즉 자이언트토마토들 내 밭의 식구들, 기쁘게 줄 지어 산다. 적상추들이 낯선 토마토 동네에 이사를 왔는데,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 보이는 토마토들은 옥슨헤르츠(Ochsenherz) 즉 황소심장이라는 종류. 토마토 옆에 상추, 그 옆에 고추 또 그 옆엔 상추..
꽃보다 예쁜 것들이 앞을 다투어 익어 간다. 저 열매들을 먹어 치우는 나는 농장의 제일 큰 벌레, 이들로써 섭식을 하며 뒤뚱뒤뚱 마음뚱보가 되어 간다. 먼저 요한니스딸기,(Johannisbeer). 새콤달콤한 맛. 처음 먹으면 눈이 감기고 혀가 돌아가지만 익숙하면 ,,,, 익숙하다. (말도 안되네 ㅎ) 예뻐서 이리 찍고 저리 찍고 ㅎㅎ 아직 덜 익은 미라벨레는 초점이 빗나갔어. 우리나라의 매실과는 사촌 쯤 된다. 싫컷 먹고도 다음 날에 저 만큼 검게 익어 있는 오디들. 쟤들때문에 보라색 얼룩 손가락이 되기 일쑤. 내 귀한 감꽃! 마음 조리며 기다렸는데, 조그만 것이 잎들 사이에 꼭꼭 숨었다. 나무가 아주 작아서 , 감으로 커갈 수 있을지 자못 걱정이 된다. 이렇게 딱 4개가 열렸다. 얘도 요하네스딸기 일..
오디는 뽕나무에 열리는 까만 색의 과일이다. 과일? 과일이 맞긴 한건가? 딸기보다는 작고 산딸기보다는 조금 큰 아주 달콤한 맛의 수확물이다. 어린 뽕나무를 심은지 4년만에 이렇게 풍성히 오디가 달렸다. 키도 물론 장대같이 멀쑥하게 컸다. 사춘기를 맞은 사내아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나무가 하늘로 땅으로 손발을 뻗는 중. 나무가 높아서 깨금발로도 오디에 다다르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사다리까지 동원했다. 손과 입이 시꺼멓도록 따먹고 여분은 이렇게 담았다. 기특한 나의 오디들. 먼저 이웃들에게 오디맛이 어떤지 한줌씩 돌렸는데, 난생 처음 맛본다며 즐거이 드셔준다. 바로 이웃인 울리케만이 오디맛에 대한 첫 소감을 "뭔가 부족한 단맛"이란다. 부족하면 어떠랴, 보리밭 너른 풍경에 종달새 노래를 들으며 익어 갔던 ..
바쁜 아침 시간에 어디선가 들었지 싶은데 종일 귓속에서 맴돌았다.. 근사한 귀벌레,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엔 타임~ ," '스카보로의 추억'(사이먼과 가펑클)이라는 명곡에 후렴처럼 등장하는 가사이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Remember me to one who lives there, For she once was a true love of mine. (노래의 앞 부분) 뜻도 좋고 쓰임도 좋고 하여서 내 소박한 들꽃꽂이에 로즈마리가 단골로 등장한다. 로즈마리(왼쪽)와 세이즈(오른쪽)가 내 정원에서 이웃하여 자란다. 세이즈는 독일에서는 살바이(Salbei).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엔 타임~ ," ..
오늘 한국전이 끝난 역사적인 날, 종일 기분이 설랬고 독일 친구들의 축하전화 여러 통도 받았다. 여전히 기분 좋은 상태에서 남겨둔 독일 주말농장 사진을 올린다. 사진들은 며칠 전 풍경인데 지금은 봄이 좀 더 진행되었을 거다. 부지런한 이웃농장의 모습을 이어서 나열한다. 왼쪽 아담하게 꽃 피운 나무가 모과란다. 목련인 줄 알고, 아니 벌써 잎이?? 이랬었다. 그러고 보니 모과가 달렸던 걸 본 것도 같다. 모과나무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그냥 있는 자재들만 가지고 깔끔하게 정돈했다. 거의 표본처럼, 앞 부분은 농토로 뒷부분은 잔디를 깔고 휴식하고 파티하고... 그러리라. 무슨 꽃잎인지 수많이 떨어져 있다. 사과꽃 모과꽃 배꽃....... 중의 하나일 게다. 이댁 농사법에 늘 눈길이 간다. 철제 구조물은 넝쿨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