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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텃밭이야기 (70)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여름엔 놀 일이 수두룩하다. 노느라 책 한장 넘길 시간 없고 친구들 안부 물어 보기도 빠듯하다. 오늘 단 하루 살고 말 것이라 하여도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깻잎밭 옆에서 오늘도 잘 놀았다는 얘긴데 서두가 길었다. 꽃을 꺾어담는데 장미가 딱 세송이 뿐이다. 8월도 중순이니 이 계절에 세송이라도 얻은 게 어디냐 싶어 밭을 쏘다니고 제 철을 맞아 자칫날처럼 핀 보라꽃을 욕심껏 꺾었다. 꽃바구니를 꾸밀 재료들. 왼쪽부터 오아시스 즉 슈텍모스, 꺾은 꽃 모음,이파리가지. 이파리들을 먼저 꽃고 꽃을 꽃기 전. 꽃들을 줄 세워 정리하면 수월하다. 장미가 딱 3송이 뿐이지만, 마당꽃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꽂기 시작하여 후다닥 바구니를 채웠다. 늦은 오후 햇살 아래 꽃바구니 호박 덩굴 속에 쏙 들어간 꽃바구니, 왼쪽 아..
이제 시작이다 전쟁이라 해도 좋고 연애라 해도 좋은 떡잎 2개로 세상에 나와 내 머리 내 심장에도 성큼 들어온 초록식구들 토마토들과 고추들. 하많은 생명들 중에 나를 택하여 온 귀한 손님, 한동안 우리는 서로를 주고 또한 받으며 함께 할 것이다. 하하하 나의 실내화도 댓글 14 이쁜준서2021.03.21 00:58 신고 모종이 많습니다. 절반만 심는다 해도 하실 일은 많을 듯 보입니다. 타이틀 배경의 꽃을 한국에서도 포트에 심어 팝니다. 올 해도 저 모종들과 연인처럼 지내세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21.03.21 16:08 옳으신 말씀이세요. 연인이, 모종이 참 많습니다. 작년까지는 모종을 지인들에게 나눔을 했었습니다. 습관대로 올해도 그러기를 희망하지만 코로나 변이바이러스에 극도로 조심하는 터라 ..
이맘 때 독일 들판에 돋아나는 곰파*이다. 우리나라의 명이나물에 비교되는 상큼하고 알싸한 부추맛의 나물. 숲집을 가진 첫 해에 저 파릇한 곰파 씨를 라인강변에서 거둬서 숲집 뒤란에 뿌렸었다. 처음 몇핸 몇 포기 안되던 것이 이 봄엔 제법 군락까지 이뤄 싹을 냈다. 눈이 녹아내리기 바쁘게 볕 드는 곳엔 하루가 다르게 어떤 싹이든 초록초록 자란다. 저 여린 것들 한줌 따서 주말엔 겉절이도 해봐야지. 이제 싹 트기 시작했으니 5월 초까지는 저 곰파들을 절여먹고 삶아먹고 부쳐먹고.......를 원없이 하겠지. *곰파(Bärlauch) - 이른 봄 긴 겨울잠을 자고 깨어난 곰이 제일 먼저 찾아 먹는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맘때 독일 산천에서 흔히 취할 수 있는 강한 부추맛의 들나물. 댓글 10 파란편지202..
낙과를 줍는데, 한 무리가 보며 웃고 있다 허리굽힌 내 원피스 자락을 가을 바람이 슬쩍 들추었다나 뭐라나 - 9월 첫 일요일인 어제 흑림에텃밭의 학과를 주우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오래 동안 돌봐주지 못하였다. 댓글 4 파란편지2020.09.08 02:17 신고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예쁘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냈는데 뭐니 뭐니 해도 흑림 텃밭이 예쁘네요! 이걸 보고 어떻게...... 바꾸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20.09.09 10:59 돌봐주지 못한 텃밭입니다. 주중엔 시간 내기가 정말 어려워서 주말에만 한나절 땀을 흘리고 올 뿐이고요. 그래도 추수한 열무로 김치담고요, 된장에 찍어 먹을 풋고추도 넉넉합니다. 잘 봐주셔서 그렇지요, 스맛폰 사진이어서 참 엉성합니다요 ㅎㅎ 고맙습..
꽃만큰 예쁜 한국오이가 내 텃밭에서 자란다. 미국에 계시는 사슴님께서 귀하디 귀한 씨앗들만 골라 엄청난 양으로 보내주셨었는데, 한국오이 씨앗도 들어 있었던 것. 벌써 2년째 내 여름 밥상을 실속있게 해주고 있는 오이, 먹을 때마다 사슴님 생각을 하게 된다.
지구에서 가장 근사한 어느 한 분에게 문안을 드렸다. "오늘 밭일 하느라 고생하셨지요?" 라고. 즉각 받은 답메일에는 자신은 '밤 일을 하지 않았다'며 오타에 대한 유쾌한 지적도 곁들여 있었다. 화끈거리는 얼굴로 내가 보낸 메일을 확인을 하니, "오늘 밤일하느라 고생하셨지요?"라고 분명히 쓰여 있었다. 오 마이 갓!!! 스마트폰 받아쓰기 기능의 오류를 확인하지 않고 전송한 작지 않은 실수, 어제 일이다 . .사진은 감자밭의 보레취 댓글 8 우령2020.07.19 15:54 신고 댓글을 달았는데 두 개가 올라가서 하나를 삭제를 하려니 오류가 나왔다고해서 블로그를 나갔더니 등록이 안 되어서 다시 씁니다. 밭일과 밤일이 잘못 써져서 웃는 해프닝이 일어났군요. 우리도 카카오톡이나 멧세지를 보낼때 많은 오타가 나..
상추를 먹고 무우싹도 먹고, 작년까진 시도조차 안 하던 깻잎 순까지 처치하였다. 텃밭을 어슬렁 거리는 나체달팽이들, 한 스무마리 정도를 생포하여 몇 백미터 떨어진 한길 건너편에 옮겨 놓았다. 다시 밭으로 찾아오려면 지네들 기는 속도로는 며칠 걸릴 것이고, 아니 그 이전에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한길에는 자끔이라도 차량들이 오가기 때문에. 내 속에 숨은 잔악한 속셈에 나도 가끔 놀란다. 어딘가에 숨어서 저항의 번식을 마구마구 해대는 그들에 비해 난 단신으로 맞서는 참 고독한 투사. 게임인지 전쟁인지, 텃밭농사를 시작한 이래 이어지는 그들과 나의 접전에서 나는 단연 패자이다. 사실은 기꺼이 질 수 밖에, 그들의 배경은 자연이니. 사진은 올해의 것이 아니다. 지금 텃밭은 깻잎과 상추들의 밑둥만 남아서 처참하..
텃밭계절이다 유월은. 홍치마를 펄럭이며 지들끼리 별 야단법썩을 벌이는 양귀비 옆을 멀뚱멀뚱 오갔다, 고추모종을 하다 말고 말이지. 여름모자에 색안경, 마스크까지 두른 참 요상한 꼴이지만 마음만은 양귀비 홍치마를 둘러 입고서 댓글 12 shinilc2020.06.02 05:23 신고 갑자기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생각나네요.. 양귀비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근데 양귀비를 한국에서는 거의 못보는데.. 그리고 마약성분있어서 재배하거나 키우면 불법이거든요.. 마약 양귀비가 있고 관상용 양귀비가 있다네요.. 사진을 보니 관상용 양귀비 인듯 합니다..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20.06.02 11:00 저 빨간색의 개양귀비 말고요, 창백한 색의 것도 몇포기 자라던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재배..
이들이 과연 곶감이 될까? 떫은 감의 껍질을 깎긴 했는데 말이다. 내 고향마을의 이맘땐 집집마다 곶감 커턴이 너울거린다. 감은 어른들이 깎으셨고, 어렸던 나는 그 틈에서 홍시나 먹곤 했지 싶다. 어린 감나무에서 올해 수확한 자잘한 감들은 시간이 지나도 쉬이 홍시가 되질 않았다. 생각 끝에 곶감이라도 만들까? 하면 하지 못할 게 뭐람! 그래서 식탁 위에 감광주리를 올리고 과일칼로 하나씩 깎아나가기 시작했다. 감 껍질을 깎는 일은 즐거웠고 껍질을 벗은 감들도 하나같이 미끈하다. '니들이 어찌 감이 된 거냐, 대견하기도 하지... 우쭈쭈~ ' 지금 보아도 차암 잘 생긴 감이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깎은 감을 말려야 하는데 집 처마는 높고, 천정도 그렇고..... 집안을 아무리 돌아 보아도 마땅한 자리가 없네..
풍경은 어디까지나 어느 잘 산 날의 결과이다. 들깻대가 늙어가는 중에도 노란 타게테스는 허드러지게 필 뿐. 코스모스는 꽃잎이 두드러지게 작아졌다. 어느 것이든 궁극엔 야위지 않는 것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여전한 핑크빛으로 밭을 서성인다. 검은 줄기들은 도라지의 말라가는 가지, 덕분에 꽃은 잘 버티고 더 근사하다. 사는 동안의 이런 최고의 선물이 이 숲, 후미진 곳까지 어찌 당도했었는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로즈마리, 계절을 잊고서 열심히 개화를 하고 있다. 언젠가 물어봐야지, 어쩌다 꽃 피는 계절을 11월로 했는가 하고..... 솔리다고, 꽃의 샛노란 빛이 다 바랬다. 고개 숙인 그대, 내 눈엔 그대가 변함없이 아름답다. 뽕나뭇가지, 저녁하늘 배경에서 뽕잎 떨군 빈 가지엔 구름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