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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 (15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12번째 잎을 낸 몬스테라 알보, 알보 몬스테라가 늠름하게 자라는 중이다. 지난 1월에 잎 두장짜리를 입양해서 두달쯤 적응기를 가지더니 한창땐 3주 간격으로 새 잎을 보였다. 소위 공중뿌리라고 불리는 뿌리들. 하염없이 자라는 뿌리들을 처음 몇 개는 화분의 흙으로 유인했고 그 속에서 깊이 자라는 듯 했다. 그러나 뿌리 숫자가 더해질수록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큰 잎들은 길이가 34cm나 되니, 내 집을 정글로 여기는 듯 하다. 아주 씩씩하게 자라는 중인 알보몬스테라는 처음 데려와서 스타킹을 신겨 키웠고 12개월째 나와 동거 중이다. 흔히 반려식물이라던데, 그건 좀 곤란하다. 엄연히 식물은 식물이니. 좀 부언하자면 나는 저 푸른 엽록소를 단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식물이 나의 사생..
10월이 깊어 가고 있다. 안개 끼고 찬바람 쌩쌩했던 예년의 10월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 요즘이다. 겨울 난방비가 비싸질 거라는 걱정을 알아듣고 누군가 도와주기라도 하는 듯 이번 10월은 포근하고 요 며칠은 여름이 되돌아 온 듯 25도를 웃돌았다. 손 가는대로 이것저것 따서 말리는데 꽃차 만드는 방법을 배운 후론 광주리에 담아 말리는 종류가 더 다양해 졌다. 덖음 후 건조기에서 하룻밤 말리고 다시 저렇게 오른쪽 아래 위 광주리에서 햇볕 쬐기를 하는 게 메리골드 꽃차이다. 위엔 오랜지색 꽃이고 아래는 검붉은 메리골드꽃들, 장미도 가장 예쁠 시기에 따서 밀리는 중이다. 건조기에 넣어 말렸더니 색상과 형태보존에 있어 양호하다. 섞음꽃차를 만들며 장미 몇잎씩 고명으로 넣을 예정이고 첫눈 내리는 추운 날 붉은 한..
이 사진이 앞 글 끝부분. 사방이 어두워지는 중에 오두막에 켜 놓은 불빛은 홀로 떠오르는 밝음이 되었다. 오두막의 창 같은 저 유리면은 한때 독일에서 매우 유행한 유리벽돌(벽돌처럼 견고하되 햇볏은 통과시키는), 내가 고른 자재는 아니고 저 오두막을 지었다는 H할아버지의 의기양양한 설명을 오래 전에 들은 적이 있다. 빠득빠득 버티며 외가지를 딛고 선 내 자존감에서처럼 청포도 넝쿨에도 가을이 왔구나. 말라 쪼그라 드는 야생 포도를 씨앗째 먹는데, 검은 물체가 하늘로 푸드득 날았다 허기진 저녁새의 밥상을 내가 어지렵히고 있었구나. 그런가 하면 후미진 발밑에도 긴장한 한 덩이 큰 밤송이, 나 때문에 놀라 가던 걸음 멈춘 고슴도치다. "나 절대로 도치 아니야!"라고 말 하듯 웅크린 녀석. 오른 쪽으로 어둡게 더 ..
버찌 만한 총각무들. 가뭄에서 시작하여 가뭄으로 끝을 낸 지난 여름이 제 딴엔 버거웠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래도 동글동글 살아준 게 어딘가. 밭에 와서야 위로를 얻던 부족한 주인 때문에 네 잎에 구멍이 이리도 많아졌다니. 얼룩무늬토마토 해가 짧아지니 벌써 몇 주째 더는 익지 못하고 있다. 쉼 없이 수확했던 바질, 바질리쿰. 저 보랏빛 순을 잘라 소금과 함께 절구에 찧어 펴말리고 그것을 다시 절구에 찧으면 너무나 괜찮은 바질소금이 된다. 몇 포기는 화분으로 옮겨 오는 겨울을 집에서 나게 해야지. 노쇠한 들깻잎. 때가 되어 꽃을 보이고 또 그 속에 들깨까지 영그는 중대사를 치르느라 급격히 늙었다. 도무지 붉어지지 않는 고추들, 미쳤나봐! 사실은 붉은 고추 몇 개가 숨었다. 잔디 가장자리에 호박줄기가 있다. ..
메리골드차를 만들다, 선한 영향력으로 숲 지기 2022. 10. 14. 03:57 수정 공개 삭제 이름도 까마득하여 그냥 주황색 꽃이라 했는데, 어감도 예쁜 메리골드꽃이다. 에스더님이 서울에서의 고품격 쇼핑 목록에 이 꽃차가 있었고 첫눈에 마음에 들어 귀찮을 만큼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여 결국 차로 만들어 마셨다. 텃밭에 흔하디 흔한 꽃을 우선 따 모았다. 꽃인심이 좋아서 초여름부터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환한 주황꽃 잔치를 쉼 없이 이어가는 꽃이다. 꽃잎이 빳빳한 어린 꽃만을, 이 만큼 따왔다. 키우기가 워낙 만만해서 마당 텃밭 발코니 창틀..... 틈이 생기는대로 심고 또 꽃을 본다. ㅗ 자 이제 꽃차를 만들어 볼 차례. 아주 크고 무거운 무쇠솥들을 용케 찾아냈다. 나무 주걱에 또 두꺼운,, 그 뭐랄까..
사과나무 가지들, 이틀 전에 잘랐던 것인데 게을게을 하다가 해 질녘에서야 초록 컨테이너로 갖다 버리는 중. 여전히 버릴 게 너무 많은 텃밭 열렸던 사과가 거의 다 떨어진 뒤인 이틀 전에 손 가는대로 전지를 해놨었다. 보살핀 흔적이 없음에도 가지가 비좁도록 사과가 열리는 게 감사할 뿐 . 슙카레(앞바퀴가 하나에 양쪽 손잡이가 뒷편에 있는 운반기기)에 전지한 가지를 싣고 텃밭 입구 문을 나서서 초록 컨테이너로 가는 중. 왼쪽 팻말은 내 밭 거리의 이름인데 타게테스(지금 내 마당에 한창 피어 있는 황색?? 이름 모름)길이다. 여기가 골고다 언덕, 짧지만 비탈져서 저 운반기기를 밀며 오르자면 진땀이 난다. 저 길을 오르며 아, 어느 구세주도 이런 심경에 이런 걸음을 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말도..
고구마 좋아하는 줄 아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한 솥 고구마를 나를 위해 구워 놓곤 했었다. 군고구마 전용 냄비를 우리나라 방문시 동생이 준비했지만 짐 속에 넣는 걸 깜박했네 그랬다. 고구마가 없었던 그 당시 독일에서 군고구마 냄비는 무용지물, 일부러 슬쩍 내려놓고 가져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독일에도 고구마가 있다, 그것도 내 밭에서 자란다. 분홍과 보라색 사이 뭐라 딱 결정내지 못할 오묘한 색상의, 마음만 먹으면 고구마도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나는 치유불가 팔불출!, 눈에 뵈는 게 고구마 뿐이니...) 이른 봄에 다녀왔던 조지아 여행동안 이 만큼 순이 웃자라 있었고, 이들을 잘라 심었었다. 독일 슈퍼의 희끄무레한 수입 물렁고구마와는 비교도 안 될 터, 인터넷에 물어물어 찾아 낸 근사치 ..
사과를 땄지만 감을 땄다고 실언을 한다. 흔한 사과나무를 귀한 감나무로 의도적으로 오인할 때도 있다 저걸 다 곶감으로 만들면....이라고 상상하기도 하면서.... 이맘땐 나무 아래 떨어진 사과가 깔린다. 딱히 정리를 하면 또 떨어지곤 하여 흙 거름이라도 되겠지 하고 그냥 놔두는 편이다. 사실은 게을러서인데, 이즈음 지속되는 비바람 추위와도 연관이 있다. 벌써 하루 종일 우중충한 유럽의 전형적인 가을이니. 올핸 창고에 묵혔던 사과따기 주머니를 도구로 썼다. 이로써 또 감을 따던 어릴 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런데 감을 따던 주머니도 이 만큼 무거웠었는지 모르겠다. 주머니 윗둘레 톱니로 솟은 쇠부터 묵직하다. 손잡이까지 이어진 긴 막대도 가볍지 않다. 주머니막대를 들어 올려 나무의 사과꼭지에 끼워 당기면 사..
기어가는 본능은 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머루 만한 청포도에게도 말릴 수 없는 본능이 있어 어디든 기어서 오른다. 사진엔 지붕으로 이미 기어올랐다. 옛날포도는 때깔 좋은 요즘 포도보다 달고 더 상큼하다. 텃밭을 오며가며 따먹었더니 여중시절 내 이빨 같다. 더러 빠지고 더러 새로 나고 하던. 잎을 조금만 들춰도 알알이 박힌 청포도가 드러난다. 나는 식물에게, 식물은 나에게 서로 아무 간섭없이 여름을 지낸 결과이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지 않아도 되는 상자텃밭을 준비 중이다. 텃밭 오두막 뒷편 하늘이 비 뿌리고싶어 안달이 난 듯 거뭇거뭇하네. 아주 오래 전에 구입하고 창고에 잠 재워뒀던 상자텃밭, 의외로 무거워서 몇 개 네모 만들고 중단했다. 네모 속에 퇴비와 잘라낸 나뭇가지며 잎들을 ..
6월 중순부터 7월 8월이 다 가도록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더니 9월에 들면서 드디어 하늘에서 소식이 왔다. 비 뿌리는 일이 오래 잊고 있던 일처럼 까마득했을까 지난 과오에 대한 만회라도 하듯 거의 울부짖듯 천둥 번개 밤새 내리쳤다. 넝쿨콩, 콩이 단단해지기 전 콩꼬투리까지 먹는데 너무 가물었던 탓에 콩을 얻기보단 관상용 콩잎나무가 되어버렸다. 사진이 비스듬히 찍혔다 옆집 즉백나무 담장이 눕고 토마토 지지대들도 비틀거리네. 내 밭엔 멀쩡한 게 하나도 없다 다 이상해 하긴 뭐 나부터.... 한국애호박은 밭 가장자리를 슬슬 기어다니다가 어느새 옆집 헝가리댁네로 이사가려 한다. 미국의 사슴님이 보내주셨던 애호박 씨앗으로 자식을 보고 그 자식의 손자에 손자까지 튼튼히 싹트고 호박맺고 있다. 사슴님 감사해요.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