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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 (15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엄지손톱 만한 푸른 꽃잎을 보자마자 달개비가 눈에 어른거렸다. 사실 색깔 외엔 달개비와 닮은 게 하나도 없지만 세상에 없는 색상 같은 갸냘픈 푸른 꽃잎에 아 달개비! 라고 속으로 소리쳤다. . 우리나라에서라면 논둑 어디에나 성격 좋게 꽃잎을 여는 풀꽃이 달개비이지만 해외살이를 하면서 볼 수가 없었다. 그 이름 달개비 하나때문에 도대체 시큰둥한 요즘의 이 기분이 향수병임을 알고서 온 힘을 다해 달아나고 있는 중이다. 유난히도 입이 큰 맹수가 향수병이니 절대로 잡아 먹히면 안 된다!
생명의 가장 단단한 상태가 씨앗일 것이다. 단단할 뿐만 아니라 운반에 용이하고 저장하기에도 씨앗에 대적할 만 한 것은 없다. 소중한 DNA 정보가 저 쬐끄만 알갱이 속에 다 들어 있다니. 처음엔 이렇게 색상이 선명했는데 채취한 뒤 말리는 중에 폭삭 늙었다. 몸 속의 수분을 버리며 체중을 감량하고 스스로 탈색까지 하니, 그 모습이 마치 흰 눈썹 휘날리는 도사 같다. 위에서부터, 아프리칸 바질, 개똥쑥, 주홍 치니안, 칸막이가 있는 반찬 접시는 씨앗을 나눠서 말릴 때 편리하다. 반찬으로 오해되어 집어 먹힌 적은 아직 없다. 씨앗 중에도 제라늄의 것이다. 씨앗주머니로부터 불쑥 나온 씨앗은 마치 고치에서 나온 나비처럼 접혔던 흰털부터 사진에서처럼 펼쳐든다. 드디어 어디든 비행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인데 이 때..
산촌은 가을이 빨리 온다. 요즘 같은 시기엔 일기예보의 최저기온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다름 아닌 제라늄 때문. 기온이 영하로 내려오면 남 아프리카가 고향인 제라늄은 그대로 얼어버리는데 이 즈음엔 영하 날씨가 기습적으로 찾아오기도 하는 게 산골이다. 숲집의 겨울 거실 창가는 그래서 제라늄으로 채워진다. 몇 년 전부터 단 한 포기도 새로 구입하지 않았는데 포기가 많으면 겨울 동안 거실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몇년씩 함께 했으니 이들은 그야말로 반려식물인 셈. (사진이 어둡다. 골짜기에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라....) 밑이 뚫리지 않은 화분으로 제라늄을 옮기는 중이다. 겨울동안에도 가끔 물을 주어야 할 때 바닥 카페트까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저 꽃들이 지기 전에 낙엽이 저들을 몇 겹으로 덮을 것..
텃밭 이웃 울리케는 주말만 되면 '오늘은 또 어떤 주제의 갈등을 만날까'라며 기대반 푸념반 어조로 되풀이 한다. 그녀 울리케는 약 3년 전부터 텃밭연합의 회장이 되었는데 약 60여 텃밭가구연합을 대표하며 무보수 명예직인 그녀의 업무는 그야말로 이름만 회장인 것으로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폭주하는 업무가 한가지 있는데 이웃간의 갈등이 그것이란다. 갈등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주말 오전오후엔 도통 개인시간이 없을 정도라 한다. 언듯 생각하기에 새로 들어온 이웃이 적응을 하며 일어난 일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20년 30년씩 도탑게 정 쌓으며 지내다가 요즘 와서 갑자기 뒤틀어진 이웃사이가 된 게 대부분이란다. 그들의 속사정 얘긴 들어 봤냐고 물으니, "왜 안 들었겠어, 양쪽 불러 놓고 하는 ..
장미 제라늄, 제라늄 꽃이 작은 장미꽃다발 같다 그래서 이름도 장미제라늄. 헤르만 헤세 학교가 있는 마울브론의 *드라이지히아커( Dreißigacker)할머님댁에서 찍은 꽃사진이고 가지 하나를 얻어왔었다. 얻은 가지를 2포기로 나눴고,, 그 과정에서 나온 2개 잎도 모래에 꽂았다. 강모래가 가지꽂이에 뿌리가 잘 내린다 하여 라인강까지 가서 흙 한줌을 퍼왔었다. 3주가 지나니 위와 같은 결과가, 어머나, 잎에서 뿌리를 내리다니...! 심은 두개 잎은 뿌리내린 정도가 각각 다르다. 바로 적응하여 뿌리를 부지런히 낸 잎이 있는가 하면 머뭇머뭇 이것저것 다 따진 후 가까스로 뿌리를 내기 시작한 신중한 잎도 있다. 내가 해외살이를 시작했을 때와 다를 바 없어서 어린 잎뿌리를 손에 올려 놓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잎..
넓지 않은 창틀에 핀 제라늄이 소담스럽고 정갈한 꽃장식이 과하지 않다. 애호박 셀러리 가지 그리고 토마토, 토마토가 저 정도면 아주 잘 된 농사인 셈. 올핸 폭우가 잦아서 토마토는 다 자라기도 전에 줄기와 잎이 갈색이 되었다. 밭에 심은 것은 나도 다 뽑아 버린지 오래이고, 발코니 화분에 심은 것만 겨우 살아남았다. 호작넝쿨이 왕성하게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는 텃밭이다. 상자텃밭은 아마 올해도 몇번이나 심어서 거두고 다시 심고 하는 중이지 싶은데 줄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콩, 그 옆에 꽃대를 올린 키 큰 상추가 보인다. 씨앗을 받기 위해서겠지. 추수를 기다리는 감자밭이 보이고, 사이 푸른 색의 빗물받이용 흠,,, 그러니까 뭐더라? 바케스? 아니고, 물통일까? 그렇지 물통이지. 텃밭에는 지하수 즉 우물을 파지 ..
이상한 여름을 겪는, 그 두해째이다. 작년 초 록다운이 처음 실시되었을 땐 주말농장 연합에서도 참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요는 텃밭농사꾼들도 정부의 바이러스예방 정책에 맞추긴 해야 하는데 그 전례가 없어서 방역차원에서 공고를 하고 또 수정을 반복했다. 예민한 텃밭이웃은 인사만 하는데도 마스크를 꼭 끼는 이도 있고, '방역인지 뭔지 제기럴!' 그러면서 마치 나치시대가 연상된다며 전염병 예방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여느 다른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곳 텃밭 이웃들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두루두루 섞였다. 텃밭에도 골목이 여럿 있는데, 비교적 한산한 대낮에 우연히 들른 날 내 텃밭 골목만 조금 오르내리며 핸드폰에 담았다. 위의 분홍 큰 꽃은 무궁화라 하는데 우리가 아는 무궁화와 크기도 모양도 참 다..
여름엔 놀 일이 수두룩하다. 노느라 책 한장 넘길 시간 없고 친구들 안부 물어 보기도 빠듯하다. 오늘 단 하루 살고 말 것이라 하여도 이렇게 살았을 것이다. 깻잎밭 옆에서 오늘도 잘 놀았다는 얘긴데 서두가 길었다. 꽃을 꺾어담는데 장미가 딱 세송이 뿐이다. 8월도 중순이니 이 계절에 세송이라도 얻은 게 어디냐 싶어 밭을 쏘다니고 제 철을 맞아 자칫날처럼 핀 보라꽃을 욕심껏 꺾었다. 꽃바구니를 꾸밀 재료들. 왼쪽부터 오아시스 즉 슈텍모스, 꺾은 꽃 모음,이파리가지. 이파리들을 먼저 꽃고 꽃을 꽃기 전. 꽃들을 줄 세워 정리하면 수월하다. 장미가 딱 3송이 뿐이지만, 마당꽃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꽂기 시작하여 후다닥 바구니를 채웠다. 늦은 오후 햇살 아래 꽃바구니 호박 덩굴 속에 쏙 들어간 꽃바구니, 왼쪽 아..
따글따글하게 자란 잎 가장자리에 흰색을 두르고 분홍도 새빨강도 아닌, 카드미윰 빨강 홑잎 꽃을 보면 참 짠하다. 제라늄의 이름이 '프랑크 헤들리'여서 얼핏 들으면 마치 서부극의 무슨 깡패 부두목 같은데도 말이다. 20여년 전에 한포기 마련했었고, 포기나누기, 가지심기 씨앗싹내기를 하며 쭈욱 나와 함께 해왔다. 이름이 험악해서 동반자라 하기엔 좀 그렇고..... 화분이 자꾸 늘어간다는 것은 내 집에 다녀간 사람이 드물었다는 것. 위의 묘판에도 어린 제라늄 가지들 여럿이 뿌리를 내리는 중인데 웃자라서 꺾어낸 가지를 버리지 못하고 묘판에 꽂고 또 꽂기 때문이다. 일단 뿌리를 내리면 어엿한 화분에 옮기고 지인들에게 나누고, 집안 여기저기, 사는 곳 이곳저곳, 탁자며 창가에로 옮겨 다니다가 때가 되면 숲집 거실 ..
이제 시작이다 전쟁이라 해도 좋고 연애라 해도 좋은 떡잎 2개로 세상에 나와 내 머리 내 심장에도 성큼 들어온 초록식구들 토마토들과 고추들. 하많은 생명들 중에 나를 택하여 온 귀한 손님, 한동안 우리는 서로를 주고 또한 받으며 함께 할 것이다. 하하하 나의 실내화도 댓글 14 이쁜준서2021.03.21 00:58 신고 모종이 많습니다. 절반만 심는다 해도 하실 일은 많을 듯 보입니다. 타이틀 배경의 꽃을 한국에서도 포트에 심어 팝니다. 올 해도 저 모종들과 연인처럼 지내세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21.03.21 16:08 옳으신 말씀이세요. 연인이, 모종이 참 많습니다. 작년까지는 모종을 지인들에게 나눔을 했었습니다. 습관대로 올해도 그러기를 희망하지만 코로나 변이바이러스에 극도로 조심하는 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