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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 (15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아주 작은 아가 감나무*로부터 한 광주리 감을 수확하였다. 작년에 맛보기 몇 개를 얻었었지만, 실질적인 수확은 처음인 셈. 이렇게 5월에 감꽃을 피우고 7월에 피운 꽃을 말리더니 그 사이로 꼬마감들을 보였었다. 이게 9월 쯤? 유감없이 무럭무럭 자랄 즈음이다. 다닥다닥 붙어 열렸지만 단 한 톨의 감도 솎지 않았었다. 최선을 다한 감들인데, 기껏 내가 뭐라고 솎는단 말인가.... .... 그 결과 다닥다닥, 아주 자잘한 감들이 되었다. 감나문 너무 어리고 가지는 나약하여 감들이 자랄수록 가지가 휘어지고, 막판엔 땅에 비스듬히 누워 버렸다. 안타깝지만, 이즈음 여러 사정으로 내가 돌보지 못한 사이 감나무는 마치 열쌍둥이를 가진 만삭의 임산부인양 불룩한 가지들을 주체하려 안간 힘을 썼었다. 11월 들어 연일 ..
차고 습한 11월의 꽃밭이다. 자세히 보면 마치 '이 때다 !' 싶어 활개를 치는 식물, (눈을 크게 뜨고) 누구지 넌? 독일에선 귀한 보호식물인 이끼, 함부로 채취하면 벌을 받는다. 그러니까 아주~ 귀하신 그 이름 '이끼'. 숲으로부터 날아든 낙엽들이 융단처럼 깔리고 그 위에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가 말다가, 안개가 꼈다가 말다가 한 날들 중 숲집 내 정원의 한 귀퉁이. 나는 내놓고 사는 팔불출, 돌벽의 어떤 식물도 이 그윽한 가을 덕에 '아름답다'. 속은 돌이지만 푸른 양서류 한마리가 엎드린 듯..... 오는 비에 젖기만 하는 낙엽에 비해 이끼는 오는 빗속에서 더 푸르다. 돌에 붙어 기생하는 이 생명은 이 계절이 아니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춥고 습한 이 계절을 손꼽아 기다렸을 터. 내 정원..
반상회라는 단어를 쓰면서 웃었다.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단어인데도 머릿속에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여간 밭에서 잘 자라준 온갖 대표 고추들이 모였다. 너무 예뻐서 보는 눈도 행복해지는 이들은 힘주어 말하지만 이들은 관상용 고추들이 아닌 건강한 식재료들이다. 윗줄 왼쪽..
이제 때가 되었다. 활화산처럼 북적대던 그간의 웃음이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 잊고 잊히는 일은 얼굴에 덧바른 화장을 지우는 일 같아서 내린 가을비가 도와준다. 이제 돌아갈 때, 제 왔던 발자국마저 지울 것이다. 흔적이 남을 리 없다
언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맵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위의 사진 중 오랜지색 3개의 고추가 맵기로 악명 높은 하바네로*. 맵기의 정도를 나타내는스코빌 스칼라* 100.000 에서 577.000 까지이다. (비교를 위해, 아삭이고추 Jalapeno는 2.500에서 8.000 임) 2개를 골라 반을 갈랐는데, 고..
분에 넘칠만큼 열렸고, 그래서 열심히 나눴고 그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다. 대추 비슷하다고 대추토마토라 불리는데, 깨물면 톡톡 터지는 아삭함과 함께 맛도 그만이다. 마치 가지인양 진한 보라색을 띤 검은 토마토, 맛도 눈에 띌 정도를 기대하지만 아니다, 보기완 다르다. 의외로 밋밋하고, 수확시기까지 짧고 까다롭고...... 여튼 내년엔 딱 한 그루만 심을 거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의 동유럽 일대 사람들은 토마토를 '파라다이저'라 부른다. 그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도 블로그에 여러 차례 썼었다. 올핸 유독 별 요동이 없이 얌전히 자랐던 나의 토마토들. 대추토마토는 가장자리에 심었다 손에 닿는대로 즉석에서 따먹기 위해. 토마토는 즉석에서 따서 하나씩 톡톡 터지도록 깨무는 게 최고의 맛이다. 좀 전 ..
간만에 살펴본 숲마당, 한 무더기 여뀌*가 반갑다. 내 고향에선 어디나 비집고 한 자리 하던 여뀌, 제라늄이 있어야 할 자리에 뜻밖의 귀한 손님이 찾아와 한 세력 뻗치고 있네. 여뀌의 이웃인 터줏대감 꽃들도 나만큼이나 반기는 표정. 이 여뀌무리에서 먼저 나는 시를 거를 것이고, 그 다음은 물후추(Wasserpfeffer)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조미료의 역할을 맡기고, 그래도 남는 여뀌가 있다면 여뀌의 핏물을 헝겊에 옮기라 할 것이다. 그야말로 중노동을 앞 둔 내 마당의 여뀌들이다. * 여뀌- 마디풀( Knöteriche ,Persicaria)과에 속라는 1년생 식물. 다른 이름으로는 물후추(Wasserpfeffer, Persicaria hydropiper) 벼룩후추( Flohpfeffer), 마디후추(Pf..
여름에 손님을 맞기는 텃밭이 제격이다. 날씨가 오락가락하여 하루 전에 연락하여 마련한 모임, 언니뻘 되는 슈밥씨네를 처음으로 텃밭에 초대한 이야기. 만나기로 예정한 훨씬 전의 시간에 숯을 피우고 어느 만큼 열기가 되었을 때 준비한 것들을 불판에 올리고 지글지글 굽는 중...... 고기가 익는 사이 이것저것 음식탁자를 차린다. 텃밭엔 부엌 따위는 없어서 집 살림을 손에 잡히는대로 몇 바구니 채워 옮겨온 게 더러 부족하고 빠뜨리고 하였다. 하긴 이 맛에 야외 모임을 하고, 와준 손님들도 그러마고 이해를 해준다. 뭐든 대충 차렸다. 특히 앞에 차게 보관한 맛난 와인과 맥주는 일전에 집으로 초대하여 정어리찌개를 함께 먹었던 J씨가 선물로 가져온 것. 그날 마시자며 냉장고에 넣었던 것인데 깜빡.....ㅋ 아침에 ..
원래는 감자밭이다, 꽃들의 기세가 여전하다. 밭 한가운데 불쑥 나와서 꽃까지 저토록 야단스레 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감자보다 꽃, 아니면 감자와 꽃 모두 다. 매년 같은 모양으로 잎을 내는 부추, 갈수록 입이 두꺼워지고 있다. 왼쪽 위는 고추, 오른쪽은 맨 위가 갓끈콩 그 아래가 결명..
오이이다, 그것도 우리나라 오이. 겨울의 끝에서부터 봄의 시작까지 마치 나와 한 몸인양 먼 거리 여행까지 함께 했던 바로 그 그 오이 모종들. 아삭한 맛의 아주 잘 생긴 오이들, 오른 쪽 아래 마치 X자처럼 자란 두개를 때마침 들른 한국인 J씨 커플에게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오이 귀한 걸 아는 분의 인삿말을 듣자니 나도 고마와서 씨앗 보내주신 사슴님과 이 고마움을 나누고 싶었다. 어찌 이토록 귀한 것들을 보내셨습니까요 ㅎㅎ 미끈한 애호박, 맛은 어떨지 기다려진다. 아욱은 자라서 우물쭈물 하던 사이 씨앗을 맺었다. 아랍인들의 모자가 연상되는 씨앗 모양이 자못 우스꽝스럽다. 나물로 먹었어야 하는가 본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맛도 용도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신기해서, 우선 귀한 저 씨앗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