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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 (153)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유럽에도 바이러스가 창궐했고 판데미까지 선포된 날이다. 바우하우스에 일보러 갔다가 참새 방앗간 그냥 못 지나듯 식물들에게 들렀다. 맨 앞 사진이 오늘 구입한 커피 아라비카, 이렇게 어린 커피나무도있구나. 물어보니 4,5년 키우면 커피수확도 가능하댔다 딱히 커피수확을 위한 건 아니다. 4,5년 시간을 벌고싶은 거지. 유난히 잎이 빛나는 어린 커피들, 집으로 가자 하고 데려왔다. 지금부터 우린 식구야. 댓글 14 파란편지2020.03.12 01:48 신고 4, 5년의 시간을 벌고 싶은 것...... 그럼 이렇게 주문하면 좋겠군요. "숲지기님! 책임 지십시오." 4, 50년이면 더 좋을 주문. 어제밤에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 19에 6,70%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기사를 보고나자..
밥풀이 연상되는 꽃망울이다. 다른 데 쏘다니다가 어둑어둑해서야 만난 눈초롱꽃. 미안해 늦게 와서. 우리말로는 설강화? 라고 한다는데 내 눈엔 눈초롱꽃이 훨씬 어울린다. 이 꽃은 봄눈을 머리에 인 모습을 자주 봤지만 이번 봄은 기껏 빗물에만 젖겠지. 맨손으로 다니다가 이 사진을 찍을 때쯤 손이 시려왔다 여전히 겨울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어. 눈초롱꽃(Schneeglöckchen)은 아주 이른 봄에 눈속에서 피는 꽃이라 하여 흔히들 봄의전령이라 부른다. 댓글 15 이쁜준서2020.02.04 23:38 신고 숲속에서 해마다 이렇게 피어 나겠네요. 흰색꽃, 홑꽃이 더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딱 그 모습입니다. 저는 이 꽃도 저 꽃도 바라보고 있는 꽃이 항상 최고입니다. 한국에서도 팝니다. 한번 사야 겠습니다. ..
운이 좋았다고 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 눈발 섞인 겨울비가 며칠 내린 뒤 만난 숲 속의 기적이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서야 만난, 작은 꽃들의 큰 기쁨.......
흐리고 소낙비 내리더니 거짓말처럼 해가 났다. 만사를 재치고 해맞이 산책을 나서니 이렇게 봄꽃이 숲 구석에서 웃고들 있네. 조심조심 밟히지 않도록 다가갔다. 바로 직전에 내렸던 소나기 여운으로 작은 잎들에 물방울을 맺고 있네. 같은 시각의 응달 풍경. 에란티스(Winterling, Eranthis hy..
폭풍이다녀간 뒤 눈에 들어 온 갸냘픈 나뭇가지였다. 물병에 꽂은 후에야 뾰족한 초록잎에 촘촘이 박힌 동글동글한 뭔가가 보였는데, 곤충알인가 싶었다. 알에서 달팽이라도 나오면 그땐 개울가에 옮겨줄 생각이었고....... 그런데 오늘 자세히 보니 꽃받침도 있고 꽃인 듯 솟은 둥근 것도 보인다. 초록 나뭇가지가 생을 더 연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언어가 다른 우리는 지금 서로의 생을 교차시키고 있다. '인연'이다. 전등불 아래서 방금 사진을 다시 찍으면서, 지금까지의 생각을 수정하였다. 잎 부위 중 광합성을 할 진한 광택부부은 위, 밋밋한 회색부분은 아래인데 그곳 밋밋한 곳에 사진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자라났다. 쬐끄맣고 엉뚱한, 제 딴엔 꽃인 듯한 그 무엇이다. 낮에 찍었던 사진보다 꽃..
들깨와 메꽃넝쿨* 메꽃이 마른 깻대를 타고 유희삼매 중이다. 어딜 봐도 겨울인데 독야청청 잘 논다. * 딱 한철만 자라다가 가는 정직한 식물 들깨에 비해 손톱의 때만큼 한 작은 뿌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싹 내고 어디든 기어 오르는 메꽃(Acker-Winde)은 다년생 잡초이다. 잡초 중에서도 왕잡초로서 아무리 뽑아도 다시 나고 어떤 경우는 지하 2미터까지 그 뿌리를 뻗는다 한다. 독일 농부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댓글 9 노루2019.12.10 03:25 신고 그래도 이 계절에 바늘잎 아니면서 독야청청, 그것도 밝게 청청, 밉지 않네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12.10 16:37 그쵸 원래는 뾰족한 잎에만 어울린다 여겼던 독야청청입니다. 오후 늦게 밭에 못다 한 가을걷이를 하러 갔다가 저 메꽃넝쿨..
이들이 과연 곶감이 될까? 떫은 감의 껍질을 깎긴 했는데 말이다. 내 고향마을의 이맘땐 집집마다 곶감 커턴이 너울거린다. 감은 어른들이 깎으셨고, 어렸던 나는 그 틈에서 홍시나 먹곤 했지 싶다. 어린 감나무에서 올해 수확한 자잘한 감들은 시간이 지나도 쉬이 홍시가 되질 않았다. 생각 끝에 곶감이라도 만들까? 하면 하지 못할 게 뭐람! 그래서 식탁 위에 감광주리를 올리고 과일칼로 하나씩 깎아나가기 시작했다. 감 껍질을 깎는 일은 즐거웠고 껍질을 벗은 감들도 하나같이 미끈하다. '니들이 어찌 감이 된 거냐, 대견하기도 하지... 우쭈쭈~ ' 지금 보아도 차암 잘 생긴 감이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깎은 감을 말려야 하는데 집 처마는 높고, 천정도 그렇고..... 집안을 아무리 돌아 보아도 마땅한 자리가 없네..
풍경은 어디까지나 어느 잘 산 날의 결과이다. 들깻대가 늙어가는 중에도 노란 타게테스는 허드러지게 필 뿐. 코스모스는 꽃잎이 두드러지게 작아졌다. 어느 것이든 궁극엔 야위지 않는 것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여전한 핑크빛으로 밭을 서성인다. 검은 줄기들은 도라지의 말라가는 가지, 덕분에 꽃은 잘 버티고 더 근사하다. 사는 동안의 이런 최고의 선물이 이 숲, 후미진 곳까지 어찌 당도했었는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로즈마리, 계절을 잊고서 열심히 개화를 하고 있다. 언젠가 물어봐야지, 어쩌다 꽃 피는 계절을 11월로 했는가 하고..... 솔리다고, 꽃의 샛노란 빛이 다 바랬다. 고개 숙인 그대, 내 눈엔 그대가 변함없이 아름답다. 뽕나뭇가지, 저녁하늘 배경에서 뽕잎 떨군 빈 가지엔 구름이 열렸다..
다들 이미 떠난 땅에서 버티는 들깨꼬투리, 비장하기까지 하다 마치 아낌없이 사랑한 그 후처럼. '비숍의 모자'고추, 2살짜리이다. 작년에 집에 들여 겨울을 났던 것을 봄에 밭에 내다 심었으니까. 올해도 들이면 내년 봄까지 연명하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이미 고추나무(Baumchilli)를 들인 터라..... 오,,, 미안해 .....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마는, 이 못할 짓! 토마토가 있던 자리, 지지대를 뽑고 옆에 물받이 화분도 뽑아 모으고 전날 정리를 하다가 만(어두워져서) 그대로.... 오동통한 내 붉은 꿈이 있던 자리. 11월인데도 고추꽃이 만발하였다. 이들이 어리석다고 나는 생각지 않는다. 오늘 서리가 내리더라도(예년에 비해 아직 한참 늦었지만), 흰꽃망울을 세상에 내놓느니......
아주 작은 아가 감나무*로부터 한 광주리 감을 수확하였다. 작년에 맛보기 몇 개를 얻었었지만, 실질적인 수확은 처음인 셈. 이렇게 5월에 감꽃을 피우고 7월에 피운 꽃을 말리더니 그 사이로 꼬마감들을 보였었다. 이게 9월 쯤? 유감없이 무럭무럭 자랄 즈음이다. 다닥다닥 붙어 열렸지만 단 한 톨의 감도 솎지 않았었다. 최선을 다한 감들인데, 기껏 내가 뭐라고 솎는단 말인가.... .... 그 결과 다닥다닥, 아주 자잘한 감들이 되었다. 감나문 너무 어리고 가지는 나약하여 감들이 자랄수록 가지가 휘어지고, 막판엔 땅에 비스듬히 누워 버렸다. 안타깝지만, 이즈음 여러 사정으로 내가 돌보지 못한 사이 감나무는 마치 열쌍둥이를 가진 만삭의 임산부인양 불룩한 가지들을 주체하려 안간 힘을 썼었다. 11월 들어 연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