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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체 글 (991)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9월이 옵니다. 날이 밝아 침실 창문을 열면, 손가락에 만져지는 바람 한점이 신선합니다. 금세 푸릇푸릇 높아진 하늘지붕은 책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말해주지요. 9월과 맞는 시 몇 편 고르면서 이슬을 뒤집어 쓰고 깨어나는 제 동네의 친숙한 풀들의 모습들도 동봉합니다. 행복한 9월 맞으세요. 물봉선입니다. 이슬방울이 떨어질락말락.... 벌레의 작은 입을 생각한다 /이기철 벌레의 작은 입을 생각한다, 5월에 개암 살구 오디 으름 자두 머루 다래 산딸잎을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벌레의 맑은 눈을 생각한다, 7월에 오이 상추 가지 감자 고사리 무릇 고들빼기 참나물을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벌레의 밝은 귀를 생각한다, 9월에 비파 참취 털머위 자주쓴풀 수세미 참깨 산오이풀 골바위취를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잠시 스치기만 하여도 씨앗주머니가 톡톡 터진다 하여 독일에서는 슈프링크라우트Springkraut라고 불린다. 유행가 가사처럼 "만지면 톡!하고" 터진다, 꽃이 아닌 씨방이. 바이에른지방에서는 씨앗을 셀러드에 넣어 먹는 습관도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시도한 적이 없다. 특별히 초대하지 않아도 해마다 넉살 좋게 마당 여기저기를 점령하여 자란다. 어찌나 당당한지, 머잖아 거실까지 이들의 식민지가 될 기세다. 그 이름 물봉선 아침 이슬이 꽃술에 고였다가 떨어지기 직전. 햇살이나 좀 보고 낙하할까,기다린 표정. 하산하며 보니 햇살이 꽃잎에 다가와 있네, 물방울인지 수정인지.... 좀 이른 새벽, 산을 오르며 찍었다. 껌껌한가 아직? 물봉선 군락지. 댓글 5 푸른하늘2016.08.29 02:46 신고 제 눈엔 아름..
저 달을 어찌 할꼬. 해가 중천에 뜨고도 한참 지난 시각에 앞산 마루에 하현달이 보인다. 이 어중간한 하늘그림을 과자처럼 차려놓고 커피를 마신다 책상 앞에서. 참 맛난 아침커피 지난 2012년 폭풍으로 전멸되었던 앞산 소나무숲. 여기 집을 사고 단지 서너 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지붕이 날아가고, 다락부터 2층 나무계단까지 물이 들었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군) 지금은 자연재해의 흔적 사이를 비집고 어린 소나무들이 저렇게 푸릇푸릇 자라고 있다, 자연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 폭풍의 무지막지한 파괴력도 때론 새생명이 디디고 설 활력이 된다고나 할까. (아침 오전 10시 쯤) 같은 날, 아랫층 커피 가지러 갔다가 거실창문가에서 ..... 다다음 날, 지난 수욜인가? 마당의 은색 소나무 사이 배경으로..
바람때문이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이미 씨방 속에서부터 떠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풀씨랍니다. 철든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떠나가듯, 바람이 이끄는대로 풀씨들이 흩어지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잎이 통통하고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데, 야단스럽지 않은 저 꽃 자태를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여름꽃꽂이 소재로 그래서 자주 초대합니다. 왕고들빼기 꽃대에 엉겅퀴 풀씨가 앉았습니다. 이를테면 잠시 쉬어갑니다. 여기에도 앉아 봅니다. 치트로넨멜리세, 우리나라에서는 레몬??? 뭐라고 하던데.... 찾아보고 수정할께요 나중에. 깨꽃 위에도 씨앗이 두 개 씩이나 슬그머니 앉았습니다. 그러게요 들깨꽃이 벌써 피었군요, 산간지방이어서 계절도 서둘러 바뀌는 듯하지요. 꽃씨들의 이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 영근 씨..
흑림식의 지는 해 배웅하기 책들이 널부러진 책상, 시뻘겋게 석양빛이 한번 쓰윽 흘겨봤을 뿐인데 둔갑을 했다 순간 후다닥~, 백년묵은 여우다 흐흐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책상이 왠말이냐, 오늘은 그냥 썩 괜찮은 와인빠아~가 되거랏! 댓글 8 푸른하늘2016.08.20 03:32 신고 집에서 혼자마시는 술에 석양도 술에 취한듯 하네요. 석양과 뒷배경의 나무들이 예술이네요. 정말 아름답네요. 너무 아름다운것을 보면 외로와 질텐데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6.08.20 12:12 랭보가 참 좋아했을 법한 풍경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야 매 석양마다 이러고 싶지요 ㅎㅎ 오늘 또 저곳 산으로 갑니다, 수도원보다 더 절절한 저 곳으로요. 다시 뵐 때까지 푸른하늘님 건강하십시오. 수정/삭제 열무김치2016...
꽃을 심었지만, 상추가 그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조그만 땅뙤기 농삿일을 하다보면 반대의 경우도 물론 허다하다. 이렇게 사이를 비집고 나온 것들은 '경계에 대해 몸으로 반기를 든' 것들이므로 감히 뽑아버리지 못할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모든 잡초들이 다 그렇다. '잡초'의 개념, 그 경계는 우리 인간 세계에서만 통하지 싶다, 자연의 테두리에서는 잡초란 없다. 사람의 경우도 그래서 '잡인'이 없다. 검은피부 작은 키..... 머리가 아픈사람 산을 좋아하는 사람..... 얼룩무늬 물곤충, 6년 벌레의 삶에 한계절 울고 가는 매미, 뾰족한 돌, 굽은 나무, 넓은잎 풀...... 그 종류처럼 생김새와 서로 연관된 쓰임이 다를 뿐이다. 잡초 뽑을 때 마음 한켠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자주 인디언들의 습관..
호접지몽(胡蝶之夢)* 마주한 두 날개를 한 번 접었다가 펼 때마다 한 계절이 지난다고 보면 될까, 붉은 꽃술에 앉았다가 문득 꿈에게로 왔다 꽃쟁반 같은 흑림에서 날개도 없이 보내는 이 계절은 차라리 꿈 * ‘호접지몽(胡蝶之夢)’은 ‘물아(物我)의 구별을 잊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기는데,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약해서 ‘호접몽(胡蝶夢)’이라고도 한다. 2)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성은 장(莊), 이름은 주(周)이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불안한 시대를 살았던 그는 인간의 참 자유가 무엇인지를 사유하게 되었고, 그 자유를 추구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그 결과 물(物)의 시비(是非)·선악(善惡)·미추(美醜)·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