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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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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곽재구 물을 따라 강둑을 걸었다 바람이 불어와 풀들을 보듬었다 소주 두 홉을 마신 사람이 풀냄새 두 말을 마셨다 풀은 주량이 어떻게 되나 술 먹지 않은 무싯날 태풍이 불어왔다 미친바람이 풀의 몸을 쥐어뜯었다 풀은 온몸이 술이며 노래며 춤이며 심장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풀은 바람을 보듬고 구천 멀리 날아갔다 풀과 함께 날아가던 새들이 한 골짜기에 내려앉았고 조용해진 풀밭에 새들이 알을 낳았고 바람에 날려 온 꽃씨들이 풀 틈 사이 꽃을 피웠고 알을 나온 아기 새들이 톡톡 꽃잎을 쪼았고 풀밭에서 새로운 음악의 기원이 시작되었다 .............. 썬글라스를 끼고 보고 싶은 단어가 있다. 요즘의 어떤 단어 앞에선 마스크를 하고 싶은 충동도 인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내세우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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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눈을 닮아서일까, 눈썹달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서둘러 산책을 나섰고.... 이 벌판에서 섰거나 구부린 여인들은? 얘네들은 내가 옆을 지나와도 꿈쩍도 않고 저러고 있다. 낙엽사진을 찍는 중. 이 또한 추측이고, 낙엽사이 벌레를 찍는 지도 몰라. 대체로 흐릿한 색체는 손전화 촬영의 잇점. 조용한 평원에 이상한 행렬이 출몰? 나 또한 저렇게 보였을까? 그때 새떼들이 솟아올랐다. 해가 지고도 한참 지난 뒤였다. 먼나라 숲살이에서 그래도 감격스런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런 때. 잎이 피고 질 때, 해가 지고 하늘 한 쪽이 뻘겋게 멍들어 있을 때, 저 풍경처럼 무수한 새들이 일시에 비상하며 낮과 밤을 정면에서 갈라 놓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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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넵툰우물로 가는 방향이라고 표지판은 말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가본 것도 같은 넵툰우물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가시덩굴이 산더미처럼 높이 가로막았다. 바다에 있어야 할 신이 숲에 까지 들어왔으니 보다 못한 가시나무가 가뒀나? 이래서 신화는 계속되는 것인가? 삼지창(♆)을 자랑스레 보여주는 로마의 신 넵툰은 원래 그리스의 포세이돈 즉 바다의 제왕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용왕님 격인 넵툰을 유럽에선 우물이나 분수이름으로 많이들 지었다. 위에 벌거벗은 아저씨가 넵툰, 삼지창을 반드시 들고 다니는 게 특색이라면 특색. (볼로냐의 분수대) 가을의 한복판에 넵툰 방향은 막혔지만, 볕이 제왕격이다. 이때 올려다본 하늘. 아마도 꿀밤나무였던 것 같은 낡은 고목 위로 비행기가 쭉쭉 선을 긋는 중이다, 위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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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밥씨네 배나무는 양쪽 팔을 벌려 자란다. 소위 말하는 슈파일리어옵스트* 과일나무 재배법이다. 아주 어린 나무를 심을 때부터 봐왔고 심어진 의도도 짐작했지만, 저토록 잘 성장할 줄은 몰랐었다. 슈밥씨댁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주차장, 땔나무로 빽빽하게 둘레를 채워서 추운 계절이 다가옴을 알리고. 그댁의 고추마당 다른 쪽 텃밭인데, 야채와 꽃나무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데서 내 밭과 비슷하다. 닮은 사람들끼리라서 친한가 봐. 이댁 집을 중심으로 마당을 270도쯤 돌았을 때 배나무가 서 있다. 밭만 보면 그 존재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벽에 격자무늬로 바짝 붙어 자라는 슈파일리어옵스트 배나무이다. 이 댁은 반려견이나 여타 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저 배나무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반려식물로서 이댁엔 포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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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를 파종하여, 열린 들깻잎을 먹고 꽃 피고 씨 맺자 또 꽃씨앗을 송이째 따서 찹쌀풀을 입혔다. 밭엔 여전히 들깨꽃이 많지만,딱 먹을 만큼 거두고 그냥 세워두었다. 저 중에서 내년 농사와 씨앗나눔을 위해 좀 거두고 나머진 세워 뒀다가 내년 봄 불에 태워 그 재를 거름으로 되쓴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들깨농사인 셈. 바닥엔 베이킹페이퍼(재활용 빵종이)를 깔았고, 풀을 쑤어 깨꽃에 넉넉히 발라서 볕에 말린다. 저 분량만큼 이미 만들어놓은 것도 있는데 용심껏 또 만들었다. 깨꽃부각이 바삭하게 마르면 끓는 식용유에 튀겨낼 예정인데, 크리스마스 손님 치레때 별미로 차려낼 생각이다. 생각만 하여도 들깨 특유의 고소향 향이 떠올라서 웃음이 절로 나네 하하 이 식물은 로마네스코, 브로콜리 비슷한 채소로서 봄에 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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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주 전부터 작정을 하고, 독일 와서 단 한번도 챙긴 기억이 없던 10월의 마지막 밤을 불태워보자 했다. 그랬더니 어떤 친구는 연주 녹음 있다 하고, 어쩐 친구는 주말 여행 예약했다 하고.... 나만 한가했다. 아, 그나마 바덴바덴의 레나테가 시간이 널널하다 했다. 모임 장소로는, 마련해두고 단 한번도 제 구실을 하지 않은 자동차집(Wohnmobil). 앉을 자리가 4명이어서 레나테와 의논 끝에, 언젠가 우리의 저녁 산책 중에 만난 적이 있던 네팔출신 젊은 엄마 둘을 초대했다. 캠퍼스 커플로 있다가 덜컥 임신을 했던 모양인데, 육아의 어려움과 학업중단의 억울함을 가지고 사는 서른 초반의 진짜 젊은 여인들이었다. 시내 한복판 주차장의 이런 차에서 이렇게 테이블 세팅을 하는 사진을 보내며 기다리겠노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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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한 그루의 세상 / 이영광 자고 난 뒤 돌아앉아 옷 입던 사람의 뒷모습처럼 연애도 결국은, 지워지지 않는 전과로 남는다 가망 없는 뉘우침을 선사하기 위해 사랑은 내게 왔다가, 이렇게 가지 않는 거다 증명서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교정의 단풍나무 아래 앉아 있는 동안 이곳이 바로 감옥이구나, 느끼게 만드는 거다 사람을 스쳤던 자리마다 눈 감고 되돌아가 한 번씩 갇히는 시간 언제나 11월이 가장 춥다 모든 외도를 지우고 단 한사람을 기다리는 일만으로 버거운 사람에게 이 추위는 혼자서 마쳐야 하는 형기? 출감확인서 같은 졸업증명서를 기다리며 외따로 선 나무 아래 외따로 앉아 있는 추운 날 붉고 뜨거운 손이 얼굴을 어루만진다 혼자 불타다가 사그라지고 다시 타오르는 단풍나무 한그루의 세상 무엇으로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