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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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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했던가 / 이성복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 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 ...................... 꿈에서 깬 뒤 안도의 한숨을 쉴 때가 있다, 꿈이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하고. 세상살이가 꿈이라면 몇 십년 줄기차게 꾸는 중이 이 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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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지 않은 창틀에 핀 제라늄이 소담스럽고 정갈한 꽃장식이 과하지 않다. 애호박 셀러리 가지 그리고 토마토, 토마토가 저 정도면 아주 잘 된 농사인 셈. 올핸 폭우가 잦아서 토마토는 다 자라기도 전에 줄기와 잎이 갈색이 되었다. 밭에 심은 것은 나도 다 뽑아 버린지 오래이고, 발코니 화분에 심은 것만 겨우 살아남았다. 호작넝쿨이 왕성하게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는 텃밭이다. 상자텃밭은 아마 올해도 몇번이나 심어서 거두고 다시 심고 하는 중이지 싶은데 줄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콩, 그 옆에 꽃대를 올린 키 큰 상추가 보인다. 씨앗을 받기 위해서겠지. 추수를 기다리는 감자밭이 보이고, 사이 푸른 색의 빗물받이용 흠,,, 그러니까 뭐더라? 바케스? 아니고, 물통일까? 그렇지 물통이지. 텃밭에는 지하수 즉 우물을 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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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여름을 겪는, 그 두해째이다. 작년 초 록다운이 처음 실시되었을 땐 주말농장 연합에서도 참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요는 텃밭농사꾼들도 정부의 바이러스예방 정책에 맞추긴 해야 하는데 그 전례가 없어서 방역차원에서 공고를 하고 또 수정을 반복했다. 예민한 텃밭이웃은 인사만 하는데도 마스크를 꼭 끼는 이도 있고, '방역인지 뭔지 제기럴!' 그러면서 마치 나치시대가 연상된다며 전염병 예방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여느 다른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곳 텃밭 이웃들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두루두루 섞였다. 텃밭에도 골목이 여럿 있는데, 비교적 한산한 대낮에 우연히 들른 날 내 텃밭 골목만 조금 오르내리며 핸드폰에 담았다. 위의 분홍 큰 꽃은 무궁화라 하는데 우리가 아는 무궁화와 크기도 모양도 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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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와 그 보다 훨씬 이전의 사람 요하네스 캐플러가 수학했던 김나지움이 있는 마울브론 수도원 앞마당, 윗길에 차를 주차하고 비탈길을 걸어내려 수도원의 입구로 향하는 중이다. 수도원은 1993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데, 중세부터 쭈욱 이어서 건축 증축한 유서깊은 건물이 그야말로 보물이다. 지형으로 보면 멀리 포도밭 야산이 오른쪽의 수도원 건물을 감싼 듯 하고 수도원 뒤론 자연호수가 자리하는데 이날은 가지 못하였다. 사는 곳과 멀지 않아서 손 쉽게 올 수 있지만 5년마다 한번씩 올까말까, 계기가 없으면 딱히 들르지 않게 된다. 이 수도원이 독일만두 마울타쉐의 전설같은 탄생지이다. 수도원엔 예로부터 사순절이 다가오는 긴 기도의 시기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 관습이 있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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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픔에 대해 참을성이 없다. 정신이든 육체든 통증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이런 나에게 급성 어깨통증이 찾아온 것은 10일 전 지지난 토요일,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두고 기다렸던 날, 마음에 드는 장소에 가서 원하던 좋은 것을 보고 온 날이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중엔 안전벨트를 매거나 핸들을 돌리는 일이 유난히 뻑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작 놀라운 일은 당일 밤에 일어났다. 살면서 단 한번도 문제가 없던 튼튼한 어깨에,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었던 것. 위치를 아무리 바꿔 누워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아픈 쪽은 물론, 반대쪽으로 눕는 일도 통증없인 안 되게 되었다. 어깨가 이렇게 아플 수 있다니 그것도 아주 갑자기, 이런 날도깨비가 있담? 부러진 것도 아니고 찢어지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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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복효근 만화방창입니다 아름답지 아니한 것이 없지요 쓸쓸할 틈이 없습니다 쓸쓸함 같은 건 죄악과 같아요 손가락 끝에서 켜지는 천국 천사들은 여기 모여 살아요 누구나 페친이라 부르지요 너 나 없이 친구 친구보다 더 친구 같은 은근한 과시에 속아주는 것은 기본적 윤리 품앗이처럼 기꺼이 속여주지요 배고프고 돈도 없는데 한껏 차린 음식을 보여주어도 ‘좋아요’를 퍼줍니다 돈 드는 것도 아니어서 쓰레기 더미에 핀 장미꽃을 쓰레기는 보이지 않게 꽃만 예쁘게 찍어 올립니다 '좋아요'가 올라갑니다 엔돌핀이 뿜뿜하지요 섭섭해요, 재수없어요, 저주해요 이런 선택지는 없습니다 차단 단추만 누르면 깨끗하게 정리된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되지요 아직 가입하지 않으셨다구요 이런! 몰핀도 알맞게 먹으면 통증엔 그만인걸요..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name=https://blog.kakaocdn.net/dn/dExe4N/btrdtJYzKib/QJMskxKZA2ZS3K25Krsosk/img.jpg)
섬 / 손세실리아 네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안경을 두고 왔다 나직한 목소리로 늙은 시인의 사랑 얘기 들려주고 싶어 쥐 오줌 얼룩진 절판 시집을 두고 왔다 새로 산 우산도 밤색 스웨터도 두고 왔다 떠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날을 몰라 거기 나를 두고 왔다 ....... 여러 벌 스웨터와 안경, 오래된 시집까지 곰비임비 쌓아두고 왔고 그렇게 믿을 수 있지만 목소린 아닌 것 같다. 목소릴 두고 올 수 있을까 내 목소릴 그러니까, 여전히 데리고 있는 이가 있을까? ....... 마당의 여름하늘 댓글 8 파란편지2021.09.04 04:07 신고 그러니까 거의 다 두고 온 거죠? 뭐 하려고 왔는지, 왜 와야 했는지... 그만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렇게 온 사람이 잘한 건지도 모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