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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텃밭 꽃들 가운데 유독 장미에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의도했다기보단, 꽃으로서 장미 만하면 굳이 내가 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피고 또 잘 지기 때문이다. 향이 진한 주황과 분홍 사이의 꽃. 매년 텃밭 구석에서 지맘대로 피었다가 홀연히 지곤 하였다. 혼자보기 아까운 이들 이름하여 시골장미들 꼭 오므린 꽃송이에서 첫 꽃잎을 펼칠 때 저들도 얼마나 설렐까 싶다. 엊그제까지도 윗사진처럼 오도커니 꽃망울만 단 모양을 했었는데 말이지. 낮동안 이렇게 활짝 피었고, 지금 쯤은 깡그리 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진으로 찍어두길 잘 했어) 사진 속 펼쳐진 꽃잎들이 예술이라서 감탄을 또 한다. 팔불출이 따로 없지 뭐 ㅎㅎ 여기까지가 내 텃밭의 시골장미이고 아랜 도시장미들. 무리지어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아이들은 명찰처럼 붉은..
나의 개종 /장석주 최근의 내 기분을 녹색이라고 한다면 내 종교는 물푸레나무다. 식물의 기분으로 맞는 아침들, 우리에게 개종을 끝내야할 의무가 있다. 눈꺼풀 없는 눈을 깜박이는 국립생태원의 내 착한 물푸레나무 형제여, 빙하와 수만 밤의 기억을 품고 안개 속에 서 있는 이타적인 내 이복형제여, 저 우듬지에 하얀 소금이 반짝이고 막 터지는 빛 속에서 파랗게 열리는 공중, 발끝으로 서 있는 저 물푸레나무들은 전생이 무용수였던가. 우리가 물푸레나무는 아니더라도 아침이라는 종교를 받아들이자. 개종자들이 아름다움 속에서 질식할 때 당신은 이미 개종을 예비하는 동물이다. ㅡ 시인동네 2019, 6월호 산, 그리고 인생 /이은숙 세상살이나 산山살이나 다를 게 없는데 세상살이만 힘들다 하네 등에 짊어진 무거운 배낭 그 ..
제목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을 했었다. 볕이 드는 창가 조그만 화분으로부터 저 척박한 흙으로 이사를 했다. 걱정을 했지만 제 살길 찾아 뿌리내리는 것은 이들 식물들의 몫. 다행히 이사 후 3주 째가 되는 저 싹들은 저렇게 아무 때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 여행을 많이 하여서* 여독이 쌓였을 법도 하지만 마냥 기쁜 표정들이다. 참취와 곰취들. 사슴님께서 씨앗들을 보내주시면서 한국의 강원도 산이라셨다. 너무나 귀해서 따로 질그릇 화분에 심었지만, 좀 자라면 산과 들로 옮겨줄 것이다. 돌산갓, 난생 처음 본 식물들인데, 가느다란 꽃대를 올려 작고 노란 꽃을 피웠다. 잘만 하면 이들로부터도 씨앗을 받을 수 있겠다. 아욱, 마음씨 좋은 동네 아줌마처럼 넙적한 저 잎들 좀 봐. 옛날에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1 간만에 도시를 오가다 보니 신호등 앞에서 사진에서처럼 상자가 비치된 세발이나 두발자전거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비교적 유행에 둔한 독일에서, 도회지라곤 차 운전하며 쓰윽 스치는 게 전부인 나인데 지난번 여행 중 심심찮게 만난 저 비슷한 풍경을 보고서 인터넷까지 열..
드디어 라일락이 꽃잎을 열었다. 주먹을 꼭 쥔 듯 결연하게 버티더니 오늘에서야 이렇게 피어났다. 속삭이듯 작게 핀 라일락을 보자니 작년 이맘때 헤어졌던 절친을 다시 만난 듯 가슴까지 미미하게 콩닥거려서 해가 졌음에도 카메라에 꾹꾹 눌러 담았다. 겨우 두어 개 꽃 피었다 하지만 특유의 꽃향은 어지러이 번진다 숲바람 탓이다. 튀미안도 이제 막 피려나 봐. 연분홍 작은 꽃이 보라색 고양이민트와 잘 어울려서 이웃하여 심었었다. 튀미안 사이에 단풍나무 싹이 돋았네. 아쉽지만 저렇게 태어나는 수 많은 나무싹을 수시로 뽑아주어야 한다. 잊고 뽑지 않으면 저 나무싹들이 나의 마당을 순식간에 밀림으로 만들어버리니까. 댓글 15 노루2019.05.26 18:20 신고 라일락 꽃망울이 참 예쁘네요. 라일락은 또 꽃이 오래 ..
운전 중 곁눈으로 스쳤던 저 들판을, 보았다고 하나 아니면 아니었다고 해야 하나. 기대대로 사진 속엔 유채꽃 샛노란 벌판이 군데군데 보인다. 아주 잠시 곁눈길 주고 카메라를 되는대로 눌렀는데 같은 경치는 위의 사진 외에 적어도 30장은 삐딱하거나 엉뚱하게 찍혔다. 여기 카셀을 출발하여 귀갓길에 올랐었다.왼쪽 각이 진 건물이 카셀 중앙역(왼쪽). 이날 나는 트레일러를 달고 서행했고, 트레일러 속엔 나의 동행했던 모종들이 나와 함께 귀가를 하는 중이었다. 아우토반에 진입하기 전 시내 거리, 빨간신호불 앞에서. 가로수마다 초록이 숨 막힐 듯 늘어만 가는 오월 어느 맑은 날. 아우토반에 안전하게 들어온 뒤 카메라를 다시 꺼내서 퍽퍽 찍기. 굳이 이유라면, 못 말리게 샛노란 저 유채밭 때문에...... 그런데 저..
무무*와 찰옥수수*, 오늘도 꼭 붙어서 햇볕을 즐기는이들의 숙명적인 우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니 목부터 마른다. (그래서 커피 한 모금 들이키고 ..... ) 위로 쭉 뻗은 푸른 옥수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본적은 대한민국 강원도 어느 농장인 것으로 추측되며 한톨의 낱알일 때 이미 태평양 건너고 또 대서양까지 비행해서 나에게로 온 어마어마하게 용맹무쌍한 싹이시다. 이른 봄 어느 그믐에 경건한 마음으로 작은 화분 속에 심었더니 1주일여 뒤에 보란 듯이 싹이 났다. 세상에 처음 나온 쌀알보다 작은 초록이를 무무가 바로 알아보았지 싶다. 아니다, 무무는 그 싹이 옥수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좋아서 마냥 바라보았을 것이다. 성격이 과묵하고 또한 신실한 무무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옥수수싹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