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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내 유년의 튼실한 기억 가지에 언제나 풍성한 잎을 달고 있는 뽕나무,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텃밭에 뽕나무를 심었었다. 초고속 성장을 하던 뽕나무네 몇년 전부터는 사진의 풍경처럼 오디까지 주렁주렁 달리네. 하긴 요즘 누가 뽕잎때문에 뽕나무를 키울까마는. 세상에는 세월따라 ..
열흘 전 쯤, J씨와 통화를 하면서 고사리이야길 했었다. 독일에 온지 1년쯤 되는 그녀에게, 흑림엔 깔린 게 고사리라는 둥 굵기가 아이 손가락만 하여서 잠깐만 꺾어도 한 자루 채우기는 문제없다는 둥..... 간만에 하는 한국말이어서 되는대로 떠들었지 싶다. 고사리 '고'자도 모른다는 J씨..
슈테포루, 뭐 중요한 단어쯤 될 것 같지만 집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할 물건의 약자를 메모한 쪽지이다. 유난히 잘 잊어버리고 -요즘 들어 그 증세가 더욱 심화되었으므로-, 급기야 이렇게 적어서 문 안 쪽에 붙여 놓았다. 이를테면 자구책인 셈. 슈(Schluessel 열쇠) 테(Telefon 전화기) ..
몰래 잠깐 피고마는지, 땅 위에 떨군 꽃잎을 볼 뿐이었는데 오늘은 용케도 완연한 꽃을 만났다. 손아귀에 넣고 함부로(?) 구겼던 원고마감 직전의 그 폐지들 모양 같은 꽃, 종이가 아니고 폐지는 더더욱 아닌...... 양귀비를 알아보았던 이가 당현종이었던가 당태종이었던가??? 만지면 부서질 게 뻔한 꽃인 듯한 여인. 얼굴이 창백하여 유독 마음이 가는 꽃, 둥글게 피었던 얇은 꽃잎들이 금세 떨어졌는지 딱 두 잎만 남았다. 들양귀비 가운데 꽃의 가장자리에 흰 테두리가 그려졌다. 붉은 빛이 바랜 듯, 일부러 그려 넣은 듯 멋스럽다. 돌연변이가 확실하다. 이런 꽃씨를 뿌린 적도 없고, 작년 꽃들도 이런 모습을 한 적이 없었다. 뒷 배경은 토마토들, 그러니까 토마토밭. 아니다, 양귀밭에 토마토를 심었다는 게 더 맞..
70미터가 넘는 청동제 동상 헤어쿨레스. 벗은 거인의 뒷태는 산 위에 올라야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고, 저녁이 되면 신비한 푸른 빛으로 뒤덮힌 카셀의 헤어쿨레스. 그가 바라보는 산 아래서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물계단 놀이가 펼쳐진다. 고개를 힘껏 위로 젖히고 바라봐야 보이는 헤어쿨레스, 머무는 곳이 시내 복판이므로 걸어서도 올 수 있지만 셔틀버스 이용 등등의 편리를 위해 빌헬름스훼헤 공원* 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산 위까지 이동했다. (주차티켓 1장으로 셔틀버스 6명이 승차 가능하다) 그래서 산 꼭대기부터 하산을 하며 물계단을 보기로 하고. 찍은 각도와 거리마다 그가 다르게 보이는데, 아래 계속되는 사진들은 내가 하산하는 위치와 일치한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우측 계단으로 ..
유월 저녁 /이상국 아내의 생일을 잊어버린 죄로 나는 나에게 벌주를 내렸다 동네 식당에 가서 등심 몇 점을 불판에 올려놓고 비장하게 맥주 두 병에 소주 한 병을 반성적으로 그러나 풍류적으로 섞어 마시며 아내를 건너다보았다 그이도 연기와 소음 저 너머에서 희미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더 이상 이승에서는 데리고 살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ㅡ모:든시 2018, 겨울호 ............................ 아내 생일을 까먹어서 벌주를 마신다는 이 시를 읽는 것까진 좋았는데, 운전 중에 어렴풋이 뇌리에 떠올라서 싱겁게 웃었다. 벌주(라고 여기는 술)를 마시는 시인이 그의 아내와 희미하게 마주보는 풍경, 맥주와 소주를 섞었는데 그걸 '반성적으로 그러나 풍류적으로 섞'었다 한다. 술맛이 어떤..
땅힘만 믿고 뿌리를 묻은 상추들 , 맨 위는 저절로 난 코스모스들 세상 일들이 땅에 채소 심는 일처럼 쉽다면 좋겠어. 그렇다고 채소 심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을 한번 말로 해보라면 글쎄 단번에 떠올릴 단어가 있긴 한가 ? 내가 믿고 맡긴 그대로 땅은 저 나약한 풀들의 뿌리를 안아주었어. 토마토와 물그릇을 함께 심었다. 물이 뿌리에 빨리 닿는 농법이다. 밑이 뚫린 화분에게 물그릇 역할을 맡겼다. 보기만 놀이 비슷할 뿐, 단 한번 사는 저 생명을 두고 어찌 놀이를 할 수 있겠어. 저 물그릇을 통해 마시는 물로써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릴 거야. 소낙비 내린 후의 토마토밭 나의 여름 한 철은 순한 풀들에게 여러 종류의 이기적인 나를 심고 여러 방향으로 돌진하는 나를 보는 일 "내가 과연 사랑을 할 수 있기나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