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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체 글 (997)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나를 만지지 마라 /권혁웅 "슬픔이 몸을 얻으면 저렇게 된다" 꽃을 떠올린다면 당신은 바스러지기 쉬운 감정을 가졌다 취산화서(聚散花序)의 꽃대 끝에는 어리둥절한 얼굴이 있다 당신 자신을 떠올린다면 당신의 자아는 뚱뚱한 물풍선이다 누가 바늘을 들고 무한한 시간을 건너서 다가오..
이리스의 오래된 자동차, 올드타이머 이맘때가 되면 올드타이머 즉 오래된 자동차의 전시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태 단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는데, 이유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으므로..... 그런데 일전 친구의 생일잔치에서 오랫만에 이리스를 만난 게 계기였다. 자신의 올드타이머들 중의 한대를 이날 선보인다며 전시 당일 만나면 어떤가고 넌즈시 물었었다. 이미 밝혔듯이, 워낙 흥미를 가지지 않았던 분야여서 이리스에게 예와 아니오의 중간쯤인 '야인 Jain(Ja + Nein)'으로 답했었다. '별일 없는 한 약속을 지키겠다' 혹은 '가도록 노력해 볼께' 뭐 그 정도의 뜻이었다. 행사 당일인 지난 일요일은 멋 곳에 사는 친구까지 초대하여 느긋하게 아점심을 먹고 쾌청한 여름숲을 가로질러 수 많은..
울리케 마당의 석가모니 부처 /오규원 남산의 한 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부처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떼어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빛이 담기지 않는 자리에는 빛 대신 그늘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을 다듬으며 쉬다가 돌아 앉아 부처의 한쪽 눈에 똥을 눠놓고 간다 새는 사라지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 ―시집 '두두' 문학과지성사, 2008 품을 줄이게 /김춘수 뻔한 소리는 하지 말게 차라리 우물 숭늉을 달라고 하게 뭉개고 으깨고 짓이기는 그런 떡치는 짓거리는 이제 그만 두게 훌쩍 뛰어 넘게 모르는 척 시치미를 딱 떼게. 한여름 대낮의 산그늘..
여름이라곤 하나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오고 안개까지 자욱한 일요일 오전. 이런 날은 느긋하게 집 안에서 게을게을 하면서 행동반경을 가능한한 좁혀 지내고싶다. 그런데 어쩌랴, 이미 작년부터 예정해둔 로시니 음악회에, 채식주의 친구의 며칠 전에 지난 생일도 축하해 주기로 했으니...... 나 말고 이런 날 숲을 가로지르는 사람이 없다. 산을 몇개 넘는 동안 사람은 그림자도 안 보인다. 안개가 휘두르고 있기도 했지만 여튼.... 작년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때에, 로시니와 그 외 다수 성악음악을 듣고 보게 된다. 이 도시는 축제동안 저렇게 로시니의 옛 사진들을 막대기로 만들어 곳곳에 꽂아 두었다. 일찌감치 공연장에 도착, 공연장 안으로 드니 가수들의 발성연습 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역사적 의미가 있어서 도시가..
서랍같은 숲집에 구겨들어와 살다가 한번씩 구석구석 젖고 싶을 때가 있다. 교정을 보지 않은 문장처럼 함부로 내지르는 물 묻은 말들도 입 큰 골짜기가 다 삼켜주니. 댓글 10 노루2019.07.26 16:49 신고 흑림에 비 기다리며 숲지기님 마음 밭은 시의 단비로 촉촉 그런데, 구겨들어가신 것, 맞나요? ㅎ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07.28 14:51 비가 내렸습니다. 숲이 흠뻑 젖었고요, 여름 안개까지 골짝마다 짙은 걸요. 네? 구겨들어왔는지, 로시니 음악 다 듣고 생각해 보겠습니다요. 수정/삭제 eunbee2019.07.28 09:52 신고 파리는 어제 소나기가 신나게 내렸다네요. 숲지기님 흑림에도 시원스레 장대비가 내리길요. 여름 장대비, 겨울 함박눈. 노루님의 '좋아하는' 메뉴~^^ 답글 ..
오늘 39도를 예보하였고 이미 바깥엔 35도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이 더위를 상쾌하게 견딜 수 있는 것은 밤 기온이 20도 이하까지 내려가 주고 무엇보다 기온이 가장 상승할 때의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기후가 여전히 상쾌하다는 것은 인간의 경우이고 식물들은 좀 다..
누구에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문태준 나는 스케치북에 새를 그리고 있네 나는 긴 나뭇가지를 그려넣어 새를 앚히고 싶네 수다스런 덤불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겨 심고 싶네 그러나 새는 훨씬 활동적이어서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 모르지 새의 의중을 물어보기로 했네 새의 답변을 기다려보기로 했네 나는 새의 언어로 새에게 자세히 물어 새의 뜻대로 배경을 만들어가기로 했네 새에게 미리 묻지 않는다면 새는 완성된 그림을 바꿔달라고 스케치북 속에서 첫울음을 울기 시작하겠지 .................... *새를 위한, 새가 필요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 활동적인 새가 어쩌면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에도 새의 언어로, 새의 의중대로 그림을 그리기를 시는 충고한다. 그러지 않으면 완성된 그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