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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살림 /이병률 오늘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일일이 별들을 둘러보고 오느라고요 하늘 아래 맨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볼 때면 압정처럼 박아놓은 별의 뾰족한 뒤통수만 보인다고 내가 전에 말했던가요 오늘도 새벽에게 나를 업어다 달라고 하여 첫 별의 불꽃에서부터 끝 별의 생각까지 그어놓은 큰 별의 가슴팍으로부터 작은 별의 멍까지 이어놓은 헐렁해진 실들을 하나하나 매주었습니다 오늘은 별을 두 개 묻었고 별을 두 개 캐냈다고 적어두려 합니다 참 돌아오던 길에는 많이 자란 달의 손톱을 조금 바짝 깎아주었습니다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중 ... 자정 즈음에 비가 올 것이라고 했다. 바람이 어두운 창밖 고목나뭇잎을 부비며 내는 소리에 습한 비냄새가 난다. 별은 뜨지 않았다. ... 우리나..
글의 제목을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하였다.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과 신화 속 여인,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나 행적은 전혀 관심 밖이지만 그의 서재에서 애지중지 자리를 지킨 여인이 다름 아닌 그리스 신화 속 페르세포네*라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프랑스의 고(故)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대통령(Valéry Giscard d'Estaing) 은 헌신적인 고미술품 애호가였다 한다. 지난 2020년 그가 사망하고 아끼던 수집품들의 일부인 고고학적 유물의 일부가 현재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어 호사가들의 흥미를 부추기고 있다. 그리스에서 발굴된 44cm 높이의 테라코타 여인은 신화 속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 Persephone*이다. 유물의 추정 제작연대는 기원전 4세기경인데 이 시기는 어림잡..
하루 종일 웃음을 장착하게 하는, 초록의 계절이 왔다. 미안할 만큼 기쁘고 또 일일이 인사하고 싶어진다 나무에게 숲에게 소란스레 흐르는 개울물에게. 운전 중 퍽퍽 찍은 것이어서 어디 내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간만에 맑은 4월, 내가 얻은 산골의 봄 전경이다. 무슨 말인지 덧붙이는 것이 사족이 아니ㄹ까 싶도록 초록초록 저 빈 가지들에 맺힌 풍경이 좋다. 눈 녹은 물이 도랑바위를 한번 문지르며 흐르는 저 봄개울은 어떻고! 아, 이제 보니 서둘러 싹 낸 저 가지는 갯버들인가 보다. 멀쩡하게만 보이는 개울물에 손을 넣거나 혹은 맨발로 들어가면 아직은 비명을 지를 수 있다. 의외로 얼음물처럼 차갑기 때문. 여기까진 산너머 아랫동네였고, 우리동넨 이제 막 개나리가 집집마다 샛노랗다. 축복의 주말, 들깨잎 싹과 고추모..
된장을 담갔다. 오랜 객지 생활에, 그 어떤 낯 설고 부정적인 감정이 목까지 차오를 때도 된장국 한 사발 들이키고 나면 만사가 다시 평온해지곤 했다. 된장은 그러니까 나의 소울푸드인 것은 물론이고 내 정서를 가지런히 하는 마약 같은 식품인 셈. 이토록 소중한 된장을 만들자면 우선 콩부터 씻고 불려서 삶은 후 아래처럼 모양을 만든다. 이렇게 작년 11월에 메주를 쒔고 광주리에 담아 거실에서 건조시킬까 했지만 특유의 향(지독한) 때문에 단 이틀 만에 발코니에 내놓고 겨울을 났다. 그리고는 오늘 춘삼월 맑고 개운한 날, 필요한 재료를 준비해서 장 담그기를 시작했다. 재료라고 했댔자 소금, 생수, 메주와 이를 다 담을 항아리가 전부이지만. 어릴 때 나는 대가족 속에서 살았다. 살림을 책임지셨던 백모께선 한학을 ..
간밤에 눈이 내렸었고 아침 나뭇가지엔 눈꽃이 수려했었다. 그러나 대지가 더웠던지 낮이 너무 길었던지 아껴서 나선 오후 산책엔 거의 녹고 있었다. 벌써 봄눈이란 말인가? 호숫가도 쏘다녔다. 풀벌레도 물곤충도 없고 바람마저 한 줄기 없는 참 이상한 날 얼다 만 호수면이 겨울가지를 보여주었다. 오래 물가에 서서 나뭇가지의 문장을 읽고 또 읽다.
미샤엘동산, 저 팻말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는 날이다. 매년 1월 6일 만나기로 하고 수년 동안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변함없이 지켜진 것은 아니고 우리 중에 다른 대륙으로 간 친구들도 있고, 아예 딴 세상으로 가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친구도 있다. 아직 이 곳에 남은 우리는 그래서 한 해의 숙제를 하듯 얼굴을 보고 또 보여준다. 산 위에 작은 카펠레가 있는데, 이 교회 이름이 미샤엘동산. 아래 사진들은 그 안의 풍경. 이름따라 천사 미샤엘이 악령을 죽이는 그림. 이 동산 자리에 진짜로 미샤엘 천사가 출현을 했고 여러 신령스런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기도 한다. 카펠레 안의 벽화 천정벽화 친구들과 카펠레에서 만나 연례 행사처럼 주변 숲길을 한바퀴 빙 둘러 걷고 다시 되돌아 온다. 청명하고 포근하지만 강..
숲을 한참 걷고 난 뒤에 펼쳐진 보리밭, 매년 1월 6일에 걷는 친구들과의 산행 중이었다. 앞에 예쁜 녀석은 아니타의 강아지. 하늘이 매우 청명한 섭씨 12도의 날씨, 이 곳을 걸었던 중 제일 포근하다. 거의 눈이 쌓였었고, 영하의 매서운 강풍이나 안개가 꼈었던 예년에 비하면 거의 황제급 날씨. 낙엽과 진흙이 뒤섞인 숲 진흙탕길 진흙이 신발에 어찌나 달라 붙는지, 혼자 보리싹 이랑으로 뛰쳐 나와 걸었다. 발 아래 보리싹을 밟는 촉감도 나쁘지 않았고 이맘때 보리는 한번 밟아 줘야 한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던 터라 죄책감없이 즈려밟았다. 눈이 쌓였을 때도 이곳을 보며 걸었을텐데, 처음 와본 곳인 듯 새롭다. 퍼런 1월초에 눈 대신 보리밭을 보리라고 어디 생각이나 했었어야지. 여긴 햇볕을 받는 곳이고 이 쪽은 ..
해발 1천미터 고지 뒷산엔 눈이 쌓이지만, 6백미터 지점 산중턱인 여긴 다행히 비가 내린다. 사진의 낙엽길은 등산로로 연결된 뒷마당 치워도 치워도 다시 수북한 낙엽들은 오는 비가 마치 접착제라도 된 듯 바닥에 눌러 붙었다. 올핸 제라늄 정리도 늦다 추위가 지각을 하는 통에 쉬엄쉬엄.... 낙엽 치우는 도구는 딱 요 빗자루 하나, 이웃들은 바람을 불어 쓸어 내거나, 흡입을 하는 기계를 더러 쓰지만 나는 굳이 빗자루를 고집한다. 한햇동안 마당 나무들이 이룬 낙엽 농사 아닌가, 나름 소중했을 것들을 너무 쉽게 없애면 안 될 것 같다. 노동인가 놀이인가, 얼마전까지는 노동이었지만 이제 점차 놀이 쪽으로 기운다. 마당 한 곳엔 이끼가 새파랗게 살아나고 있다. 다른 계절엔 죽은 듯 지내다가도 꽃들이 지고, 나무의 ..
이번엔 토론토에서 올린 티벳 원형춤 영상이다. 고구려 벽화 속의 장삼춤과 너무도 흡사하다고 이미 여러 번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며칠 전부터 보고 또 보는 티벳춤, 내 속 어딘가 있을 법하고 그러나 어느 세대 부터선가 잊고 살아온 듯한 익숙한 노래와 또 몸짓이다. 몇 번을 무심코 보다가 유난히 눈길이 가는 소녀 춤꾼을 찾았다. 붉은 비단치마의, 춤맵시가 깜찍한 소녀이다. 영상 끝부분, 어두워진 뒤에도 군무를 추는데 소녀 춤꾼도 예외가 아니다. 이름 모를 예쁜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