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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흐리고, 툭 하면 소나기를 뿌리는 날은 딱히 할 게 없다. 잠시 비 그친 막간을 이용하여 잔디나 깎았고. 사진의 저 잔디 기계는 지난 20년을 함께 한, 신뢰하는 내 여름친구. 원래는 저렇게 작지 않은데, 진짜 장난감 같네 ㅎㅎ 날이 흐리든 말든 웃고 있는 여름꽃들을 바구니에 담아 본다, 글쎄 꽃들로써 뭘 하긴 해야 할텐데..... 도토리 만한 보라꽃들이다. 손에 든 왼쪽은 남자의 진심이라는 뜻의 Mannstreu(Erygium)이고 오른 쪽은 보라엉겅퀴. 이맘때 피는 신비스런 꽃 '초원의 하녀 Jungfer im Grünen' 사진이 참 못 나왔네. 원래는 그 어떤 꽃보다 예쁜데... 바구니를 보니 '남자의 진심' 을 참 욕심껏도 담았네 ㅋㅋ 노란 꽃은 라인파른Rainfarn, 저 꽃은 중세때부터 유럽..
하루는 흐리고 다음 날은 간헐적 비 내리고 또 다음 날의 하늘은 폭우를 쏟아붓고 하는 반복을 몇 주째 하고 있다. 예보에는 흐림이라고만 해놓고도 느닷없이 굵은 빗줄기로 골짜기를 덮치기 일쑤다. 열대지방에서나 만나는 스콜 소낙비 바로 그 모양새로. 텃밭농사를 짓고 있으니, 예년 같으면 이맘 때 야채들에 물 주는 일이 대사였다. 올핸 그러나 물과 노동을 한꺼번에 절약하는 중이다.. 잦은 폭우로 인해 심어놓은 야채 모종이 폭우에 꺾이고 특히 넓은 잎 채소는 흙물을 자주 뒤집어 써서 일일이 잎의 앞뒤를 씻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겪던 여름장마가 연상되는 나날을 보내면서 새로 공부한 것도 있다. 비에 강한 채소가 있고 또 그렇지 못한 것이 있는데 이를테면 잎이 넓은 호박 오이 토마토 등은 폭우에 많이 다치고, 부..
작별 /이시영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가장 아끼던 씨앗을 바람에게 건네주며 아주 멀리 데려가 단단한 땅에 심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민들레 도전기 (daum.net) 민들레 도전기 아이* 와 민들레, 짧은 사진이야기 뭐 재미있는 게 없을까, 아이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씨앗을 붕붕 띄운 민들레 줄기 하나. 허리를 굽히고 원하는 것을 조그만 손아귀에 넣어 잡아 당겼다. 어? 되 blog.daum.net 숲의 푸른점심, 서시 (daum.net) 숲의 푸른점심, 서시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 blog.daum.net 댓글 6 파란편지2021.07.14..
돌보지 못한 애인같이 머리가 사정없이 헝컬어진 텃밭 줄장미, 그래도 넉살좋게 찾아와 매년 대문이 비좁게 잔치를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재작년부터 전지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참 볼상 사납다. 뭣이 그리 바빴는지 매년 개화기를 놓치기가 일쑤였는데 올핸 7월초도 써늘해서 핀 꽃이 오래 간다. 꽃이라도 져야 전지를 하지. 특히 줄장미는 줄기 가시가 성가셔서 전지를 하는 동안엔 가시에 여기저기 긁히고 찔리는가 하면 일을 끝낸 후엔 영락없이 몸살을 한다. 줄기가 웃자라서 오가는 길에 자꾸 옷을 잡아당기길래 급한 가지 몇 개 잘랐다. 왼손으로 연장 잡고 오른 손엔 핸드폰. 어두워질녘, 나흐티갈의 노래를 듣는 줄장미 댓글 38 파란편지2021.07.10 01:54 신고 마당과 정원은 다른데 새소리는 숲지기님의 것..
독일 생활이 이미 20년도 훨씬 더 되었지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 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설거지이다. 그 동안 벌써 여러 번 글로 써 볼까 했지만 여태껏 꾹꾹 참았던 것은 마치 고자질이라도 하는 듯한 일말의 캥기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전에 집으로 초대했던 지인들이 딴엔 나를 도와준다고 큰 접시를 손세척했고, 어떤 접시는 그릇장에까지 넣어 놓았다. 이 일로 인해 나는 망설이며 만하루를 넘긴 뒤, 접시들을 몽땅 다시 꺼내서 재세척을 하였다. 이렇게까지 하는 나를 독일식으로 보면 쓸 데없이 과민한 비정상이요 우리나라 식으로 보자면 너무나 당연한 정상이지 싶다. 서론을 이 정도로 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고자질을 할 차례. 위 사진은 전형적인 독일식 설거지 광경인데 우리식 설거지를 한번이라도 해 본 ..
숲만 보며 여러 날을 살았다. 그러면서도 어둠이 올 때까지 부지런히 몸일을 했고, 덕분에 이른 봄부터 씨뿌려 키운 모종들의 대부분이 밭으로 이사를 갔다. 밭으로 떠나보내는 이별을 하고도 전혀 슬프지 않은 것은 이 경우 뿐이지 않을까. 그렇지 오늘은 꽃꽂이 사진을 올리는 중이지. 질경이 망초꽃 엉겅퀴 장미 오레가노꽃 수선화잎 무화과잎 심지어 잔디의 씨앗대까지 내 마당에서 수확한 것들만을 모아서 꽃았다. 사진들은 그 때의 기록들, 세상의 플로리스트들 중 내 이 순간만큼의 기쁨을 가진 이가 있을까. (자화자찬!, 자뻑이라 하던가 ㅋ) 돌보지 못했지만 필요한 만큼의 꽃을 늘 피워주는 장미, 몇 그루 둘러보면 자연 속에서 잘 자란 예닐곱 송이 꽃을 거두는 것 쯤은 문제가 없다. 준비물은 이게 전부, 너무 부실하다..
노래하는 모자 /반칠환 그는 창고를 짓지 않았을 때에도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마지막 날 나를 들여 양치기로 삼았다. 그는 내가 노래할 때마다 모자를 하나씩 씌워준다. 나는 점점 높아진다. 노래를 들은 양들은 하나씩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노래하는 나는 입이 있지만, 반짝이는 별들은 항문조차 없다. 노래를 할 때마다 모자는 높아지고 나는 점점 납작해진다. 나는 그의 창고에 매혹되어 종종 그를 잊지만, 그는 때마다 나를 불러 찬미하라 한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 그가 모든 것이 부족한 나를 찾는다. 어디에나 있어도 안 보이는 그가, 어디에 숨어도 보이는 나를 찾는다. 처음엔 목이 쉬도록 노래 불렀지만 이제는 허밍으로 노래한다. 절창으로 부른다고 그의 영광이 높아지고, 음치로 부른다고 광영이 낮..
인디언들이 그랬다죠, 말을 타고 너무 빨리 달렸다 싶으면 잠시 멈춰서서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기를 기다렸다 하죠. 텅빈 봄숲을 이리저리 오가는 동안 요즘따라 그저 기계적으로 운전을 할 때가 잦습니다. 그야말로 멍~~~하게요. 하하 영혼이 인디언식 늑장을 부렸을까요. 앞 사진을 보니 오늘 하산 풍경인데, 오른 쪽 아래가 절벽이고요. 하긴 날마다 다녀야 하는 길 가운데 한쪽이 절벽이 아닌 적은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출발을 하고 목적지까지, 별 일이 없는 한 멈춘 적도 없는데 잠시 멈췄어요. 한 박자, 숨을 고릅니다. 댓글 4 파란편지2021.04.23 01:31 신고 인디언처럼요? 인디언들은 영혼을 참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인 것 같았습니다. 인디언이 쓴 책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영혼이 깃들어..
비가 오려나 보다 했는데 콩알 만한 얼음덩어리를 동반한 진눈개비가 내렸다. 공식 기후측정 이래 제일 추운 4월을 보내고 있다나 뭐라나. 산벚의 안녕이 걱정되어 북쪽으로 난 부엌창가에 아예 전을 치고, 별로 한 일도 없으면서 보낸 한 나절동안 산벚과 벗 되어 지냄. 보름도 넘는 동안 만개한 산벚, 연일 사나운 날씨에도 마치 잔치 중인 듯 소요하다. 집 안도 바깥도 어두울 뿐인 세상에 홀로 환한 산벚, 참 괜찮은 벗이다. 여기서 아점심 먹고, 오후 내내 빈둥댐
산벚인 줄 알고 찍었지만, 아닌가? 눈이 쌓였던 동안엔 발도 들일 수 없는 곳이지만 봄기운이 눈을 녹이니 조그만 계곡에도 물이 불어났다. 초록도 다 같은 초록이 아니다. 위의 사진처럼 저렇게 다양한 초록이 어울린 숲풍경이 좋은데, 어디 여행이라도 하는 날이면 저런 훅림풍경이 그립다. 그러고 보니 마치 봄맞이 연례행사처럼 어느 시기가 되면 여기 와서 저 나무들을 보고, 저 조그만 도랑물소릴 듣곤 한다. 다행인지, 이렇게 이상한(?)을 하는 사람은 이 숲에선 나 말곤 없는 듯 하하.... 맑게 흐르는 저 녹은 물은 너무 아주 차가와서 손을 넣기라도 한다면 손마디까지 시리다. 여기가 무르그 강(Murg)의 최상류이니, 흘러흘러 라인강과 합류를 할 것이다. 파란편지2021.04.15 13:33 신고 그렇다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