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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독일 생활이 이미 20년도 훨씬 더 되었지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 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설거지이다. 그 동안 벌써 여러 번 글로 써 볼까 했지만 여태껏 꾹꾹 참았던 것은 마치 고자질이라도 하는 듯한 일말의 캥기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전에 집으로 초대했던 지인들이 딴엔 나를 도와준다고 큰 접시를 손세척했고, 어떤 접시는 그릇장에까지 넣어 놓았다. 이 일로 인해 나는 망설이며 만하루를 넘긴 뒤, 접시들을 몽땅 다시 꺼내서 재세척을 하였다. 이렇게까지 하는 나를 독일식으로 보면 쓸 데없이 과민한 비정상이요 우리나라 식으로 보자면 너무나 당연한 정상이지 싶다. 서론을 이 정도로 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고자질을 할 차례. 위 사진은 전형적인 독일식 설거지 광경인데 우리식 설거지를 한번이라도 해 본 ..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오는 7월 3일부터!
여름 장마 /이병률 미안하다고 구름을 올려다보지 않으리라 좋아, 라고 말하지도 않으리라 그대를 데려다주는 일 그대의 미래를 나누는 일 그 일에만 나를 사용하리라 한 사람이 와서 나는 어렵지만 두 평이라도 어디 땅을 사서 당신의 뿌리를 담가야겠지만 그것으로도 어려우리라 꽃집을 지나면서도 어떻게 살지? 좁은 골목에 앉아서도 어떻게 살지? 요 며칠 혼자 하는 말은 이 말뿐이지만 당신으로 살아가리라 힘주지 않으리라 무엇이 비 되어 내리는지도 무엇으로 저 햇빛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리라 하지만 세상에는 공기만으로도 살아가는 공기란(空氣蘭)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았으니 당신으로 살지는 않으리라 물 없이 흙도 햇빛도 없이 사람 없이 나는 참 공기만으로 살아가리라 ―계간 '시와 표현' 2012년 가을호 칸나가 피는 오..
숲만 보며 여러 날을 살았다. 그러면서도 어둠이 올 때까지 부지런히 몸일을 했고, 덕분에 이른 봄부터 씨뿌려 키운 모종들의 대부분이 밭으로 이사를 갔다. 밭으로 떠나보내는 이별을 하고도 전혀 슬프지 않은 것은 이 경우 뿐이지 않을까. 그렇지 오늘은 꽃꽂이 사진을 올리는 중이지. 질경이 망초꽃 엉겅퀴 장미 오레가노꽃 수선화잎 무화과잎 심지어 잔디의 씨앗대까지 내 마당에서 수확한 것들만을 모아서 꽃았다. 사진들은 그 때의 기록들, 세상의 플로리스트들 중 내 이 순간만큼의 기쁨을 가진 이가 있을까. (자화자찬!, 자뻑이라 하던가 ㅋ) 돌보지 못했지만 필요한 만큼의 꽃을 늘 피워주는 장미, 몇 그루 둘러보면 자연 속에서 잘 자란 예닐곱 송이 꽃을 거두는 것 쯤은 문제가 없다. 준비물은 이게 전부, 너무 부실하다..
인간다움 공정성 관대의 상징인 무지개 장식(사실은 동성애 상징)을 반대했던 유럽축구협회이 대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뮌헨시가 축구협회(UEFA)에 유럽컵 국제 축구대회 예선 마지막인 헝가리와 독일의 경기가 뮌헨에서 있던 지난 수요일(6월23일)에 경기장의 무지개색 장식 허가를 요청하였고 협회는 정치적인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무지개무늬의 상징은 인간다움 공정성 관대의 상징이다. 한 경기장의 무지개 장식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유럽축구협회이 대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수요일 뮌헨시가 축구협회(UEFA)에 유럽컵 국제 축구대회 예선 마지막인 헝가리와 독일의 경기장에 무지개색 장식 허가를 요청하였는데 축구협회는 뮌헨시의 무지개장식 요청을 거절하였다. 문제는 협회가 내세운 거절 이유..
우리시대 완벽주의자였으며 패션의 거장으로 알려졌던 칼 라거펠트*는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가 출현한(패션쇼 등) 다음 날은 언론매체들은 앞을 다투어 까십거리를 실었었다. 박학다식했던 그는 말하기에도 주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든 지식과 판단력을 '스스로 익혔다' 하였다. 스스로 익힐 수 있는 힘은 그의 독서력에서 나왔고, 이에 따른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11살때 삼촌과 시내에 나가서 유연히 독일의 유명 시인의 이름을 단 거리를 보게 되었다. 삼촌은 대뜸 그 시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어린 라거팰트는 모른다고 하였고 '그것도 모르냐' 며 삼촌은 아이의 뺨을 후려갈겼다. 뿐만이 아니라 귀가하여 어머니에게까지 "너처럼 네아이도 바보멍청이야" 라고 핀잔을 주었다. 이 일은..
최근에도 나는 사람이다 /안태현 어딘지 모를 지금에 이르러 사랑을 잃어버리고 뒤돌아보는 법도 잊어버리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밤이다 가끔 어둡게 걸었던 길이나 떠올리면서 생각을 다 쓴다 잠이 들지 않으면 달빛이 희미하게 부서져 내리는 걸 보고 내 여린 박동이 검은 풀잎에 내려앉는 것을 본다 읽을 수 있으되 지금이란 시간은 당신이 보낸 편지가 아니다 하마터면 후회할 뻔했으나 명백하게 혼자다 그리고 마침내 음각으로 새겨지겠지만 최근에도 나는 사람이다 사람이게 하려고 웃고 잊어서는 안 되는 몇 가지를 울고 성의껏 먹는다 태어나는 동시에 날아가 버린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아서 검은 풀잎 위를 걷는다 사람이란*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사람은 늘 하나의 현상 보기에 수려하지 않다 ; 어떻게든 이름 하나로 불리고 ..
노래하는 모자 /반칠환 그는 창고를 짓지 않았을 때에도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마지막 날 나를 들여 양치기로 삼았다. 그는 내가 노래할 때마다 모자를 하나씩 씌워준다. 나는 점점 높아진다. 노래를 들은 양들은 하나씩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노래하는 나는 입이 있지만, 반짝이는 별들은 항문조차 없다. 노래를 할 때마다 모자는 높아지고 나는 점점 납작해진다. 나는 그의 창고에 매혹되어 종종 그를 잊지만, 그는 때마다 나를 불러 찬미하라 한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 그가 모든 것이 부족한 나를 찾는다. 어디에나 있어도 안 보이는 그가, 어디에 숨어도 보이는 나를 찾는다. 처음엔 목이 쉬도록 노래 불렀지만 이제는 허밍으로 노래한다. 절창으로 부른다고 그의 영광이 높아지고, 음치로 부른다고 광영이 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