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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산촌은 가을이 빨리 온다. 요즘 같은 시기엔 일기예보의 최저기온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다름 아닌 제라늄 때문. 기온이 영하로 내려오면 남 아프리카가 고향인 제라늄은 그대로 얼어버리는데 이 즈음엔 영하 날씨가 기습적으로 찾아오기도 하는 게 산골이다. 숲집의 겨울 거실 창가는 그래서 제라늄으로 채워진다. 몇 년 전부터 단 한 포기도 새로 구입하지 않았는데 포기가 많으면 겨울 동안 거실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몇년씩 함께 했으니 이들은 그야말로 반려식물인 셈. (사진이 어둡다. 골짜기에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라....) 밑이 뚫리지 않은 화분으로 제라늄을 옮기는 중이다. 겨울동안에도 가끔 물을 주어야 할 때 바닥 카페트까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저 꽃들이 지기 전에 낙엽이 저들을 몇 겹으로 덮을 것..
유럽정치에 '젊은 피'의 돌풍을 일으켰던 오스트리아의 수상 세바스티안 쿠르츠*가 불과 몇 시간 전 사임을 전격 발표하였다. 녹색당으로부터 부정혐의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그는 부정혐의는 절대 '거짓'이라면서도 더 이상의 정치 혼란을 피하고자 자리에서 물러 난다 하였다. 그가 의심받는 부정행위는 그의 정치측근이 언론을 매수했다는 것인데, 당사자인 그는 의심 자체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줄곧 주장해왔었다. 그러나 점차 가해지는 정치적 퇴진 압박을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의회 여러 정당들끼리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사임결단을 하게 된 쿠르츠총리는 스스로를 희생 제물로 바치는 모양새. 급히 마련된 사임 발표장에서 오스트리아 총리 세바스티안 쿠르츠의 마지막 말은 아래와 같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
텃밭 이웃 울리케는 주말만 되면 '오늘은 또 어떤 주제의 갈등을 만날까'라며 기대반 푸념반 어조로 되풀이 한다. 그녀 울리케는 약 3년 전부터 텃밭연합의 회장이 되었는데 약 60여 텃밭가구연합을 대표하며 무보수 명예직인 그녀의 업무는 그야말로 이름만 회장인 것으로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폭주하는 업무가 한가지 있는데 이웃간의 갈등이 그것이란다. 갈등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주말 오전오후엔 도통 개인시간이 없을 정도라 한다. 언듯 생각하기에 새로 들어온 이웃이 적응을 하며 일어난 일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20년 30년씩 도탑게 정 쌓으며 지내다가 요즘 와서 갑자기 뒤틀어진 이웃사이가 된 게 대부분이란다. 그들의 속사정 얘긴 들어 봤냐고 물으니, "왜 안 들었겠어, 양쪽 불러 놓고 하는 ..
장미 제라늄, 제라늄 꽃이 작은 장미꽃다발 같다 그래서 이름도 장미제라늄. 헤르만 헤세 학교가 있는 마울브론의 *드라이지히아커( Dreißigacker)할머님댁에서 찍은 꽃사진이고 가지 하나를 얻어왔었다. 얻은 가지를 2포기로 나눴고,, 그 과정에서 나온 2개 잎도 모래에 꽂았다. 강모래가 가지꽂이에 뿌리가 잘 내린다 하여 라인강까지 가서 흙 한줌을 퍼왔었다. 3주가 지나니 위와 같은 결과가, 어머나, 잎에서 뿌리를 내리다니...! 심은 두개 잎은 뿌리내린 정도가 각각 다르다. 바로 적응하여 뿌리를 부지런히 낸 잎이 있는가 하면 머뭇머뭇 이것저것 다 따진 후 가까스로 뿌리를 내기 시작한 신중한 잎도 있다. 내가 해외살이를 시작했을 때와 다를 바 없어서 어린 잎뿌리를 손에 올려 놓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잎..
꽃물 고치 / 이정록 아파트 일층으로 이사 와서 생애 처음으로 화단 하나 만들었는데 간밤에 봉숭아 이파리와 꽃을 죄다 훑어갔다 이건 벌레나 새가 뜯어먹은 게 아니다 인간이다 분명 꽃피고 물오르기 기다린 노처녀다 붕숭아 꼬투리처럼 눈꺼풀 치켜뜨고 지나는 여자들의 손끝을 훔쳐보는데 할머니 한 분 반갑게 인사한다 총각 덕분에 삼십 년 만에 꽃물 들였네 두 손을 활짝 흔들어 보인다 손끝마다 눈부신 고치들 나도 따라 환하게 웃으며 막 부화한 팔순의 나비에게 수컷으로 다가가는데 손가락 끝부터 수의를 짜기 시작한 백발이 봉숭아 꽃 으깨어 목 축이고 있다 아직은 풀어지지도 더 짜지도 마라 광목 실이 매듭으로 묶여 있다 내각리 옛집 / 이영광 내각리에는 늙은 집들 있다 국민학교 시절, 학교 끝나면 불러 모아놓고..
정치가 코미디만큼 축구만큼 재미있다는 표현은 이럴 때 하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 전 독일에 걸쳐 실시된 선거에서 지금껏 야당이던 사민당 SPD(붉은색)가 기존 집권당이던 기민당CDU(검은색)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승리한 당의 수상후보가 수상이 과연 될까? 이유는 선거에서 승리를 하긴 했는데 메르켈 당인 기민당보다 그야말로 딱 10석 더 얻어서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당이 집권을 하든 연대정치 즉 연정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후보당으로 등장하는 게 녹색당(녹색)과 사민당FDP(파란색)이다. 선거에서 이겼지만 아주 이긴 게 아닌 듯한 사민당, 졌지만 아주 진 것 같지도 않은 기민당, 기회를 놓칠세라 양대 당 사이를 비집고 드는 제3, 제4의 당들.... 선거 결과가 도무지 전례가 없을만..
마울브론 수도원앞 광장 출구로 나가는 중이다. 이 또한 올 때마다 늘 같은 모양을 한 걸 보니, 유네스코의 보호를 받는 유산에 포함되었구나 싶다. 내가 갔던 날은 토요일인 9월 4일, 코로나 시국임에도 열렸던 행사. 출구방향 왼쪽에 붙은 서점. 한때 이 곳을 날마다 지나 다녔을 어린 헤세를 생각을 한다. 책이 꽂힌 상자에서 연륜이 묻어난다. 수도원 출구를 나오면 오른 쪽에 이런 깊은 구렁이 있는데, 옛날 건물은 거의 다 있는 건축구조이다. 이렇게 입구에 깊은 홈을 파두는 것은 적의 침입에 대비한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수도원에도 굳이 적이 있었을까? 내가 나오고 있는 시각에도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인파가 있다니.... 조금 전에 나온 입구를 뒤돌아서 찍었다. 느낌이 그 뭐랄까, 하이델베르크 성 입구와 흡사..
그렇게 소중했던가 / 이성복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 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 ...................... 꿈에서 깬 뒤 안도의 한숨을 쉴 때가 있다, 꿈이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하고. 세상살이가 꿈이라면 몇 십년 줄기차게 꾸는 중이 이 꿈도..
넓지 않은 창틀에 핀 제라늄이 소담스럽고 정갈한 꽃장식이 과하지 않다. 애호박 셀러리 가지 그리고 토마토, 토마토가 저 정도면 아주 잘 된 농사인 셈. 올핸 폭우가 잦아서 토마토는 다 자라기도 전에 줄기와 잎이 갈색이 되었다. 밭에 심은 것은 나도 다 뽑아 버린지 오래이고, 발코니 화분에 심은 것만 겨우 살아남았다. 호작넝쿨이 왕성하게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는 텃밭이다. 상자텃밭은 아마 올해도 몇번이나 심어서 거두고 다시 심고 하는 중이지 싶은데 줄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콩, 그 옆에 꽃대를 올린 키 큰 상추가 보인다. 씨앗을 받기 위해서겠지. 추수를 기다리는 감자밭이 보이고, 사이 푸른 색의 빗물받이용 흠,,, 그러니까 뭐더라? 바케스? 아니고, 물통일까? 그렇지 물통이지. 텃밭에는 지하수 즉 우물을 파지 ..
이상한 여름을 겪는, 그 두해째이다. 작년 초 록다운이 처음 실시되었을 땐 주말농장 연합에서도 참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요는 텃밭농사꾼들도 정부의 바이러스예방 정책에 맞추긴 해야 하는데 그 전례가 없어서 방역차원에서 공고를 하고 또 수정을 반복했다. 예민한 텃밭이웃은 인사만 하는데도 마스크를 꼭 끼는 이도 있고, '방역인지 뭔지 제기럴!' 그러면서 마치 나치시대가 연상된다며 전염병 예방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여느 다른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곳 텃밭 이웃들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두루두루 섞였다. 텃밭에도 골목이 여럿 있는데, 비교적 한산한 대낮에 우연히 들른 날 내 텃밭 골목만 조금 오르내리며 핸드폰에 담았다. 위의 분홍 큰 꽃은 무궁화라 하는데 우리가 아는 무궁화와 크기도 모양도 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