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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백조는 백조입니다. 두발로 걷는다고는 하지만 백조의 걸음걸음을 서서 물끄러미 지켜보는 인간과는 다릅니다. 이리저리 걷다보니 그 곳이 건널목이었던 것 같네요. 길을 건널 때 앞을 가로막는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차들도 알아서 멈춰주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걸었던 무리가 있었..
해가 든 곳은 따사롭고, 해가 들지 않은 계곡은 여전히 겨울의 복판입니다. 흑림도 그 깊은 정도에 따라서 눈 녹는 속도가 다르고 봄이 오는 속도도 차이가 납니다. 요즘은 봄을 맞는 행사가 골짜기 여기저기 벌어지므로 널찍한 흑림의 이마을 저마을 기웃거려도 심심하지 않아요. 그런제 문제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볕이 침엽수 나뭇잎들에 내리 쬐는 것도 볼만하지만, 고개를 들고 시야를 멀리해서 보는, 푸르청청한 먼 숲의 풍경을 좋아합니다. 유독 흑림산에서는 먼산을 바라볼 때 푸른기운이 가득합니다. 간혹 잎도 없이 가지만 빽빽한 나무들도 보입니다. 자작나무들이지요. 앞에 왼쪽으로 희게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고, 어떤 풀에 솜처럼 매달렸던걸요. 딴은 꽃으로 피었다가 그대로 말라버린 것? 자세히는 모르겠습..
우리나라에선 흔하다지만 독일에서는 처음보는, 그러므로 너무너무 귀한 여주를 샀답니다. 단골로 가는 유기농 농산물 가게에 들렀다가 만난 횡재네요. 처음부터 아주 소량이었지 싶은데, 저는 남은 여주들을 보자마자 다 떨이를 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쓴오이(Bittere Gurken)이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모릅니다. 어릴 때 본 듯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야릇한 생김새입니다. 언듯 보면 마당의 도마뱀 같기도 라고요, 약간 징그럽긴 합니다 모양이 ㅎㅎ 그 중 하나는 가게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이렇게 입을 벌렸습니다. 좀 더 열어보니 이런 모양 씨앗을 그냥 얻게 되었습니다. 이걸 농장에 심어볼까나? 벌써부터 기뻐서 웃음이 납니다. '쓴오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쓴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어제군요, 뒷산 꼭대기를 넘어오는데 또 부슬부슬 눈이 내립니다. 제설작업을 워낙 빠르게 해대니 운전에 불편한 적은 의외로 거의 없습니다. 흑림가도가 의외로 한적하고 휑합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 북적대던 눈놀이 관광객들의 발길이 귀신같이 빠져나갔기 때문일까요. 흑림이 다시 ..
흑림은 봄이 드뎌옵니다. 그러므로 가는 겨울이 아쉬운 사람들은 평지보다 한달 정도는 더 겨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봉우리엔 콧날에 땀이 날 정도로 볕이 강하지만 계곡은 꽁꽁 얼었지요. 무슨 가을열매인지, 혹한을 견디면서도 붉은 얼굴을 고수합니다. 이 길을 걷다보면 물소리가 어디서나 들리지요. 개울가에서 자라는 고사리들이군요. 흑림엔 고사리가 많습니다. 풀잎에 달라붙은 얼음조각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립니다. 이곳이 흑림 계곡이라니까요. 저 멀리 높이로 해가 비켜갑니다.흑림 계곡의 봄은 멀기만 하지요. 댓글 12 하동댁2017.02.03 22:10 신고 독일 엄청 가고 싶은 곳입니다 뮌헨의 노란 민들레 라는 제목의 이영희 닥종이 인형 연구가 의 책도 인상깊게 읽었고 고등학교시절 전혜린의 일기 모음집 제..
숲길을 나타내는 팻말입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자전거 자동차 말수레 등 그 어느 것도 통행을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 위에 차 바퀴자국이 선명합니다. 왜일까요? 입산을 금지한 가운데서도 버젓이 차바퀴 흔적을 남기며 드나든 사람은 예로부터 숲지기(Foerster)라고 불..
그래, 리히텐슈타인에 가보자. 비록 단 하루 허락된 일정일망정 여행이란 이름으로 떠나보고 싶었습니다. 독일과 인접한 스위스 국경도시에 볼 일이 있었던 터였고요. 리히텐슈타인과는 전혀 다른 쪽이었지만 같은 스위스 속에 있다는 점에서 용기를 내어 다녀왔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은 인구 4만명이 안되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그곳에서 제일 높은 사람 한스 아담(Hans Adam)2세는 퓌어스텐(Fuersten)이라고 칭하는데, 우리말로는 백작? 그런 정도가 됩니다. 모나코의 알베르트(Albert von Monaco) 백작도 같은 호칭으로 불리니까요. 참고로 룩셈부르크의 앙리(Henri de Luxembourg)는 흔히 공작(Herzog)이라 하여 퓌어스텐보다 한단계 위입니다. 모두 쬐깐한 나라이지만 뒤에 붙는 호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