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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여인이 책을 읽습니다. 오후의 태양볕을 향해 비스듬히 누워서 책에 몰두한 그녀, 옆에 한 대의 자전거가 서 있습니다. 책 읽는 그녀를 위한 조형물이 되어, 마치 절친인 듯 어울려 줍니다. 한 남자가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거의 정지된 모습인 그는 개 목줄을 양손에 휘감고 몇 분째 손전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가 빠져 있는 세계와 목줄에 매인 개의 사정은 별개입니다. 개는 볕을 향해 앉았고요. 서로 다른 대상에 몰두한 두 사람은 불과 몇 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 이들은 오래도록 이러고 있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보았던 풍경입니다. 댓글 10 푸른하늘2017.03.12 20:08 신고 한사람은 책,또 한사람은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으로도 책을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오늘 뒷산 꼭대기엔 정적이 가득합니다 그 많았던 눈놀이 손님들은 다 어디를 갔는지..... 눈이 녹고 있는 저 스키장 위로 올라가면 근사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띄엄띄엄 보이네요. 올해는 저도 저 길을 꼭 정복할 생각이랍니다. 길가엔 여전히 눈이 쌓였습니다. 저 눈이 다 녹기까지는 아직 몇 번 더 봄눈이 내릴 거예요. 길 가장자리의 빨간 눈지팡이도 아직 그대로 있네요. 이사람, 오르막길을 안감힘을 다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흑림 숲길은 자전거나 특히 오토바이운전자들이 참 좋아하는 도로입니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눈이 많이 녹았습니다. 산 중턱에서 차를 잠시 세웠습니다. 물소리가 졸졸졸이 아닌 콸콸콸하고 들렸기 때문입니다. 눈 녹은 물이 여기저기서 흘러내리기 때문입니다. 흑림의 흔한 봄풍경..
보이는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떡토마토'라고요. 작년 12월 정신없이 바빴던 어떤 날 저의 시장바구니에 담겨 왔을 토마토입니다. 그런데 보세요, 녹색의 꼭지가 말라서 돌아가도록 먹지를 않았습니다. 이런 어쩌나,,,, 그때 번개처럼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 씨를 한번 받아 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두 동강으로 예쁜 떡토마토를 잘라보았습니다. 토마토는 속에 팍팍한 분이 날 지경으로 아주 잘 익었습니다. 겉모습만큼 속도 꽉 차고 아름다운 토마토였지요. 이 정도로 푹 익은 토마토는 글쎄요, 요리에도 쓰임새가 적지 않을까요? 각종 셀러드에도 탱탱하게 갓 붉은 토마토만 넣었던 것 같아요. 토마토의 씨앗을 얻을 땐 따로 씻지 않고 보이는 저 물컹한 것들까지 같이 말려야 한다고 언젠가 자급자족 세미나에서 배웠던..
3월의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여기는 요즈음 폭풍이 자주 이는데봄을 먼저 데려가려는 바람들끼리 세력을 다투는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합니다. 시 몇 편 골라보면서 3월을 앞당겨 느껴 보는데 나쁘지 않군요. 늘 건강하시고 행운의 3월을 맞으십시오. 봄의 직공들 /이재무 파업 끝낸 나무와 풀들 녹색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줄기와 가지 속 발동기 돌려 수액 퍼 올리랴 잎 틔우랴 초록 지피랴 꽃불 피우랴 여념이 없는 그들의 노동으로 푸르게 살찌는 산야 이상하게도 그들은 일할수록 얼굴빛 환해진다고 한다 ―시집『슬픔에게 무릎을 꿇다』(실천문학사, 2014) 봄꽃의 주소 /반칠환 숨어 핀 외진 산골 얼레지 꽃대궁 하나 양지꽃 하나 냉이꽃 하나에도 나비가 찾아드는 건 봄꽃 앉은 바로 그 자리에도 번지수가 있기 때..
지난 주말 잠시 햇살이 나왔길래 서둘러 나갔습니다. 봄맞이나 해볼까? 성의 뜰안에서 뱅글뱅글 돌아볼까? 바로크양식의 성이지요. 중앙에 우뚝 솟은 성의 지붕을 보시나요? 지붕 바로 아래에 사람들이 개미만한 크기로 서있습니다. 높은 곳에 오른 그들은 아주 먼 곳까지 볼 수 있을 겁니다. 잔디를 가르며 일직선으로 뻗은 길은 도자기벽돌을 구워서 깔아 놓은 것입니다. 독일의 근/현대 도자기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마욜리카까지 이어지지요. 물론 저 도자기벽돌들은 모두 마욜리카에서 구운 것들입니다. 세사람이 산책 중입니다. 잠시 상상해 봅니다 특히 센드위치처럼 끼어서 콩콩 뛰며 걷던 꼬마소녀의 표정을 말입니다. 아버님께서 나무에 대해 교육중이신 듯 합니다. 군기가 팍 든 쌍둥이 아들들은 꼼짝을 않고 듣고 있습니다. 제가..
챙 넓은 모자가 잘 어울리는 여인, 테시 폰 룩셈부르크(31)와 루이스왕자(30)의 이혼을 오늘 조간신문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알렸네요. 루이스 폰 룩셈부르크는 현재 룩셈브르크의 앙리 공작의 세번째 아들인데, 이혼 경력을 가짐으로써 공작 서열에서서 빠지게 됩니다. 그는 그야말로 스켄들왕자였습니다.청소년이었던 19세의 나이에 한살 많은 20세의 테시를 임신시켰으니까요. 당시 전쟁터였던 코소보에 파견되었던 룩셈부르크 군인들을 격려하고자 갔다가 때마침 룩셈부르크 진영 군인으로 복무 중이던 테시를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한 결과였습니다. 한창 성장을 해야할 나이의 두 연인은 첫 아들이 6개월이 되었을 때 결혼식을 올립니다. 테시가 지붕기술자의 딸이라는, 소위 일반인이라는 것도 성혼의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이..
올들어 처음으로 밭에 나갔습니다. 햇살이 좋으니 산책하는 셈치고 갔었는데, 발걸음을 뗄 때마다 얼었던 땅이 녹아서 생긴 흙덩이가 신발에 달라붙는 바람에 꽤나 성가셨습니다. 흙투성이 걸음으로 질척이는 밭고랑을 돌며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 남은 나물들을 찾아나섰습니다. 밭을 둘러 보면, 밭주인인 저도 모르는 사이 신들이 내려와서 마치 한바탕 야단법썩을 하고 간 광경같았지요. 그렇습니다, 생존한 나물들은 우스운 모양을 하고 있어요. 웃다가 그리스 신화 속 여인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아름다운 아프로디테가 연상되는 꽃만큼 예쁜 한포기 나물도 보이고 벌레와 추위에 대적했었던 듯 줄기는 꺾이고 이파지는 찢어졌네요. 누굴까요? 네, 격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승리의 여신은 아테나이지요. 굵다란 뱀들처럼 구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