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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65)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성큼성큼 걸어나온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지요. 무용단은 저에게는 형부뻘 되는 독일남자들이거나 그들의 아드님인데, 우리끼리 하는 조그만 한독송년회에서 그 어렵다는 부채춤 공연을 했습니다. 부채춤이라는 게 뭡니까, 섬섬옥수에 부채를 든 여인네들이 종종걸음을 치며 추는, 우리 고전무용의 극치를 이루는 그런 춤 아닙니까. 이들 독일형부들의 춤은 그러나 고전미 대신 근육미가 두드러졌다 할까요. 이분 무용수들이 평소에 얼마나 근엄한 분들인지 아는 저는 처음엔 도무지 믿기질 않았죠. 어디 저 뿐이겠습니까, 무대 아래 관객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죠. 열심히 연습한 흔적도 역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어찌되었든 주거니 받거니 한사람은 언제나 틀리고, 치마 또한 질질 끌렸죠. 누가 보아도 서툴었던 이들이 실수를 할수록 이상하게도..
듣기에 중독성이 있는 이 노래는 불교도 친구네 집에서 흘러나오던 걸 처음 들었지 싶은데 어쩌다 유투브에서 우연히 클릭을 하고서 그 기억을 떠올렸다. 들판의 티베트 사람들 여럿이 빙 둘러서서 추는 군무를 이끄는 노래는 따라부르기 쉽도록 리듬이 단순하고 때때로 고음이지만 비교적 좁은 음폭을 유지한다. 목소리나 악기반주 그 어디에도 화음은 없고 민속음악 거개가 그러하듯 5음계의 2박자 4박자 반복이다. 사는 동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티베트 군무, 가사조차도 알 턱 없어 선입견에서 자유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yi-08lM8SFE(아래 클릭 안 될 경우) 순도 높은 가수들의 목소리는 우리가 아는 발성법과 거리가 있는 듯하다. 특히 비음 섞인 고음의 여자가수와 카운터테..
선천성 그리움 /함민복 사람 그리위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시 가운데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라는 구..
옛날 우표 /이대흠 혀가 풀이었던 시절이 있었지 먼 데 있는 그대에게 나를 태워 보낼 때 우표를 혀끝으로 붙이면 내 마음도 찰싹 붙어서 그대를 내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지 혀가 풀이 되어 그대와 나를 이었던 옛날 우표 그건 다만 추억 속에서나 있었을 뿐이지 어떤 본드나 풀보다..
오늘에서야 먼지도 닦고 구석구석 살펴 본다. 그간 뭘 하고 살았었는지....... 원목가구들로 채워진 내부. 왼쪽부터 들어오는 문, 창문 아래는 부엌조리대, 가까이 보이는 왼쪽 아래는 냉장고, 다시 위로 올라가서 중간 세로문을 열면 세면실 그 다음문은 화장실. 여기가 부엌. 매우 저렴한 ..
나를 만지지 마라 /권혁웅 "슬픔이 몸을 얻으면 저렇게 된다" 꽃을 떠올린다면 당신은 바스러지기 쉬운 감정을 가졌다 취산화서(聚散花序)의 꽃대 끝에는 어리둥절한 얼굴이 있다 당신 자신을 떠올린다면 당신의 자아는 뚱뚱한 물풍선이다 누가 바늘을 들고 무한한 시간을 건너서 다가오..
*1 간만에 도시를 오가다 보니 신호등 앞에서 사진에서처럼 상자가 비치된 세발이나 두발자전거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비교적 유행에 둔한 독일에서, 도회지라곤 차 운전하며 쓰윽 스치는 게 전부인 나인데 지난번 여행 중 심심찮게 만난 저 비슷한 풍경을 보고서 인터넷까지 열..
마욜리카 전시장에 반나의 남자가 서 있다. 거개의 마욜리카 분위기와 다른(아주 다른) 남자, 불안한 듯 두려움이 역력한 남자의 눈빛, 거울에 반사되어 우연히 마주쳤던 나를 '움찍'하게 하였다. 도자기 재질. 작가는 젊은 남자사람을 빚고 윗옷을 벗기고 빨간 구두를 신겼다. 따로 제목이 없었던 것 같은 이 작품의 압축언어는 그래서 '빨간 구두'일 것이다. 남서독 케라믹대회에서 1등상을 받은 작품. (청바지 상표에 마욜리카 로고가 박혔다) 댓글 12 장수인생2019.04.02 09:29 신고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꽃처럼 따스하고 아름다운 한주보내세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04.03 11:43 여긴 비가 내리네요. 갓 피어난 봄풀들이 즐거운 때입니다. 수정/삭제 노루2019.0..
팀(Tim)은 일곱살 사내아이다. 볼수록 쓰다듬고 싶은 사랑스런 아이 팀은 그렇다, 선천적인 다운증후군을 가졌다. 그 외에도 다른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사는 팀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니 목부터 메이지만 굳이 옮기려 한다. 독일의 WDR이라는 방속국이 팀의 이야기를 르뽀 형태로 만들어 방영한 것을 우연한 기회에 보았다. 아이는 생후 6개월때부터 건강한 남자아이 둘(12세, 8세)을 키우는 집에서 마치 막내 아들처럼 자라고 있다. 사진의 맨 왼쪽부터 큰형, 엄마, 둘째형 아빠 그리고 유모차 안엔 아직 걷지 못하는 일곱살 아기 팀이 있다. 이야기는 서른 중반의 임산부였던 그의 생모가 양수 검사를 한 후 임신 중인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부터 시작된다. 이럴 경우 임산부는 낙태가 허용되..
살아오는 동안 원치 않는 이별이 더러 있었다. 지난 연말 메일 한줄, 전화 한 통도 없이 훌렁 가버린 절친과도 내 딴엔 참 내키지 않은 작별이었다. 그가 떠났으니 남은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좋은 날 하루를 정해서 그를 보냈다. 서둘러 간 그에게 못다 한 말이 있으면 편지로 써 달라고 미리 알리고 빈 상자를 비치했었다. 그를 보낸 다음날 이른 아침 떠난 그가 즐겨 찾았던 맑고 깨끗한 동산에서 그에게 도착한 편지들을 태웠다. 이런 날 안개가 꼈었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에게 닿기를 바라며 썼을 편지들을 서로 울타리가 되어 사는 우리가 함께 태웠다. 안개비 탓에 장작불 피우는 일도 더뎠다. 남은 우리는 여린 불씨를 불어 키울 때도 서로의 마음을 썼다. 그런 일이 참 고마웠지만 아무도 따로 말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