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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사람의 마을 /권서각 우리가 나무에 들어갈 수 없지만 우리가 숲에는 들어갈 수 있다 나무는 혼자서는 숲이 될 수 없지만 나무는 여럿이 모여 숲을 이룬다 사람 또한 숲에 들면 나무와 더불어 숲이 된다 멀리서 숲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풀과 나무와 사람이 벅찬 화음으로 노래하고 도도히 일렁이며 군무를 한다 사람의 마을도 저와 같아서 들어오는 이 막지 아니하고 떠나려 하는 이 잡지 아니고 집집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 봉창마다 따스한 등불을 밝힌다 -시와 경계 2022, 봄호 몇집 건너 있는 텃밭이웃 삽작문앞, 텃밭공동체 사무실에 볼 일이 있어 가다가 찍었다. 늘 다니던 길만 이용하느라 이런 꽃대문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 저 청보랏빛 꽃은 푸른비(Blauregen)인데 기어가며 자라는 넝쿨에 푸른 꽃송이가 꿈..
벌떡 일어선 자연의 고함소리에 아침마다 저녁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오월이다. 사람들과 언어 섞는 일이 뜸해서인지 식물언어가 더 익숙한 오월이며 형제 많은 집 아이가 언니옷을 물려 입는 격이랄까. 꼬마토분에서 몸을 키운 아이는 좀 더 큰 토분으로 옮겨주는데, 단 며칠 만에도 마디 하나씩 자라는 짜릿한 오월이다. 4년 쯤 전에 식구가 되었던 수국, 작년엔 꽃 대신 잎만 무성했던 수국, 단단히 삐졌구나 싶어 침실 창가에서 겨울을 나게 했더니 화해의 문장을 꽃잎으로 써보인다. 과자 빼먹듯 하루하루 아깝게 지나는 오월의 발코니에서. 댓글 12 파란편지2022.05.11 03:56 신고 '곶감 빼먹듯'이란 말을 자주 듣고 하고 지냈는데 '과자 빼먹듯'을 보니까 재미있습니다. 짜릿한 오월...... 전 천성적으로 게으..
봄 편지 /곽재구 강에 물 가득 흐르니 보기 좋으오 꽃이 피고 비단 바람 불어오고 하얀 날개를 지닌 새들이 날아온다오 아시오? 바람의 밥이 꽃향기라는 것을 밥을 든든히 먹은 바람이 새들을 힘차게 허공 속에 띄운다는 것을 새들의 싱싱한 노래 속에 꽃향기가 서 말은 들어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새들의 노래를 보내오 굶지 마오 우린 곧 만날 것이오 국수처럼 쏟아지는 잠 /김중일 한 사발의 잠에 국수를 말아 먹는 밤에 비가 무시무시하게 쏟아지는 밤에 폭식의 밤에 썩은 이빨처럼 까만 창문들 사이에 끼어 지구가 시커멓게 벌어진 입처럼 둥근 지구가 천공의 빗줄기를 태풍처럼 둘둘 말아 한 젓가락에 후루룩 끌어당기는 밤에 영문도 모르고 땅과 바다에 묻힌 사람들은 배가 부르다 지구처럼 지구만큼 터질 듯 배가 부르다 영문도 ..
봄밤 / 권혁웅 전봇대에 윗옷 걸어두고 발치에 양말 벗어두고 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 현세와 통하는 스위치를 화끈하게 내려버린 저 캄캄함 혹은 편안함 그는 자신을 마셔버린 거다 무슨 맛이었을까? 아니 그는 자신을 저기에 토해 놓은 거다 이번엔 무슨 맛이었을까? 먹고 마시고 토하는 동안 그는 그냥 긴 관이다 그가 전 생애를 걸고 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 동안 침대와 옷걸이를 들고 집이 그를 마중 나왔다 지갑은 누군가 가져간 지 오래 현세로 돌아갈 패스포트를 잃어버렸으므로 그는 편안한 수평이 되어 있다 다시 직립 인간이 되지는 않겠다는 듯이 부장 앞에서 목이 굽은 인간으로 다시 진화하지 않겠다는 듯이 봄밤이 거느린 슬하 어리둥절한 꽃잎 하나가 그를 덮는다 이불처럼 부의봉투..
빌뱅이 언덕 /이정록 더는 갈 데 없을 때 막다른 내가 몰래 찾는 곳이 있다 호리병처럼 한숨만 삐져나올 때 몸의 피리소리가 만가처럼 질척거릴 때 더러운 자루를 끌고 가 주저앉히는 곳이 있다 일직교회나 조탑리 쪽에서 다가온 바람이 오래전부터 쿨럭거리던 목구멍을 지나 멍 자국 가실 날 없던 어깨와 등뼈를 지나 회초리 자국 희미한 종아리 아래 뒤꿈치에 닿으면, 편석 사이에서 솟구치는 돌칼 바람이 내 헐벗은 자루 속 곰팡이를 탁탁 털어준다 네가 아픈 것은 눈물이 말랐기 때문이라고 밤새 날아가는 새는 늘 눈망울이 젖어있다고 빌뱅이 언덕이 편경 소리로 깨우쳐준다 밟힐 때마다 노래가 되어라 함께 울어줄 곳을 숨겨두지 않고 어찌 글쟁이를 할 수 있으리오 혼자 울고 싶은 곳을 남겨두지 않고 어찌 몽당분필을 잡을 수 있으..
새벽 5시에 비행기가 뜨다니.... 비행 직전 트빌리시 공항 대기실. 3시 반에, 미리 예약을 했던 운전수 바샤가 공항으로 아주 조용히 데려다 주었다. 그는 영어를 못하고 나는 조지아어를 못하니.... 해가 떠오르고, 비행기는 알프스 위를 날고 있을 때 사진을 찍어봤지만 창가 자리가 아니어서 명확치 않다. 꿈속 같았던 어느 이국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순간이다. 짧았던 날에 전쟁이 발발했고 우리나라엔 대통령이 바꼈다. 바이러스로 주눅 들었던 심신에도 활력을 심었다. 신화의 나라에서 선인들을 만났었으니. 비행기 착륙후 뮌헨공항에서 기차로 그 도시 중앙역까지 갔고 또 그곳서 고속열차 ICE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슈투트가르트에서 다른 것으로 갈아타고, 또 내려서 다시 인터레기오..... 이래서 나는 짐을 안..
자전거 도로가 쭉쭉 뻗어 있지만, 자전거를 타는 이가 단 한사람도 없다. 식민지 스타일 구시가, 특이한 것은 길 가운데 낸 물길. 어젯밤까지 비가 심히 내려서 물이 고이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다. 사브작사브작 걷다 보면 이런 데가 나온다 메데아, 그리스 신화 속 파란 만장한 생을 살았고 병고침으로 알려져서 의학이라는 단어 메디신의 어원이 되었다. 그녀가 저 유명한 금양가죽을 들고 있다. 그 이야긴 길어서 생략. 넵툰 즉 포세이돈이다. 볼로냐의 원본을 모방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해양도시 바투미에서 바다의 신 넵툰은 위력적인 존재. 냅툰의 고추 감상 중인 듯. 찍은 땐 전혀 안 봤다, 맹세! 와인맛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유럽와인 즉 프랑스나 독일와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깊고 부드럽고, 마셨을 때 술..
반 인륜적 범죄 혐의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SPD)가 형사적 기소가 되었다. 독일 남부지방 유력 언론지인 바디쉬 최신 뉴스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주에 보도했으며 지난 주 하노버에서 형사고발이 접수되어 지난 3월 7일 칼스루에 독일 연방검찰에 송치되었다. 하노버 검찰은 AFP 통신에도 이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칼스루에 연방법원 측은 이 건에 대한 논평을 피하고 있다. 슈뢰더와 전범 푸틴의 돈독한 관계는 줄곧 비판을 받아 왔다. 종전을 위해 전 세계인이 힘을 보태고 있는 판국에 슈뢰더는 자신의 이익의 끈을 변함없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슈뢰더가 속한 정당 SPD의 사무총장 클링바일은 슈뢰더에게 푸틴과 결별할 것과 전범국 러시아와 기업과의 결별 결단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슈뢰더는 ..
바투미는 꼭 가보고 싶었다. 흑해의 순한 해변을 거닐며 짠바람으로 호흡하고도 싶었다. 그리고 그리스 신들의 우여곡절을 겪던 신화의 무대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트빌리시에서 일정을 쪼개고 쪼개서 하루 두 번 출발하는 기차의 아침녘 열차에 올랐는데 꿈의 도시를 볼 생각으로 전날 밤 잠을 설친 것을 물론이었다. 조지아 수도 빌트리시에서는 하루 두번씩 즉 아침 저녁으로 출발하는 고속열차 고속이라고는 하지만 시속 80킬로미터 속력, 5시간이 소요된다. 유럽의 인터씨티ICE 비슷한 환경의 2층 좌석도 있어서 할 만 했던 기차여행. 항구는 아담했고, 앞에 출렁이는 바다 뿐만이 아닌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내가 여태 본 그 어느 항구보다 아름다웠다. (항구 특유의 생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는데 바투미가 깨..
나무에 옷이 앞 뒤로 주렁주렁 열렸다 사실은, 옷걸이 노동 중인 나무. 나무에게도 기쁜 일이면 좋겠다. 아주머니가 비누방울 놀이를 하신다. 놀이가 끝난 듯 뚜껑을 닫는데 좀 보여달라고 손짓발짓 졸랐더니 기꺼이 재연해 주신다. 몇번 헛시도를 한 후에 드디어 방울이 날아간다. 부라보! (이렇게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그래서 웃으며 비누방울을 부니 또 안 된다. 하하 웃기지 말아야지 이제부터 비누방울은 어른놀이! 나말고도 비누방울놀이에 심취한 두분 청바지여인네들 셋, 시장을 휘젓는다 가만히 보니 그중 한 여인은 바지에 화풀이를 한 모양. 옷가게인데 꽃도 파는지, 꽃가게인데 옷을 파는지... 옛날 남대문 시장에서 많이 본 풍경 집에서 하루 연습하고 나온 분인 듯, 악기와 노래가 따로 논다. 이 또한 귀한 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