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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요즘 들어 부쩍 "친구"에 대해 생각합니다. 단 한번을 만났든 또 긴 세월을 통해 알아온 소중한 사람들이든 누구 한사람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가깝게는 우연히 이 곳에 들러 글을 읽어주실 분들부터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동행을 해주는 이웃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농장에 오래된 사과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그 곳에 달리는 사과는 아주 잘잘하고 매우 셔서, 뾰족한 용도를 찾아내지 못한 그런 나무들입니다. 언제 한번은 따서 주스를 내어 본 적도 있고, 또 한번은 증류하는 방법으로 아주 독한 술을 만든 적도 있고요. 사과가 아까워서 이것저것 해보아도 지금까지는 크게 성과가 없었답니다. 오래 전에 만들어 둔 술이나 주스병들도 여전히 창고만 채우고 있으니까요. 유난히 많이 달린 올해의 많은 사과들은 어..
뒷산 숲을 걷다가 다다른 한 곳에 아델하이데 할머니가 사셨다.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는 볕 좋은 가을날, 산 속에서 길을 잃은(?) 나를 극진히 대하여 대대로 지켜온 보물 같은 샘(Quelle)를 보여주고 몇 백년 전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물을 퍼 올리는 수동적인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고 또 일러주셨다. (설명을 이렇게 여러 번 해주신 까닭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도무지 알아듣는 얼굴이 아니었던 나 때문ㅋㅋ ) 물리학 쪽은 워낙 꽝이어 서, 지금 생각해도 모른다. 계곡에서 펑펑 솓는 샘물이 할머니댁 부엌까지 어떻게 당도하는지... 할머닌 82세 할아버진 87세, 산골 노부부께 졸라서 슈투트가르트에서 처음 만났던 스물 한살쩍의 이야기를 하실 땐 할머니의 억양이 상기되시더라 ㅎㅎ 이 마을 출신인 할머니가 북독일 ..
1098년힐데가르드 폰 빙엔(Hildegard von Bingen)은 1098년에 태어났다. 어림잡아 약 1천년 전이었으니 지금과는 매우 다른 중세사회였었다. 알려진대로 약초전문가, 저술가를 비롯하여 중세 최초의 여성작곡가이기도 했었던 그녀는 신분이 수녀였으므로 그녀의 이미지도 마치 중세 수녀복 같은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녀왔었다. 서기 600년 경부터 지어진 수도원 디지보덴베르그(Kloster_Disibodenberg), 이제는 흔적만 남은 그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본 풍경 그러나 이번 그녀 유적지 방문으로 혼란이 인다. 어언 1천년간 신비함으로 일관되었던 그녀를, 우리는 제대로 알기나 한 것일까?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덮고 가리는데 그녀의 수녀복은 지대한 공을 세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
10월이 문을 두드립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엔 특히 10월을 주제/소재로 시를 써준 시인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들 덕분에 독자들은 10월을 더 10월 답게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년 10월에 저는 숲도시 프로이덴슈타트(Freudenstadt)에서 지냈었고, 풍경들은 그곳 어느 평원의 가을 모..
이른 가을아침, 눈을 막 뜬 코스모스가 바로 위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다 보는 한무리의 딸기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아유 깜짝이야, 딸기들이 나를 빤히 지켜보고 있었어! 이런 생각을 하자, 코스모스 꽃잎은 더욱 분홍얼굴이 되어갔습니다. 긴 여름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꽃잎을 열어준 코스모스에게 무슨 말인가 하려는 듯 딸기들도 도톰해진 입술을 한껏 더 붉혔지요. 그 모습을 놓칠 리가 있겠어요 코스모스, 뒷발꿈치를 디디고 더 높이 서 봅니다. 가을/2016 댓글 6 이쁜준서2016.09.24 16:51 신고 가을의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사진이 참 곱고, 이야기에 딱 맞은 분위기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6.09.25 00:30 이쁜준서님 고맙습니다. 준서가 몇 살인지 여쭤보아도 ..
학교 성적도 그냥 중간 쯤이었던 다니엘 웨스트링(Daniel Westling)은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위해 시험을 보았지만 떨어졌다. 하는 수 없이 군대를 자원하고, 제대 후 지체부자유 아동과 양로시설에서 1년간 더 근무를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마치 이웃 청년의 이야기처럼 평범하기 짝이 없다. 성장과정 중 굳이 특별한 것을 꼽는다면 태어날 때(1973년)부터 다니엘은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어린 시절 단 한번도 건강한 적이 없다.늘 병약한 가운데서 지냈으므로 '건강'은 그에게 가장 큰 숙제였을지도 모른다. 군대를 마치고 아동시설에서 근무하며 체육대학에 입학을 결심한다. 졸업후 직업적인 헬스트레이너가 된 다니엘은 2001년 빅토리아를 만나게 된다. 트레이너였던 그에게 빅토리아..
숲으로 들기 전, 급히 풍경 하나 인사겸 올립니다. 추석이 가까와지는 줄 몇 시간 전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이래요 ㅎㅎ)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사진첩에서 꺼낸 풍경이네요. 그때 친구가 잠시 쓰던 곳었지요. 독일의 전통가옥이 이렇습니다. 아래 보이는 게 본채이고, 그 옆에 마굿간 곳간 등등.... 사람 좋아하고 인심 넉넉했던 어떤 노부부가 세상을 떠나며 유언을 했다더군요. 자신들은 물려줄 후손도 없고 해서 살던 이집을 마을공동체에서 잘 써달라고요. 오른 쪽이 사람 기거하는 본채, 마주 보이는 게 마굿간 열매가 작은 재래 포도가 열렸였어요. 아주 달고 맛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약초들을 모아놓은 이름하야 약초정원 꽈리죠, 껍질이 붉게 물들면 창가를 장식하기 좋아요. 이걸 본 후 저도 따라서 저렇게 한..
달리기의 영웅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에서 승리한 후 월계관을 쓴 모습. 독일 제2티비 제작 "뒤바뀐 국기 아래서의 승리(Sieg unter falscher Flagge)"의 타이틀 화면. 토요일 아침, 우리나라 손기정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주제로 독일 제 2 티비(ZDF)가 제작한 "뒤바뀐 국기 아래서의 승리(Sieg unter falscher Flagge)"가 독일 전역에 전파를 탔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승리를 한 후, 월계관을 머리에 쓴 젊은 손기정.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세계신기록까지 세우며 시상대에 올랐던 그를, 각 나라별로 중계되었던 광경을 몇 번이고 겹쳐서 보여주었다. 손기정 선수가 승리를 바로 앞에 두고 마지막 트랙을 도는 순간을 중계할 때 일본 방송국..
바람부는 날, 빨래 말리기 좋은 날! 며칠 전 무릎을 한번 딱! 치고선 10킬로 운전 거리의 가게에 들러 빨랫줄을 장만했다. 기차 여행을 하다 보면, 빨래가 주렁주렁 열린 집에 왠지 눈이 가고 줄에 매달린 빨래들의 종류나 색깔 모양대로 그집에 사는 식구들을 마음 속으로 상상해보곤 했었다. 작고 앙증맞은 것들이 색색이 걸려있는 빨랫줄을 보면 그집엔 아이들이 올망졸망하겠구나 아니면, 길쭉길쭉한 청바지들이 보이면 삐죽삐죽 커가는 섬머슴애들이 연상되곤 했었다. 언젠가 내 마당에도 저렇게 주렁주렁 빨래가 가득 열리게 하리라! 하여, 굳이 빨아야 할 것도 없는데(한번씩 돌리는 대형세탁기 탓에), 작심을 한 아침부터 팔 걷고 손빨래를 했다. 단지 마당 가득 날리는 빨래들, 그 풍경을 보기 위해서...... 다시보니 ..
작은 혹성에 살던 그는 석양을 바라보는 취미를 가졌다. 재빨리 꼴까닥 넘어가는 해를 더 오래 보기 위해 작은 별에서 그는 의자를 끌어 당겨야 했다. 대체로 이런 내용의 동화가 있다 그 이름 어린 왕자. 그에게서 힌트를 얻었을까, 낮이 다하는 석양의 기미를 나는 주로 마당에서 맞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실을 거쳐 급기야는 집의 꼭대기방까지 올라와서 하늘의 황홀한 저녁잔치를 넋을 잃고 볼 때가 있다. 이 사진은 나흘 전이니, 9월 3일이었던가? 예의 해가 진 쪽을 눈으로 좇고 있자니 난데없이 상현달까지 살짝 걸쳐 있었다. 사진 왼쪽 상단의 손톱모양의 아주 가는 곡선이 그것. 한참 동안 잊고 있던 귀한 친구를 의외의 장소에서 조우한 느낌이 이와 닮지 않았을까. 댓글 5 푸른하늘2016.09.08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