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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출근 중이던 어제 1월 16일 아침 7시 40분쯤, 꼭두새벽인 듯 푸른 순간이 도시를 점령하던 때였다. 부슬비를 동반한 습한 계절풍에도 젖지 않고 바람에도 쏠리지 않은 달이 떴었다.. 사실은 몇 백미터 앞에 쓰레기차가 가가호호 내 놓은 쓰레기를 담고 있었으니 뒤에 따르던 차들은 걷기 속도로 따라 움직이던 중이었다. 5분 늦을까, 아니 10분은 더 늦겠는 걸 . 집들과 나뭇가지 교회탑이 평등하게 꺼멓고 움직임이 없는 사이 눈 짐작으로 보슬비 물기가 만져지는 헬멧의 오토바이 싸나이가 제자리에 멈췄다. 앞앞에 건널목으로 자전거가 나타났기 때문이어서 서행중이던 나도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시 30초 추가. 주어진 30초에 뭘 하나? 30초의 명상? 고귀한 30초를 찢어 하늘 쪽으로 시야를 돌리니 눈썹달이 떠 있네..
미국 디트로이트 예술원 겔러리에서 고흐 그림 전시회 이야기. '고흐 인 아메리카'라는 제목의 이 기획전에 다름 아닌 도난 당한 그림이 전시된 것으로 알려져 시끌시끌하다. 브라질 수집가 구스타포 소터는 문제의 고흐 그림 '소설책 읽는 여인'이 2017년에 3백7십만 달러를 주고 산 자신의 소장품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전시를 한 예술원 측은 익명의 그림 소유자로부터 그림을 빌려옴에 있어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였다. 디트로이트 법원은 이번 전시가 끝난 뒤에도 도난 여부가 법적으로 밝혀질 때까지 그림의 반려 금지를 명령하였다. 이 같은 소송전이 마치 뜨거운 광고라도 되는 듯, 오는 1월 22일까지 예정된 이기획전에 관람자가 부쩍 늘었다고. *„Die Romanleseri..
겨울 편지를 쓰는 밤 / 박남준 무서리가 눈처럼 하얗게 내리던 날들이 지나갔다 툇마루에 떠다 놓은 물이 꽁꽁 얼음이 되는 날들도 있었다 그 겨울밤 문밖에 나서면 쩡쩡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한 푸른 별들 부끄러워서 고개를 묻던 날들이 있었다 반문처럼 그 별들에게 보이지 않는 길의 나침반을 묻기도 했었다 불쏘시개로 쓰던 잔 나뭇가지들이며 소나무 잎들 다 떨어진 지도 십여일에 가깝다 나무청의 나무들은 한 사흘은 버틸 수 있을까 새벽부터 구들장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새우처럼 웅크린 채 미적거린다 새들이 또 흉을 보고 있겠지 갈퀴와 큰 자루를 찾아 들고 앞산에 오른다 노란 소나무잎들 어느새 저렇게 수북하게도 떨어져 내렸구나 나 여기 숲에 살며 그간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채 나뭇잎들 긁어가거나 새파랗게 살..
미샤엘동산, 저 팻말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는 날이다. 매년 1월 6일 만나기로 하고 수년 동안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변함없이 지켜진 것은 아니고 우리 중에 다른 대륙으로 간 친구들도 있고, 아예 딴 세상으로 가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친구도 있다. 아직 이 곳에 남은 우리는 그래서 한 해의 숙제를 하듯 얼굴을 보고 또 보여준다. 산 위에 작은 카펠레가 있는데, 이 교회 이름이 미샤엘동산. 아래 사진들은 그 안의 풍경. 이름따라 천사 미샤엘이 악령을 죽이는 그림. 이 동산 자리에 진짜로 미샤엘 천사가 출현을 했고 여러 신령스런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기도 한다. 카펠레 안의 벽화 천정벽화 친구들과 카펠레에서 만나 연례 행사처럼 주변 숲길을 한바퀴 빙 둘러 걷고 다시 되돌아 온다. 청명하고 포근하지만 강..
숲을 한참 걷고 난 뒤에 펼쳐진 보리밭, 매년 1월 6일에 걷는 친구들과의 산행 중이었다. 앞에 예쁜 녀석은 아니타의 강아지. 하늘이 매우 청명한 섭씨 12도의 날씨, 이 곳을 걸었던 중 제일 포근하다. 거의 눈이 쌓였었고, 영하의 매서운 강풍이나 안개가 꼈었던 예년에 비하면 거의 황제급 날씨. 낙엽과 진흙이 뒤섞인 숲 진흙탕길 진흙이 신발에 어찌나 달라 붙는지, 혼자 보리싹 이랑으로 뛰쳐 나와 걸었다. 발 아래 보리싹을 밟는 촉감도 나쁘지 않았고 이맘때 보리는 한번 밟아 줘야 한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던 터라 죄책감없이 즈려밟았다. 눈이 쌓였을 때도 이곳을 보며 걸었을텐데, 처음 와본 곳인 듯 새롭다. 퍼런 1월초에 눈 대신 보리밭을 보리라고 어디 생각이나 했었어야지. 여긴 햇볕을 받는 곳이고 이 쪽은 ..
가왕도 가는 길 /최삼용 간혹 삶이 부담스러워 한 번쯤 길을 잃고 싶은 날 있다면 별발이 바다로 마구 쏟아지는 가왕도로 가자 드러누운 묘혈 자리에서 별 헤는 망자의 삭은 가슴 닮아 언제나 침묵한 채 바다를 지키는 작은 섬 은둔이나 칩거를 핑계 삼지 않더라도 인적 떠나 시간까지 멈춘 그 섬에 들면 온통 코발트 빛 눈부심만 낭자하게 춤을 추리 끝이 또 다른 시작이라면 오늘의 곤궁 또한 풍요의 척도가 되겠지만 겨울이 창창한 햇살 발라 추위를 말리는 갯가에 빨간 입술 벌린 채 동백꽃이 바다와 살고 최신형 네비게이션을 켜도 뭍에서 끝난 지도에서는 그곳으로 가는 길 찾을수 없어 말품 발품 다 팔아야 하네 그래서 적당히 두고 온 걱정 삭혀 두고 오늘은 나 여기서 이만 길을 잃으려 하네 ―시집『그날 만난 봄 바다』(그..
더운 바람 탓이겠지, 아침 일어나니 바깥 공식 기온이 18도, 12월 말일 기온치곤 기록적이다. 약 북위 50 쯤이고, 오늘 낮길이가 8시간 16분인 중부유럽에서 믿기 힘든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아침 요가를 끝냈다. 헐렁한 린넨바지에 반팔 티셔츠, 거실창을 활짝 열어 이 해의 마지막 떠오르는 해를 몸으로 만끽한 순간이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오늘 망년일, 망년 파티는 비교적 넓고 흑림 높은 지대에 사는 프랑크가 초대를 하였다. 파티에 가져가기로 계획한 요리의 재료를 어제까지 다 마련했고, 오후부턴 요리에 돌입한다. 모두 서양을 준비했는데 이유는 귀한 우리 한국음식은 가능한한 내 집에서만 맛 보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오늘 만날 친구들 역시 거의가 채식주의자들, 내가 꽤나 신경써서 준비..
12번째 잎을 낸 몬스테라 알보, 알보 몬스테라가 늠름하게 자라는 중이다. 지난 1월에 잎 두장짜리를 입양해서 두달쯤 적응기를 가지더니 한창땐 3주 간격으로 새 잎을 보였다. 소위 공중뿌리라고 불리는 뿌리들. 하염없이 자라는 뿌리들을 처음 몇 개는 화분의 흙으로 유인했고 그 속에서 깊이 자라는 듯 했다. 그러나 뿌리 숫자가 더해질수록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큰 잎들은 길이가 34cm나 되니, 내 집을 정글로 여기는 듯 하다. 아주 씩씩하게 자라는 중인 알보몬스테라는 처음 데려와서 스타킹을 신겨 키웠고 12개월째 나와 동거 중이다. 흔히 반려식물이라던데, 그건 좀 곤란하다. 엄연히 식물은 식물이니. 좀 부언하자면 나는 저 푸른 엽록소를 단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식물이 나의 사생..
오후 4시 시작예정인데 시계탑을 보니 시계탑에 5분 전이다. 한해 딱 한번 교회가는 12월 24일 성탄전야, 교회에 와 보니 성탄예배가 야외에서 진행된단다. 코로나시국이 선포되었던 지난 몇 년간 교회 문을 닫았던 것에 비해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다들 서서 시작을 기다린다. 참 많이 생략되고 엉성하지만, 극을 주도할 아이들이 오른쪽 앞으로 등장했다. 앞에 모인 사람들은 그냥 구경꾼이 아닌 적어도 1년에 한번 예배를 보는 예배꾼들. 이 특별한 사정을 다 감안하고 이해하는 사람들 드디어 징슈필 형식의 성극이 시작되고, 만삭의 마리아와 요셉이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다닌다. 마을 어디에도 빈 방이 없고, 마지막 한 집에서 "마굿간이라도 좋다면....." 한다. 근데 마리아와 동행한 요셉이 거의 할아..
이것이야말로 놀이이다. 이맘때라야 놀 수 있는 극한의 즐거움이고. 누구에게도 빌려주고 싶지 않은 내 소유의 성탄놀이. 그 하나가 건조된 꽃으로 만든 촛대장식. 전문적으로 말린 것이 아니고, 내 마당에 피었던 꽃들을 버리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집어서 어디든 걸어두면 저절로 마르더라 얼추 리스 모양을 잡았다. 말려둔 장미꽃과 그 열매, 수국과 푸른 침엽수를 둥글게 묶고 로맨틱한 리본을 달았다. 요렇게 두른 뒤, 양초만 꽂으면 완성! 재료가 남아서 작게 하나 더 만들고. 그 외 남은 푸른 가지로 둥글게 묶고 있는 리본을 묶고 그 아래 종 모양 등을 달았다. 코로나 전후해서 2개 두입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달았다. 매년 같은 식물에, 같은 문구 작년에 왔던 각설이마냥 이 친구도 꺼내서 앉히고 2m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