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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3월의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여기는 요즈음 폭풍이 자주 이는데봄을 먼저 데려가려는 바람들끼리 세력을 다투는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합니다. 시 몇 편 골라보면서 3월을 앞당겨 느껴 보는데 나쁘지 않군요. 늘 건강하시고 행운의 3월을 맞으십시오. 봄의 직공들 /이재무 파업 끝낸 나무와 풀들 녹색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줄기와 가지 속 발동기 돌려 수액 퍼 올리랴 잎 틔우랴 초록 지피랴 꽃불 피우랴 여념이 없는 그들의 노동으로 푸르게 살찌는 산야 이상하게도 그들은 일할수록 얼굴빛 환해진다고 한다 ―시집『슬픔에게 무릎을 꿇다』(실천문학사, 2014) 봄꽃의 주소 /반칠환 숨어 핀 외진 산골 얼레지 꽃대궁 하나 양지꽃 하나 냉이꽃 하나에도 나비가 찾아드는 건 봄꽃 앉은 바로 그 자리에도 번지수가 있기 때..
설 잘 쇠셨지요? 바빠서 주시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숲은 제 계절을 성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눈 아래 바짝 엎드린 풀들, 그 마른 이파리 어딘가에 숨죽인 곤충의 알들도 있겠고요. 다들 제자리에서 제보폭으로 살아주는 것들이 고맙습니다. 동봉할 사진을 고르다가 의문이 생겼습니다. 아래 숲그늘의 눈은 어찌하여 저리 푸를까요? 건강하시고, 행복한 2월을 보내십시오 뒷산으로 난 흑림가도군요. 나무들이 눈옷을 벗었으니 봄을 기다려도 될 것 같군요 즐거운 편지 /황동규 1.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
2017년이 열립니다. 해가 바뀌자 낭만시인 바이런*은 "다시 새해가 왔구나, 우편마차의 말을 바꿀 운명의 때가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 마차도 마부도 우체국도 아닌, 마차를 이끌어 갈 말(馬)만 바꾼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과연 무엇이 마차이고 무엇이 말이었을까요? 희망의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여행에의 초대 /김승희 모르는 곳으로 가서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모르는 도시에 가서 모르는 강 앞에서 모르는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모르는 오리와 더불어 일광욕을 하는 것이 좋다 모르는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여기가 ..
지난 11월 힘든 날들을 사느라 애쓰셨습니다. 촛불로 아우러진 마음들이 닿았기라도 하듯, 하늘도 위로의 첫눈을 뿌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벌써 12월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제 기껏 한달 밖에 남지 않았거나, 여전히 서른 한번의 녹녹한 날들이 올해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할..
10월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도 2달이 남았군요. 하고싶은 말들이 은행잎만큼 많아서 샛노란 생각들 뿐이었었지만, 그냥 짧게 인사만 하기로 합니다. 11월, 너무 많이 쓸쓸해 마시고, 계획했던 한해의 숙제들 잘 마무리하십시오. 건강하십시오. Seebach 11월 /장 석 남 이제 모든 청춘은 지나갔습니다 덥고 비린 사랑놀이도 풀숲처럼 말라 주저앉았습니다 세상을 굽어보고자 한 꿈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안 것도 겨우 엊그제 저물녘, 엄지만한 새가 담장에 앉았다 몸을 피해 가시나무 가지 사이로 총총 히 숨어들어가는 것을 보고 난 뒤였습니다 세상을 저승처럼 둘러보던 새 이마와 가슴을 꽃같이 환 히 밝히고서 몇줄의 시를 적고 외워보다가 부끄러워 다시 어둠속으로 숨는 어느 저녁이 올 것입니다 숲이 비었으니..
10월이 문을 두드립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엔 특히 10월을 주제/소재로 시를 써준 시인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들 덕분에 독자들은 10월을 더 10월 답게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년 10월에 저는 숲도시 프로이덴슈타트(Freudenstadt)에서 지냈었고, 풍경들은 그곳 어느 평원의 가을 모..
9월이 옵니다. 날이 밝아 침실 창문을 열면, 손가락에 만져지는 바람 한점이 신선합니다. 금세 푸릇푸릇 높아진 하늘지붕은 책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말해주지요. 9월과 맞는 시 몇 편 고르면서 이슬을 뒤집어 쓰고 깨어나는 제 동네의 친숙한 풀들의 모습들도 동봉합니다. 행복한 9월 맞으세요. 물봉선입니다. 이슬방울이 떨어질락말락.... 벌레의 작은 입을 생각한다 /이기철 벌레의 작은 입을 생각한다, 5월에 개암 살구 오디 으름 자두 머루 다래 산딸잎을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벌레의 맑은 눈을 생각한다, 7월에 오이 상추 가지 감자 고사리 무릇 고들빼기 참나물을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벌레의 밝은 귀를 생각한다, 9월에 비파 참취 털머위 자주쓴풀 수세미 참깨 산오이풀 골바위취를 벌레가 먹고 내가 먹는다..
지난 달부터 일제히 상륙한 무더위가 지구 북반구를 점령했습니다. 어두워질 때를 기다려서 우리들의 아까운 피를 노리는 무리가 비단 모기 뿐이겠습니까. 마치 게릴라 작전을 방불케 하는 한여름밤, 8월이 시작되는 초하루는 이렇게 무시무시한 전쟁용어로 시작합니다. 이유인즉, 문우..
그간 잘 지내셨지요? 석양 아래 그림자가 피노키오의 코처럼 하염없이 길쭉하게 늘어나던 6월이 가고, 이제는 낮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는 7월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더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지요. 여름을 좋아하는 제가 '7월을 사는 법'은 이렇습니다. 일정을 마친 오후엔 야외수영..